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크기' 참가자미 한번 올라오니 '줄줄이'

가자미 낚시, 잡는 재미있지만 더 큰 재미는 '세꼬시회' 먹는 재미

등록 2010.08.17 19:32수정 2010.08.1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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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고기는 자고로 큰 게 맛이 있다. 씨알이 굵어야만 회로 먹든 탕으로 끓여 먹든 그 맛이 나기 때문. 하지만 참가자미 만큼은 예외인 것 같다. 가자미 성어, 대충해서 어른 손바닥 크기만한 것들은 회맛이 그리 뛰어나지 않기 때문.

 

기자의 입맛에는 씨알이 굵은 참가자미의 경우에는 광어보다 그 회맛이 훨씬 덜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광어는 회로 썰었을 경우 입에 착 감기면서 쫄깃 쫄깃한 반면, 가자미는 살이 물러 입 안에서 물컹거린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와 반해 깻잎만한 작은 참가자미의 경우, 그 껍질만 벗겨낸후 뼈째 썰어먹는 '세꼬시회'의 경우 그 어떤 바닷 물고기에 견주어도 그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 세꼬시횟감 재료 중에는 으뜸이 아닐까 한다.

 

특히 가자미 세꼬시회는 뼈가 있는 채 썰었다고는 하지만 약한 이빨에도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고 오히려 그 고소한 맛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반해 다른 작은 바닷 물고기 특히 광어 새끼를 세꼬시회로 만들면 여전히 남아 있는 억센 뼈 때문에 먹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잡는 양이 적어서 일까 아니면 그 맛이 뛰어나서 일까? 자연산 참가자미 세꼬시회를 맛보기에는 그 가격도 만만치 않고 또한 파는 곳도 그리 흔하지 않다. 가자미 세꼬시회를 파는곳은 서울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기 때문.   

 

a  가자미 낚시는 가볍게 출조 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이다. 초보자도 만족할만한 조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

가자미 낚시는 가볍게 출조 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이다. 초보자도 만족할만한 조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 ⓒ 추광규

가자미 낚시는 가볍게 출조 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이다. 초보자도 만족할만한 조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 ⓒ 추광규

 

여름 해수욕장의 별미 '가자미' 세꼬시회

 

광어 도다리 가자미 등 서로 비슷비슷하게 생긴 세 어류 중 신기하게도 가자미 특히 참가자미는 서해나 남해에서는 보지 못한 것 같다. 그 맛을 잊지 못해 여름철 동해 바다쪽을 방문하게 될라치면 빼놓지 않고 치르는 행사(?)가 있다.

 

바로 낚시배를 타고 나가, 가자미를 잡아온후 세꼬시회를 즐기는 행사 말이다. 가자미 낚시의 경우 별다른 채비나 준비가 없어도 가능하다. 대부분의 낚시배에는 가자미 낚시 채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몸만 타도 된다. 

 

지난주 금요일이다. 양양 낙산해수욕장을 방문한 기회를 횔용해 가자미 낚시 출조를 마음먹었다. 오전 내내 심하게 부는 바람과 함께 주룩주룩 내리는 비 때문에 출조를 못 나가는가 싶었는데 오후 들어 날이 개기 시작하더니 파도마저 잦아들기 시작했다.

 

이런 호기를 놓칠 수는 없는 일. 이날 양양을 방문해 치르기로한 행사는 4시부터 였고 그에 앞서 잠깐 있는 짬을 이용하기로 했다. 곧 바로 오후 2시에 나가는 낚시배에 몸을 실었다.

 

a  낚시바늘에 두 마리의 가자미가 걸려 올라왔다. 이름하여 '쌍걸이'다.

낚시바늘에 두 마리의 가자미가 걸려 올라왔다. 이름하여 '쌍걸이'다. ⓒ 추광규

낚시바늘에 두 마리의 가자미가 걸려 올라왔다. 이름하여 '쌍걸이'다. ⓒ 추광규

통상적으로 가자미 낚시배들의 출어 시간은 두 시간 남짓. 독선을 빌린다면 4인기준 12만원이란다. 한 사람 기준으로는 3만원.

 

기자를 포함해 이날 승선인원은 일곱명. 배는 낙산비치호텔 쪽 방파제에서 불과 10여분 거리를 나갈 뿐이었다.

 

수심은 약 20여미터 남짓. 배는 바다 한가운데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낭장망의 밧줄에 배를 묶었다.

 

배가 조류에 떠내려 가지 않게끔 낭장망 밧줄에 배를 묶고는 낚시를 하는 것. 낚시 방법은 간단하다.

 

바닥이 모래층이기 때문에 약 40g 남짓의 봉돌 양쪽으로 나와있는 가지 채비에 갯지렁이를 끼운 후 바닥에 닿게끔 줄을 내리고는 가끔씩 고패질을 해주면 끝이다.

 

오랜만에 하는 가자미 낚시가 되다보니 봉돌이 바닥에 닿았는지 여부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낚시대를 드리운 지 5분여 동안 이리저리 시험해보다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 릴을 감을려고 하는데 상당히 묵직하다.

 

그런데 감아올리는 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가느다란 릴대가 되다보니 휘청거리고 릴 또한 소형이어서 감아 올리는게 쉽지 않았다. 초릿대는 마치 몇킬로쯤 되는 대어를 감아 올리기라도 하는 듯 활처럼 심하게 휘어졌다. 

