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유류유출사고 3년, 피해보상 어디까지 왔나

낭보 잇따르고 있지만, 보상은 아직도 먼 길

등록 2010.10.27 16:20수정 2010.10.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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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하기만 한 피해보상 태안기름유출 사고가 3년차가 다 돼 가지만 아직도 피해주민들의 피해배보상은 요원하기만 하다. 사진은 지난 3월2일 태안군청 앞 광장에서 열린 고 성정대 열사 군민장에 모인 피해주민들 ⓒ 김동이


2007년 12월 7일 태안 만리포 앞바다를 검은 재앙으로 몰아넣은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1000일을 훌쩍 넘어 3년차가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피해주민들은 120만 자원봉사자의 도움의 손길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태안 만리포 앞바다를 다시 예전의 청정 바다로 되돌려 놓았고, 각자 삶의 현장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주민들의 뼈를 깎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름유출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IOPC펀드에만 책임을 미루려는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가해기업인 삼성과 현대의 무관심은 피해주민들을 더욱 나락의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피해 배보상은 4명의 주민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안타까운 상황까지 낳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영국 런던에 위치하고 있는 IMO(국제해사기구) 본부에서 열린 IOPC펀드 제48차 집행이사회에서 지지부진한 피해 배보상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 제공을 해왔던 정부와 IOPC간 조업제한시기의 차이가 한 달 연장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이번 달 18일부터 2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49차 집행이사회에서도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군 유류피해대책지원과 담당자와 지재돈 피대위연합회장, 그리고 자문변호사를 파견해 지난해 6월 15일 열린 제45차 집행이사회에서 결정되었던 '무면허·무허가·무신고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피해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IOPC의 입장을 무면허지역인 소근진만의 신두리 양식장에 대해서 재산피해로 인정 피해보상을 해 주겠다는 입장으로 선회시키는 낭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렇게 기름유출 초기 강경 입장을 보였던 IOPC펀드로부터 잇따른 낭보가 들려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피해주민들의 고통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피해주민들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피해 배보상이 결론을 맺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피해주민은 "주민설명회도 열고 집회도 하고 정부나 군에서도 영국에 회의도 많이 갔다오고 하면서 기름유출 이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피해보상이 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주민들은 자기 주머니에 보상금이 들어와야 보상이 된 걸로 알지 현재까지 얼마가 진행되었고, 언제쯤 보상이 나온다고 말로만 하는 것은 피해주민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주민 피해보상 어디까지 진행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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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유출사고 벌써 3년 하지만 보상은... 기름유출사고 10여일 후인 2007년 12월 18일 피해조사지원단의 현지설명회 모습. 피해조사는 이미 끝이 났지만 3년이 지나도록 피해보상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어 피해주민들은 아직도 검은재앙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태안군


그렇다면 현재(10월 13일 기준)까지 피해보상은 얼마나 진행이 되었을까. 태안군 유류피해대책지원과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비수산 분야를 제외한 수산과 관광분야의 총 피해건수는 2만5467건으로 이중 97%에 해당하는 2만4718건이 청구돼 8471건이 사정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6728건만이 승인(기각 1743건)되었다. 지급액은 871건에 97억100만원으로 전체 승인건수의 13%에 그치고 있다.


이 중에서 수산분야의 경우 서산수협은 6806건의 청구건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맨손어업 5054건 65억8500만원이 지난달 28일부로 승인을 받은 상태이지만 아직까지 지급이 되지 않고 있다. 안면도수협의 경우에는 4330건 청구 중 53건만이 사정되었지만 이마저도 모두 기각된 상태로 승인건수가 전무한 상태다.

유일하게 기름유출 사고 이후 발빠른 대처를 한 태안남부수협만이 사정 승인된 652건 중 21건에 1억4600만원을 지급받아 가장 빠른 보상률을 보이고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사정이 완료되었다는 것은 그룹별 사정이 완료되었다는 의미로 앞으로 개별 개별 피해내역 대해서는 서류와 위임장 등을 검토한 뒤 확정될 예정"이라며 "개인 피해금액이 결정되더라도 펀드 측에서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보내게 되는데 주민들이 이에 동의해야 모든 피해보상이 끝나는 것이지 만약 부동의할 경우 개별 소송이나 피대위 차원에서의 소송이 진행된다면 보상은 더욱 요원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가장 빠른 보상율을 보이고 있는 관광분야에서는 1만473건의 총 청구건수 중 1011건이 사정 승인돼 841건 92억원이 지급됐다. 하지만, 사정건수 2691건 대비 무려 62%에 해당하는 1680건이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배보상 향후 전망은?

그러면 앞으로의 피해 배보상에 대한 전망은 어떨까. 이에 대해서 군 관계자는 한발짝 뒤로 물러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피해 이후 3년여 가까이 진행된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지금까지의 예상이 모두 빗나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피해 주민들의 실망감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군 관계자는 "서산수협의 맨손어업 5054건의 사정승인으로 인해 본격적인 승인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까지 진행상황에 빗대어 볼 때 장담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올해 말까지 비수산분야 3천여건이 사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피해 배보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삼성출연기금 1000억원의 향방도 최근 태안군과 피대위에서 논의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세호 태안군수와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 등에서도 "삼성출연기금은 타 지역과는 논의의 가치도 없는 태안을 위한 기금"이라며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위한 대표협의체를 구성해 삼성이 태안에 100% 기금으로 내놓도록 하는 논리를 펼쳐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특히, 문승일 연합회 사무국장은 "삼성출연기금은 태안기름유출 이후 삼성이 태안을 위해 내놓은 기금으로 태안을 빼놓고는 삼성출연기금에 대해 논할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타지역(전라도 포함)에서 이 기금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1000억원 기금은 무조건 태안으로 와야 하고 타지역에서 만약 기금을 운운한다면 삼성에서 추가로 기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기금에 대해 못을 박았다.

한 달 보름 후면 어느덧 기름유출사고 3년을 맞는다. 정부와 국민들의 기억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하루빨리 피해주민들에게 피해 배보상이 마무리돼 처절한 생존싸움을 하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이 사라질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안기름유출사고 #피해보상 #IOPC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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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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