▲더위 비켜!니들은 이제 죽었어!
홍경석
오매불망 기다렸던 에어컨 설치 기사 두 사람이 온 건 약속시간보다 좀 늦은 어제(6일) 오후 8시 무렵이었다.
두 사람은 능숙한 솜씨로 1시간 여만에 거실의 벽에 에어컨 설치를 마쳤다.
설명에 따라 버튼을 눌러 가동을 했다. 신통방통한 에어컨은 그러자 무려 35도에 육박하던 실내온도를 얼마 되지도 않아 30도 아래로 끌어내리는 마력까지 발휘했다.
"와~ 완전 좋아!!" 에어컨의 실외기는 현관 바로 앞에 설치하였다. 한데 기사가 가면서 했던 말이 자꾸만 신경을 거슬렀다.
"요즘엔 돈이 된다고 하면 맨홀의 뚜껑까지 훔쳐가는 삭막한 시절이니까 혹여 이 실외기도 그리 될 지 모르니 유념하여 살펴보세요!" ".......!!" 그 때문이었으리라. 조바심에 꼭두새벽부터 눈을 뜨곤 맨 먼저 한 일이 바로 그 실외기를 살펴본 것은. 그건 '보고 또 보고'였으며 아울러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설치한 에어컨에 대한 남다른 애착에서 발로한 '촌놈 티 내기'였다.
또한 그같은 행위는 그 옛날 아버지가 사 주신 고운 새 신발을 혹여 누가 훔쳐가지나 않을까 싶어 자다가도 몇 번이나 깨어 문 밖에 나가 살핀 뒤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던 가난했던 시골 소년의 연장선상이었다.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