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길포항. 선착장에서 회를 떠주는 고깃배들.
성낙선
대호방조제를 건너면 서산 지역이고, 바로 서산에서 가장 큰 항구라는 삼길포항이 나온다. 삼길포항 앞바다를 바다낚시용 좌대들이 좍 덮고 있다. 마치 낚시꾼들의 천국 같다. 삼길포항은 선착장에 떠 있는 배 위에서 직접 회를 떠주는 걸로도 유명하다. 비교적 싼 값에 회를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마침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선착장에 발 디딜 틈이 없다.
삼길포항의 상징은 '우럭'이다. 최근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우럭등대가 있고, 해마다 10월 초면 우럭축제가 열린다. 날이 선선해지는 그때가 우럭이 한참 물이 오를 때다. 올해 축제는 10월 1, 2, 3일, 3일 동안 열린다.
삼길포항에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삼길포항 건설공사'로, 2011년 말이나 돼야 공사가 끝난다. 그때가 되면, 최신식 항구로 거듭날 모양이다. 서해안의 포구와 항구가 자꾸 옛 모습을 잃어가는 게 무척 아쉽다. 하지만 나 또한 옛날 사람이 아닌데, 무슨 수로 변화를 거부할까?
삼길포항 안쪽으로 대산산업단지까지 가는 해안도로가 나 있다. 절벽 아래로 그늘이 매우 짙은 길이다. 삼길포항으로 유람을 나온 관광객들이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항구에서 사온 회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대산산업단지 역시 고요하기 짝이 없다. 추석 기간이라 얼마나 다행인가? 자전거여행을 하는 나로서는 엉뚱한 대박을 맞은 셈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공장 지대를 이렇게 유유자적 자전거를 달릴 수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조상님들께 감사드린다. 추석 같은 명절이 한 해에 두세 번은 더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또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피곤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