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환전·송금사기단 일본에서 체포·구속

3인조 중 2명 일본에서 체포... 대사관측 "환전·송금은 은행에서 해야"

등록 2010.09.17 19:23수정 2010.09.1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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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등에서 한국 교민들을 상대로 환전·송금사기를 벌여온 3인조 중 2명이 일본에서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일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17일 <오마이뉴스>와 한 국제통화에서 "일본 경찰로부터 공식 통보받은 것은 아니지만 (환전·송금사기단이) 신주쿠경찰서에 구속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부터 환전·송금사기 피해가 접수돼서 신주쿠경찰서로 창구를 일원화해 피해 교민들에게 거기로 신고하라고 안내해왔고, 대사관 홈페이지 등에 환전·송금사기를 주의하라는 내용을 올려 홍보해왔다"며 "다만 피해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구속된 이들이 자신의 체포사실을 대사관에 통보하는 것을 희망하지 않아서 대사관 차원에서 면회는 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주일 한국대사관 영사부에서 올린 '송금·환전 사기 주의' 공고문.

주일 한국대사관 영사부에서 올린 '송금·환전 사기 주의' 공고문. ⓒ 주일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3명 중 1명은 한국으로 잠적... 교민 "피해금액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어"

<오마이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3인조 환전·송금사기단은 3주 전 중국에서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체포됐으며, 체포된 구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 2명은 현재 신주쿠경찰서와 치바경찰서에 구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의 한 교민은 "그동안 피해접수는 있었는데 증거가 없어서 이들을 잡아들일 수 없었다"며 "하지만 환전·송금사기를 벌이는 장면이 CCTV에 녹화돼 일본 경찰이 이들을 대상으로 지명수배를 내렸고 3주 전 나리타공항에서 입국하다가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 교민은 "체포되지 않은 1명은 한국에서 잠적한 걸로 알고 있다"며 "주일 한국영사관에서 피해자 명단, 연락처, 피해금액 등을 다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민은 "이들이 중국으로 건너가기 전 해먹은 사기금액이 1억원 정도"라며 "조사하게 되면 피해금액이 수십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교민사회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전·송금사기단은 주로 교민들이 가입한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 등을 이용했다. 지난해 10월 주일 한국대사관 영사부에서 홈페이지에 올린 '환전·송금사기' 유형(수법)은 이렇다. 

사례1) "급히 한국으로 송금하고 싶다"라는 글을 연락처와 함께 게재하면 한국인 피의자들이 접근, 폰뱅킹으로 한국의 은행구좌에서 송금을 한다고 하며 현금을 건네받고 달아나는 경우.

사례2) "한국은행에는 돈이 있는데 엔이 없어 곤란하다"라고 게재하면 같은 수법으로 접근, 돈이 들어 있는 봉투를 보여주고 피해자가 인터넷뱅킹으로 지정구좌에 송금을 마치면 돈 크기의 종이가 들어 있는 봉투를 놓고 바로 달아나는 경우.

사례3) "달러를 엔으로 환전하고 싶다"라고 게재하면 같은 수법으로 접근, 돈 봉투를 건네받았으나 앞뒷장만 만엔 지폐로 중간은 천원짜리를 전달한 후 달아나는 경우.

이러한 환전·송금사기는 최근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상하이, 필리핀, 싱가포르, 뉴질랜드 교민사회에서 크게 증가해왔다. 주일 한국대사관측은 "환전·송금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으로 송금 및 환전할 때 반드시 은행을 이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환전·송금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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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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