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가원, '수능시험 불량샤프' 조사 결정

[보도 그 후] "엉터리 중국제품, 평가원 책임져라" 들끓는 여론에 입장 바꿔

등록 2010.11.21 09:56수정 2010.11.2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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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논란에 휩싸인 2011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용 샤프연필. 맨 앞 파란색은 2009년도에 지급했던 샤프연필. ⓒ 이정희


[ 기사 수정 : 21일 낮 12시 ]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의 '수능장 샤프 연필 불량' 논란 이 보도된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에 대한 비판과 해명을 요구하는 여론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평가원이 20일 해당 제품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수능 시험에 사용된 샤프심이 자꾸 부러지고 소음이 커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는데 방해가 됐다는 민원이 접수돼 조사에 나섰다. 예년하고 큰 차이가 없다고 저희는 판단을 하고 있었는데 하도 그러니까 저희도 좀 조사를 해보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문제가 없다고 버티던 평가원이 들끓는 여론에 뭇매를 맞고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문제의 샤프와 샤프심은 저가입찰을 통해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납품된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의 이번 발표에 대하여 수능 샤프 불량 문제를 인터넷 상에 처음으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다음> 아이디 'GLORY'는 "전 국민의 관심사속에 최다인원이 치는 시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수험생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면서 "평가원은 수험생의 신뢰를 저버린 만큼 조사과정에서 품질 상태를 제대로 확인했는지 여부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가원 조사과정에서 밝혀야 할 내용들

이번에 논란이 불거진 불량 수능샤프연필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 아니다. 따라서 평가원 조사에서 반드시 아래의 내용들이 밝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첫째, 왜 중국산 불량 제품이 선택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수능시험에서 샤프연필이 지급된 지난 6년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제품의 질이 바뀌게 된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 저가 입찰 과정의 문제점과 함께 중국제품이 OEM 형식으로 들어오게 된 과정에 대해 규명이 필요하다

둘째, 제품 검수과정에 문제점은 없었나 하는 점이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0.5mm 샤프연필 임에도 불구하고 0.7mm 굵기로 나왔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며,  기자가 직접 사용해본 결과에도 연필 촉 부분이 흔들리는 문제도 있었다.  또한 샤프심이 심하게 부려졌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제조과정 상에 원료 배합비율 등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도 함께 규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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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입수험생들에게 지급된 사프연필. 불량품 논란에 휩싸여 있다. ⓒ 이정희


누리꾼들, 철저한 조사와 해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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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 ⓒ 이정희

이번 사건은 <오마이뉴스>가 첫 보도한 이후 누리꾼들이 평가원을 향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가장 먼저 항의를 받은 곳은 이번 수능업무를 총괄했던 평가원 누리집이다.

평가원 누리집 <열린마당> 게시판에는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샤프심 불량에 대한 항의 글이 이미 수십 건이 올라와 있었다.

수험생 배아무개씨는 "샤프를 (수능시험)당일 날 무려 4개나 바꾸었다"고 주장했으며, 재수생인 장아무개씨는 "작년에 지급받은 샤프연필은 올 한해 동안 계속 사용할 정도로 좋았는데 올해 것은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며 철저한 조사와 해명을 요구하였다.

한 수험생은 "테스트라도 하고 샤프를 지급해야죠, 문제 푸는데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응시자들 샤프심이 부러지는 소리가 10초에 한 번씩 났습니다. 계속 누르다가 막혀서 안 나오고,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고라에서 청원운동 벌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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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에서는 이번 수능 불량 샤프연필 논란에 대한 뜨거운 토론이 이어지고 평가원 항의 청원까지 벌어지고 있다. ⓒ 이정희


불량 샤프 논란은 인터넷 상에서도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19일 오전 아이디 GLORY가 <아고라> 토론방에 '수능 불량샤프'의 문제점을 제기하자 하루만에 8만 건 가까운 조회 수를 올리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어서 그는 평가원을 대상으로 '불량샤프 진상규명 청원운동'도 벌이고 있다.

토론방에서 한 누리꾼은 "빠른 속도로 수능 문제 흐름을 파악해야하는 그 금쪽같은 시간에 문맥이고 뭐고 샤프 누르는데 시간을 허비해야 했습니다. 자꾸 부러지니 집중력이 흩어지는 건 당연지사... 수학시간쯤엔 아이들 똑딱거리는 소리가 절정을 이루더군요. 10년 만에 다시 도전해보는 수능시험에서 절대 경험하고 싶지 않는 경험을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급기야 누리꾼들은 "교육과정평가원에 바랍니다. 역대 최악의 수능샤프!! 이 불량품 어떻게 쓰란 겁니까?"란 제목으로 청원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필기구 개인 소지를 금지했으면 사전에 제품의 상태를 점검했어야 하는 것이 정상" 이라는 것이다.

수험생들과 누리꾼들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 요구에 대해 평가원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수능 불량 사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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