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김태호 '정의' 얘기, 토하고 싶었다"

국무총리 임명 '반대 기류' 확산...'부적절 인사' 조현오-김태호-신재민 순

등록 2010.08.26 17:34수정 2010.08.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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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인 <동서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사진 왼쪽부터) 순으로 임명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 권우성·남소연

여론조사기관인 <동서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사진 왼쪽부터) 순으로 임명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 권우성·남소연

경남도지사 시절 부적절한 처신과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인사청문회 위증 등으로 코너에 몰린 김태호(48)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보수진영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사퇴론'이 불거지고 있어 김 후보자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보수논객으로 알려진 전원책(55) 변호사는 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함부로 정의라 부르지 마라'는 글을 올려 김 후보자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글에서 김 후보자의 생애가 "너무 비정상으로 보였다"고 혹평한 뒤 "처음부터 정치만을 목적으로 살아온 인생을 두고, 소장수 아들로서 총리가 됐으니 젊은이들의 전범으로 삼으라는 것도 기가 막힐 일"이라고 썼다. 또 "총리 후보의 말을 듣고 젊은이들에게 '절대 따라해서는 안 된다'고 말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청문회를 통해 김 후보자의 말바꾸기와 불법 정치자금 대출에 대한 항변 등을 지켜 봤다면서 "정의를 가슴에 담고 살았다는 그 말 한마디에, 나는 토하고 싶어졌다"고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연차게이트' 연루설과 관련해서도 그는 "돈 심부름을 맡은 식당 주인은 왜 청문회에 나와서 떳떳하게 오명을 씻어주지 못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뇌물 의혹보다 총리 후보의 뻔한 거짓말에 더 놀란다"고 쓴 그는 "김 후보자의 임명을 관철하는 여당은 더 이상 국민들에게 정의를 말할 수 없게 된다, 그를 포기하지 못하는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쓴소리를 퍼부었다.

 

인명진 "도지사가 어떻게 여관에서 자냐고? 찜질방서도 잔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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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5당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6일 국회 본청 앞에서 김태호, 신재민, 이재훈, 이주호, 조현오 후보자 등 부적격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야5당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6일 국회 본청 앞에서 김태호, 신재민, 이재훈, 이주호, 조현오 후보자 등 부적격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64) 갈릴리교회 목사도 김 후보자에 대해 "무슨 친서민 정책을 펴고, 이게 무슨 농민의 아들이냐"며 지명 철회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인 목사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졌으리라 생각한다"며 "40대, 친서민적 농민 출신 소장수 아들이라고 많은 기대를 했는데, 청문회 결과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도청 직원을 가사도우미로(두면서) 빨래시키고, 관용차에 운전기사까지 두고 볼일 보러 다니고, 하루 97만 원 짜리 특급호텔에서 잘 수 있느냐, 공사도 구분 못하는 사람이 총리가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호텔비를 4800만 원 썼다는데, 어떤 당의 도지사(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는 찜질방에서 잔다고 한다"며 "부인 가방이 191만 원 짜리라는데, 친서민을 내세우는 사람이 이럴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엄격한 검증기준을 만들라고 지시한데 대해 인 목사는 "지금부터 적용해야 되는 게 마땅하다, (김 후보자를) 총리로 내세운다면 정부의 친서민 정책을 누가 믿겠느냐"고 거듭 지명 철회를 주장했다.

 

그는 "위장전입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등 한나라당의 유연한 태도에 대해서도 "이사도 못 가고 전세 얻으러 다니면서 애들 교육시키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훨씬 더 많다"며 "(장관 후보자들이) 그때 그런 특권을 누렸으면 지금은 장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무총리후보자 인사청문특위에서 '저격수'로 활약한 조순형(7선·비례대표) 자유선진당 의원도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는 우리 국민들의 평균적인 도덕적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삶을 살았다"며 "40대의 젊고 참신하고 청렴한 지도자로서 20~30대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데, 그런 이미지와 너무 거리가 멀었다"고 혹평했다. 이어 그는 "김 후보자는 부적격자로 판단한다"고 못 박았다.

 

"2007년 이전에는 박연차 회장을 몰랐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김 후보자에 대해 조 의원은 "기억 착오로 볼 수 없다"고 위증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특위 한나라당 소속 위원들조차 둘째날부터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불쾌한 얘기를 하는 등 심리적으로 굉장히 흔들렸다"고 전하면서 김 후보자가 결국 낙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 여론조사, '부적절 인사' 조현오-김태호-신재민 순 

 

한편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인 <동서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3.4%는 김 후보자의 국무총리 임명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합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절반 수준인 22.2%에 그쳤다.

 

이 조사에서 국민들이 가장 부적합하게 생각한 후보자는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로, 응답자의 62.1%가 반대의 뜻을 밝혔다. 찬성의 뜻을 밝힌 응답자는 13.5%에 불과했다.

 

5차례 주민등록법 위반(위장전입)과 부인 위장취업, 고급 승용차 스폰서 의혹 등이 드러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는 조현오, 김태호에 이어 세 번째 부적절한 인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38.3%는 부적절하다고 답했고, 15.6%는 적절하다고 답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활용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인사청문회 #김태호 #보수인사 #국무총리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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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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