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수능 개편 대전 충청권 공청회전문가토론 참석자들이 배석해서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김대오
지난 17일 2014학년도 수능 개편을 위한 '제2외국어 한문영역 대전 충청권 공청회'가 대전교육청 강당에서 열렸다. 백순근 2014년 수능개편안 자문위원의 수능시험 개편 시안 발표에 이은 전문가 토론에서 참석자들 대부분은 세계화, 다원화 시대 제2외국어 한문영역을 수능에서 제외하는 것은 지난 2001 교육과정보다도 한참 후퇴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제2외국어 한문은 결코 수험생의 학습부담과 사교육의 주범이 아니라며 제2외국어 한문영역을 현행과 같이 수능에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3과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 송미영씨는 "처음에는 시험과목 축소가 수험생의 부담을 줄여주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반가워했으나 조금 더 생각해보니 국영수 비중이 높아져 결국 아이들에게 더 큰 짐을 지우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유무역으로 전세계가 전례없이 밀접하게 연결돼 사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다른 선진국에서는 확대해 가는 제2외국어교육을 우리나라는 거꾸로 축소하고 수능에서도 제외하겠다는 발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수능에서 제2외국어를 제외하겠다는 것은 외국어는 곧 영어라고 세뇌하는 것과 같다. 모든 이론은 현실로부터 검증이 된다는데 우리나라가 미국 등 영어권 국가들과만 교역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언어는 도구적 성격이 강하고 외국어는 더더욱 그러하다. 어떤 물건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다양한 도구가 필요하다. 망치만 크게 다듬는다고 해서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툴바에는 다양한 툴이 있어야 적시적소에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것이다.
2009 개정교육과정은 총론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전인적 성장의 기반 위에 개성의 발달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품격있는 삶'을 적시해 놓았다. 그럼에도 그 각론에 이르면 국영수에 이수단위를 몰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