 

한참을 끙끙대면서 걷어 올려보니 양쪽에 한 마리씩 깻잎만한 가자미가 매달려 있다. 낚시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가자미가 나오는 걸 보니 나름 욕심이 생긴다. 기왕에 본격적으로 팔 걷고 나선 가자미 낚시이니까, 같이 간 일행 5명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횟감을 마련해야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가자미 낚시의 재미는 한번 낚였던 그 자리쯤에 바늘을 내리면 곧 바로 가자미가 입질을 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아마도 조용한 수심 20여미터 남짓의 바다 속에서 고패질을 통해 40g남짓의 봉돌이 모래를 들썩거리게 할텐데 이때 발생하는 파장과 소음이 주변에 있던 가자미들의 흥미를 일깨워 모여들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한번 넣었던 곳에 그 비스듬한 지역에 봉돌을 넣기만 하면 곧 바로 입질이 느껴진다. 감아올리는 게 여간 힘이 들던 릴 대를 포기하고는 자세(연을 날리는데 사용하는 얼레처럼 생긴 낚시도구)를 이용해 낚시에 열중했다.

 

봉돌이 바닥에 닿은 후 2~3분여 동안 느리게 고패질을 한 후 걷어 올리면 여지 없이 깻잎크기의 가자미가 올라온다. 크기는 작지만 끌어 올린때 만큼은 제법 손맛이 있다. 조금 손에 익으니 미세하게나마 고기 입질이 손끝을 통해 전해진다. 수심 20여미터에서 전해져 오는 소식이다.

 

낚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30여분 쯤 흘렀을까? 앞쪽에 앉아 있던 낚시객들 중 한 명씩 차례차례 포기하기 시작했다. 1미터 남짓의 파도가 배를 요동치게 만들면서 배멀미에 시달리게 했기 때문.

 

웬만해서는 배멀미를 하지 않고 나름 배타는데 익숙하다고 자부하는 기자 또한 그 예외는 아닌 것 같았다. 가자미의 작은 입에 낀 낚시바늘을 최대한 상처 없이 빼내겠다고 쭈그린채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속이 약간 울렁거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정도의 고난(?)에 낚시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

 

a  가자미는 살아있어야 세꼬시를 만들수 있기에 어망에 넣어서 물속에다가 보관했다.

가자미는 살아있어야 세꼬시를 만들수 있기에 어망에 넣어서 물속에다가 보관했다. ⓒ 추광규

가자미는 살아있어야 세꼬시를 만들수 있기에 어망에 넣어서 물속에다가 보관했다. ⓒ 추광규

 

무려 다섯명의 입을 만족 시켜줘야만할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두 시간여의 낚시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낚시 막바지에는 욕심을 냈었다. 낚시대 두 개를 사용해 가자미를 잡아냈기 때문.

 

배멀미 때문에 낚시를 포기한 낚시객들이 몇 분 계셔서 그 낚시대를 넘겨 받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쪽 낚시대에 미끼를 끼워 넣고 몇 번 고패질 한 후 배전에 낚시대를 걸쳐놓고 곧 바로 그 옆쪽에 걸쳐 놓았던 또 다른 낚시대를 걷어 올리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노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걷어 올리면 여지없이 가자미가 한 마리쯤은 낚시바늘에 달려 있었다. 두시간여 낚시 시간 동안 50여수 가량의 가자미를 잡을 수 있었다. 무게로 따지자면 2킬로그램이 조금 넘을 듯. 뭐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실 가자미는 낚시 하는 재미보다는 먹는 맛이 훨씬 나으니 말이다. 기자는 포구로 돌아온 후 선장 부인에게 만원을 주고 세꼬시회로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두라고 부탁했다.

 

a  '우리사랑'이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 한가은(가운데).

'우리사랑'이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 한가은(가운데). ⓒ 추광규

'우리사랑'이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 한가은(가운데). ⓒ 추광규

 

'한국종이팩자원순환협회'의 홍보대사로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혼쾌히 나선후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쳤던 '우리사랑'을 부른 가수 '한가은'씨가 포함된 우리 일행은 기자의 노동(?)으로 맛난 가자미 세꼬시회를 즐길 수 있었다.

 

한편 이날 가수 한가은씨가 나섰던 행사는 '한국종이팩자원순환협회'가 주최하고 <식품환경신문> <신문고뉴스> <푸드투데이> <페스티벌뉴스>가 후원해 열린 바 있다. '인기 연예인과 함께하는 종이팩 재활용캠페인'이라 붙여진 이 행사는 양양 낙산 해수욕장에서 지난 12, 13일 이틀간 펼쳐졌다.

 

우유팩으로 대표되는 종이팩이 분리되어 배출되지 않으면 오히려 폐기물 처리비용을 높이는 문제점을 일깨우기 위한 행사였다. 즉, 가정에서 알뜰하게 챙긴다고 챙겨서 다른 재활용 용품들과 함께 내놓은 우유팩이 재활용되기는커녕 슬러지로 버려지면서 그 처리비용이 더 든다고 하기 때문.

 

이는 우유팩에 코팅되어 있는 비닐수지 때문인데, 종이팩이 일반폐지와 혼합배출될 경우 재질구성이 달라 재활용공정에서 슬러지로 배출, 폐기물처리 비용(18만원/톤)이 상승한다고. 따라서 우유팩은 종이류와 함께 섞어서 배출하지 말고 별도로 배출해야만이 재활용이 된다고 한다.  

   

어쨌든 이날밤 먹었던 세꼬시회 맛은 한동안 기자의 침샘을 자극할것 같다. 시원한 동해 바닷 바람을 맞으면서 세꼬시회에 마늘과 풋고추를 넣고 양념장을 듬뿍 찍어 상추잎에 싸서 먹었던 그 맛의 기억 때문이다. 입안에서 오물오물 씹을 수록 감칠 맛 났던 그 참가자미 세꼬시회의 맛은 앞으로 한동안 그 기억을 떠올리기만 해도 입안 가득 침을 고이게 만들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8.17 19:32ⓒ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세꼬시 #가자미 #낙산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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