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귀가 많아 ‘아흔아홉 귀 방죽’이라는 별칭이 붙은 은파관광지 전경.
조종안
굽은 귀가 많아 '아흔아홉귀 방죽이라는 별칭'이 붙은 은파관광지는 저수지를 중심으로 나룻리, 한밭골, 절메, 보리마당, 임방절, 새터, 사창골, 방아골, 개정지, 용둘리 등 우리 고유의 옛 지명이 산재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부르지 않고 기록으로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은파 관광지'란 명칭은 70년대 중반 개인업자가 '은파(銀波)'를 붙여 유락시설 허가를 내면서 부르기 시작했는데요. 당시에는 이름이 정감이 가고 예쁘다며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60년대 초에 나온 '군산 시민의 노래' 가사에도 '금파, 은파···'란 대목이 나오거든요.
중종 25년(1530년)에 발간된 '신동국여지승람'에 '미제지(米堤池)'로 기록되어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한때는 '미제방죽', '미제저수지'라 했고, 저수지 주변에 있는 마을 이름을 붙여 '절메 방죽'으로도 불렸습니다.
쌀 미(米) 자에 방죽을 뜻하는 제(堤)가 들어가는 이름 미제지(米堤池)는 우리말로 '쌀뭍방죽'이 되는데요. 은파관광지의 저수지 수로가 옥구 평야의 젖줄이고, 사창(社倉)골, 방아동, 벌이마당 등 부근에 쌀 관련 마을 이름이 많은 것을 고려하면 우리말 이름 탄생 기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저수지 서북쪽에는 벌이(보리)마당, 임방절, 절메산. 동북쪽에 새터, 안백두개. 동남쪽에 방아동, 사창(社倉)골, 남쪽에 용처, 개정리가 자리 잡고 있고, 설화로는 '금 도구통 금 도구때', '애기장수 서울터 만들기', '세 바위 전설'(애기바위, 중바위, 개바위) 등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시인 고은의 고향이자 요람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