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을 그리는 화가 복연금

초등학교 3학년 때 화가의 꿈을 꾸다

등록 2010.11.06 11:59수정 2010.11.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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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하는 복연금씨 ..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하는 복연금씨 .. ⓒ 정현순


글쓰기공부를 할 때, 인터뷰대상은 가족, 이웃, 친구 등 자신의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될 수 있다고 배웠다. 처음 글쓰기를 할 때에는 누군가를 인터뷰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던 일. 하지만 글쓰기가 한해 한해 쌓이다 보니깐 이젠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내가 그림공부를 할 때 유화강사였던 복연금 화가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2일 그의 화실이 있는 시흥시매화동을 찾았다. 차곡차곡 쌓여있는 완성된 그림, 그리고 있는 그림, 회원들의 그림들로 꽉차 있었다.

그는  지난 10월21일  '길이 있는 풍경-  꽃향기전'이란 주제로 시흥에서 12번째 개인전을 끝내기도 했다.

a 화실의 그림들 ..

화실의 그림들 .. ⓒ 정현순


a 화실의 그림들 ..

화실의 그림들 .. ⓒ 정현순


초등학교 3학년 때 화가의 꿈을 갖다

"화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언제부터였어요?"
내가 화가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전국어린이사생대회에서 상을 받았는데, 교장선생님이 전교생 앞에서 메달을 걸어주고 상장을 받았어요. 상을 받고 뒤돌아섰는데 전교생들이 쳐주던 그 박수소리, 그때 받았던 그 박수소리가 내 가슴 안에 들어왔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박수소리가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아! 그림을 그려서 이렇게 상도 받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때 나는 화가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고 아직까지 한 번도 바뀌거나 후회한 적이 없어요."

"오랫동안 후회한 적도 바뀐 적도 없는 화가의 꿈을 꾸면서 어려운 점이나 위기는  없었나요?"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하지만 친구들 대부분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포기하는 경우을 많이 봐왔어요. 그런데 저는 결혼 후 육아를 하면서도 크레파스나 색연필로 인물이나 정물화를 그려 이웃에게 나누어 주곤 했지요. 그야말로 적시에 맞게  즐겼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이 유치원 갈 무렵에 다시 붓을 잡고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어요." 라고 말한다.


그와 이야기 하면서 난 초등학교 3학년 때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잠시 회상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난 닥히 무슨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했으니 흔들리지 않을 수 밖에.

a 시흥의 향토화가 복연금씨 ..

시흥의 향토화가 복연금씨 .. ⓒ 정현순


그림에 대한 열정


매년 개인전을 갖는 그, 2년에 한번은 시흥에서 한번은 외지에서 열기로 한 자신과의 약속이었다. 시흥에서 그림을 시작하고 20여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그 약속을 거르지 않은 그의 열정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궁금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그림이 하나하나 완성이 되면 뿌듯함은 이루 말로 다 표현 못하지요.그리고 화실에 나와 있는 날은 시간이 어찌나 빨리 지나는지." 그의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 번진다.

복연금 화가하면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향-저 너머'가 생각난다.  고향이 가장 큰 주제이기도 하고 그 안에는 빛, 항아리, 길, 대나무, 요즘 한창 작업 중인 소나무 등이 그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주제는  숨겨진 시흥풍경을 담을 계획이라고 한다.

"특별히 향- 저너머란 주제를 정한 이유가 무엇인지요?""저 너머에 있는 그 무엇? 자신의 희망과 꿈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고요. 내 그림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빛이 있어요. 빛은 또 다른 희망이기도 하고 밝음을 좋아해서 빛을 넣고 있어요."

"그림의 소재는 어디에서 찾으시는지요?"
"대부분은 제가 직접 사진을 찍어서 그리는데요. 이젠 사진을 찍으면서 내가 그릴 수 있는 건지 아닌지를 알 수 있어요. 억지로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지는 않아요."

절망,희망, 그리고 그림

그는 그의 화실에서는 물론, 여러 군데의 주민 자치센터에서 그림을 가르치고 있다.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그동안 많은 회원들이 그림공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중에 인상 깊게 남는 회원들이 있나요?" "뒤늦게 그림을 시작해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을 보면서 뿌듯함과 기쁨을 느껴요. 그런가하며  37살에 반신불수가 되어 51살에 시작한 그림을 통해 희망을 찾게 된 회원과,  공황장애로 5년 동안 집에만 있던 회원이, 그림을 만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용기를 얻은 회원이 아주 인상 깊게 남아요."

공황장애로 고생했던 회원은 60세가 넘었고 딸이 접수를 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깊은 절망 속에 있던 그들은 그림을 통해서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되었고, 긍정적인 삶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강사로서 큰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림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나이가 많은 것 같은데  왜 그럴까요?"
"우리 회원들 나이가 평균 55세입니다. 그분들이 젊은 시절 때에는 모든 여건이 안 좋아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그리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을 거예요. 그분들은 한 번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렇게 열심히 한 결과가 요즘 하나둘씩 나오고 있어요. 각종 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비롯해서 특선 입선들을 하고 있어요.그런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마치 내가 상을 탄 것처럼 기분이 정말 좋아요"

"그림공부를 하고 싶지만 엄두를 못내는 사람들을 위해서 해주고 싶은 말은?" "화가가 될 수도 있지만 꼭 화가가 되는 것이 목표는 아니잖아요. 꾸준히 즐기라고 하고 싶어요. 뒤늦게 그림이 그리고 싶지만 망설이는사람들도 편하게 와서 시작하면 옆에서 도와주니깐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그림을 그리면  건강도 좋아진다고 회원들이 말을 해요." 라고 정말 편하게 말한다. 그러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행복도 맛볼 수 있다고 덧붙인다.

'호조벌'이 좋아 시흥에 뿌리를 내리다

그는 20여 년 전 우연히 시흥을 찾게 된다. 도시에 살던 그가 찾은 시흥은 누런 황금벌판의 정겨움을 선물한다. 그런 친근감으로 다가온 시흥에서 뿌리를 내리게 되었고 지금도 호조벌을 걸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는 복연금화가.

앞으로 시흥종합문화예술회관이 개관을 하게 되면, 초대개인전이나 개관기념전을 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50호~100호의 대작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발자취는 그의 열정만큼이나 대단했다. 개인전, 단체전, 해외미술기행, 심사 및 운영위원 수상경력 등 이루 셀 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의 그런 에너지가 내게 전달이 되었을까?  오래전부터 그림을 배우다 요즘 잠시 쉬고  있는 그림이 다시 그리고 싶어졌다.  그리고 문득 나폴레옹의 말이 생각났다. 비장의 무기는 바로 내손 안에 있소이다. 그건 바로 '희망!'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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