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이 4대강 사업 중단과 새해 예산안 철회 등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를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성호
지난 8일 새해 예산안 날치기 통과로 촉발된 불교계의 반발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한국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은 22일 동짓날을 맞아 전국 3000여 개 사찰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법회를 동시에 열었다. 이날 법회에 모인 승려와 불자들은 "현 정부의 민족문화유산 무시 정책이 도를 넘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조계사(조계종 총본사) 법회에도 2000여 명의 불자들이 모여 이명박 정권을 성토했다. 동지날 팥죽을 나누기 위해 준비된 발우공양 그릇 옆에는 '종교차별정책 중단, 서민복지실현'이라는 손피켓도 등장했다.
낮 12시 법회가 끝나자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은 신도들과 함께 "민족문화 외면하는 한나라당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짧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토진스님은 이날 법문에서 "오늘 같은 날은 이명박 대통령이 부처님 앞에 팥죽이라도 한 그릇 공양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종교 화합에 소극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조계사 신도들은 또 '조계사 사부대중'의 이름으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부은 4대강 사업으로 국론은 분열되고,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교전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위협받았다"며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오만이 대내적으로는 소통부재로, 대외적으로는 일방주의로 이어지면서 국민을 더욱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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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정부·한나라당과 일체 대화없다" ⓒ 박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