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들을 배심원으로 참여시키는 '국민참여재판'이 시행 후 2년10개월 만에 '한 해 100건'을 돌파했다고 대법원이 7일 밝혔다.

지난 2008년 '국민의 형사재판참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참여재판 진행건수는 64건에 그쳤으나, 2009년에는 전년대비 148% 늘어난 95건이 진행되며 점차 활성화됐고, 지난 4일에는 100회 사건 재판이 진행됐다.

국민참여재판 1호 사건은 대구지법에서 2008년 2월 14일 처음으로 진행됐는데, 100호 사건(특수강도)도 대구지법에서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진행됐다. 재판장은 김성수 부장판사.

올해 9월까지 참여재판 건수는 98건으로 2008년 같은 기간 46건보다 2배 이상, 2009년 54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며,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140~150건의 참여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대법원은 예상했다.

올해 월 평균 판결건수는 11건으로 지난 2008년 5.3건, 2009년 7.9건보다 증가했고, 지난 6월부터 월 평균 판결건수는 16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재판을 원하는 신청 건수는 올 9월까지 286건으로, 2008년 같은 기간 180건, 2009년 232건보다 늘었고, 접수 대비 판결율은 34.6%로 지난해 28.4%보다 높아져 참여재판을 신청했다 배제되는 사례도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참여재판 실시 당시 피고인이 치열하게 다투는 등 쟁점이 복잡한 사건은 진행하기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최근 참여재판이 정착되고 국민들의 참여재판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등의 영향으로 처음부터 공판기일을 2∼3일로 지정하는 예가 늘고 있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 8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동안 창원지법에서 진행된 참여재판의 경우 배심원들이 재판부와 함께 직접 현장검증을 했으며, 18명의 증인을 집중적으로 신문하는 열의를 갖고 참여재판을 진행해 만장일치로 무죄평결을 내린 바 있다. 재판부도 배심원 평결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배심원 평결과 판결 일치 현황

지난 2008∼2009년 이루어진 159건의 참여재판 판결 중 배심원 평결과 판결이 일치하지 않은 사건은 15건으로 평결과 판결의 일치율이 90.6%였고, 올해 1∼8월까지 84건의 판결 중 배심원 평결과 판결이 일치하지 않은 사건은 7건으로 일치율은 91.7%로 더 높아졌다.

이는 지난 3월 배심원 평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법원 판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참여재판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사법신뢰 제고 목적으로 탄생했고, 판결과 평결의 일치율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의 건전한 상식이 참여재판에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며 "시행 2년 10개월을 맞은 참여재판은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향상된 모습을 보여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사법신뢰 제고라는 제도 목적에 충실히 부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