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대는 끝났다>겉그림
신인문사
사실 어찌 보면 세계여행은 다소 무모한 꿈이었다. 부모 모두 청각장애인인데다 세계여행을 떠날 만큼 가정형편이 풍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린 소녀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니! 부모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 모두 말린다.
그러나 스스로 여행경비도 모으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도 청하고 자문을 구하는 등의 노력으로 결국 세계여행길에 오른다. 그녀는 8개월 동안 인도와 베트남, 라오스 등 아시아 8개국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봉사활동을 하며 여행한 후 한국에 돌아온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길 위에서의 배움'을 계속하기로 결심한 그녀는 학교 밖의 친구들과 글쓰기와 여행, 영상제작 등을 통해 공부하며 스스로를 '로드스쿨러'라 명명한다. 그리고 자신의 세계 여행 경험과 학교 밖 이야기 등을 <로드스쿨러>란 다큐멘터리로 제작한다.
다큐멘터리 <로드스쿨러>는 '제7회 대한민국청소년미디어대전'에서 관객상, '2008 대전독립영화제' 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또한 제10회 한국청소년영상제 및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초청도 받았다.
이보라는 2009년 3월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하여 다큐멘터리를 공부하며 현재 '길 위에서의 배움'을 계속하고 있다.
"학교 안 다니고도 얼마든지 멋진 삶 개척할 수 있다"학교를 진단하는 연구논문과 서적, 그리고 탈학교에 관한 서적 등이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시각에서 그들이 학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들이 직접 느끼는 학교생활이 어떠한지, 학교를 탈출한 당사자들의 입장과 현실은 어떤지를 다루는 책들은 그리 많지 않다. 어른들이 어른들의 시각으로 쓴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나마도 한국 정서를 담은 '탈학교'에 관한 책은 보기 드물다. 이 책은 이반 일리치가 주창했던 '탈학교론'의 당위성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이 책은 '탈학교론'이라는 당위성보다는 학교와 직접 연관 있는 청소년들의 현실과 시대흐름, 그리고 미래학자들의 미래진단 등을 통해 지금까지 내가 인식해 온 지극한 현실성에 기초해서 썼다.-<학교시대는 끝났다> 머리말 중에서
<학교시대는 끝났다>(신인문사 펴냄)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저자 송상호가 만난 이보라와, 이보라처럼 학교를 벗어나 스스로 내비게이터가 되어 자신의 삶을 용감하게 개척해 나가는 아이들의 다양한 사례가 소개된다.
그녀가 '나 홀로 세계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제일 먼저 한 일은 학교를 그만 둔 것이다. 세계를 혼자 돌아본 그녀에게 학교는 더 이상 가치와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스스로 학교를 뛰쳐 나가 새로운 길을 개척한 이보라의 사례는 '정부가 주관하는 공교육의 현장인 학교'를 벗어나도 얼마든지 꿈을 이룰 수 있음을, 학교나 성적이 전부가 아님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연간 5만 여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벗어난단다. 그 이유야 어찌됐든, 이런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불량스럽다거나 나약하다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럼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여러 가지 길이 있음에도 은연중 '학교'라는 한 가지 길만을 강조한다.
하지만 10여 년 전에 청소년 쉼터인 '더아모의 집'을 만들어 그들과 소통해 온 저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일반학교든 대안학교든, 홈스쿨링 혹은 다른 어떤 길이든, 다양한 길을 선택함으로써 멋진 삶을 얼마든지 개척해 나갈 수 있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그럴 수 있도록 어른들은 도와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그 다양한 사례들과 그 현황 등을 들려준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보라나 책속의 다른 사례자들처럼 나름대로의 다부진 꿈을 가지고 중2때 자퇴했으나 결국 3년 뒤인 올 봄 학교로 돌아와 3년 후배이자 제 동생의 친구인 둘째와 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미애가 떠올랐다. 이미 진즉에 저자처럼 누군가 조언해줬다면 그 꿈을 계속 잇고 있지 않을까의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 위해 학교 다니라면서도 성적에만 집착하는 학부모 솔직히 이 책을 읽기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죽어라 공부하며 보내는 몇 년을 검정고시로 1~2년 만에 마쳤다는 등의 뉴스 주인공들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못했다.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현재의 우리 학교(교육제도)가 못마땅해 욕을 하면서도 고등학교까지는 반드시 마쳐야 한다고,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학을 졸업해야 제대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사회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이러지 않을까.
이런지라 지난해 어느 날, 당시 중학교 2학년생인 둘째가 "나도 학교를 때려치우고 검정고시로 후다닥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때 아이의 심중은 헤아려 볼 필요조차 없이 단호하게 말했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앞으로 살아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사회성이나 인간으로서 갖춰야 하는 기본 소양 때문에 반드시 다녀야 한다"고.
그런데 정말 그럴까? 지금 우리 아이들이 실력 쌓는 것보다 사회성이나 인간관계 등을 배우고자 학교에 다니나? 그런데 왜 사회와 부모들은 그렇게 성적에 연연하는가? 솔직히 학부모인 내게 성적보다 중요한 것들이 있었나? 학교는 최선의 선택인가? 연간 5만여 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둔다는데 그토록 많은 아이들이 왜 학교를 그만 둘까?
책을 읽는 내내 몇 번이고 들었던 생각들이다. 또한, 우리 사회 대부분의 학부모나 어른들처럼,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은 교육 혹은 그 현장인 학교를 욕하면서도 못마땅하고 견디기 힘들어도 학교만큼은 반드시 다녀야 한다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교육문제가 되풀이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청소년들에게 조금의 숨통이라도 틔워주었으면"
저자인 시민기자 '송상호'는 |
개신교 목사. 그렇지만 2001년, 경기도 안성에 직접 집을 짓고 청소년들의 쉼터인 '더아모의 집(http://cafe.daum.net/duamo)'을 열어 청소년들과 함께하며 교육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금도 청소년과 교육문제가 일생의 가장 큰 관심사라고 이야기한다. '더아모'는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2004년부터 <오마이뉴스> <안성신문> 등 각종 매체에 글을 써왔다. 쉽고 명쾌한 논리로 다져진 그의 글은 교육에 대한 편견과 상식을 허물며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문명 패러독스>(인물과사상사) <모든 종교는 구라다>(자리)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금은 안성 금광면 시골 흙집에서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책에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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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결론적으로 '탈학교'를 부추기고 있다. 사실 탈학교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저자의 생각과 주장에 공감하는 것은 이 책이 탈학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은 물론이요 우리의 현재 교육과 그 현장인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함께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청소년의 입장에서.
학교의 발생과 역사, 학교(교육제도)의 문제점을 다룬 <학교를 넘어서>나 <학교는 없다>와 같은 다양한 책들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학교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알 수 있는 여러 매체의 기사들도 만날 수 있다.
이런지라 이제까지 나이가 되면 순서적으로 입학하고 졸업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학교'를 다양하게 바라보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학교를 둘러싼 참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그러니 청소년을 둔 학부모들이나 청소년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 만큼은 반드시 읽었으면 좋겠다 싶다.
"내가 이 책을 쓴 목적은 한가지다. 학교 때문에 고통당하고 괴로워하며 심지어 자살의 문턱에까지 이르는 청소년들에게 조금의 숨통이라도 틔워주었으면 하고 바라기 때문이다. …(중략) 학교에 대한 시각이 어떻든 지금 중요한 것은 현실진단이고, 그를 통한 미래예측이다. 그것은 '학교시대'에 대한 재고로 이어질 것이다. 내가 이 책을 통해 권하고 싶은 것도 그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학교를 없애자는 주장이나 예측을 담기보다는 학교라는 프리즘으로 시대를 진단해 보려 했다"-저자 송상호 덧붙이는 글 | <학교시대는 끝났다>|송상호 (지은이) |신인문사 |2010-07-26 |값 : 14,000원
학교시대는 끝났다
송상호 지음,
신인문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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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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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 해도 학교는 다녀야지... 정말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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