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학교 교방청 춤은 어땠을까?

대구전통춤연구회, 정기 춤 공연 가져

등록 2010.12.27 13:50수정 2010.12.2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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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도의 모습 풍속도는 그 시대의 세정과 풍습을 그린 그림을 뜻하며, 그러한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 것. 조선시대에는 기생을 데리고 놀면서 가무를 즐기는 것이 풍류라는 이름으로 허용됐다. 양반들은 여인의 치마폭에 시를 써주는 풍류가 있었다. ⓒ 김용한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강당 팔공홀에서는 대구전통춤연구회(회장 김용철) 주관의 '제6회 대구전통춤, 그 맥을 잇는 사람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라는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30, 40대 젊은 무용가를 비롯한 50대 중견무용수들이 벌이는 전통춤 공연으로 매년 정기회 형식으로 열어가고 있는 공연이다.


또 전통춤의 저변확대와 대중화를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안무가 및 무용수들을 초청해 공연을 개최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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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민족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엥흐멘드씨. 신을 부르는 소리로 통하는 몽골민족음악 후미(목소리연주)와 말총으로 만들어진 활과 비슷한 현악기 마두금연주 광경. ⓒ 김용한

2002년 태국 아누차수마만, 2003년 이집트 아하마드 압둘라짐, 2004년 일본 교토에서 활동 중인 김일지, 2005년 제일교포 백홍천, 말레이시아 샤피루 아지미 수하미 등 전통 춤의 한류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중견무용수는 물론이고 20, 30대부터 50, 60대에 이르는 중견무용수 및 노년 무용수까지 총 출동해 우리 춤의 멋과 맛을 전해줬다.

무용평론가 채명순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채한숙(현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 안무자)씨의 즉흥적인 춤사위와 기본춤을 근간으로 허튼가락에 맞춰 추는 화선무(임이조류), 김순주(다움무용단 회장), 제6회 한국무용제 대통령상을 받은 바 있는 문치빈씨의 살풀이춤(이매방류)이 소개됐다.

또 일종의 기생학교라고 불린 교방청(조선시대의 관청-고려조 이후 예능을 전수하던 관청)에 의해 내려온 춤인 화홍취무(花紅醉舞, 박령량류)를 숨 무용단 이정진씨가 재구성한 작품과 아리 한국춤 공연단의 장고춤(재구성 김나영)을 선보였다.


편봉화(달성군여성합창단 안무자)의 진도북춤(재구성)과 임이조류의 풍속도를 김용철 회장과 최석민, 이윤희, 추현주 등 30대 젊은 무용수들이 우리 선조들의 악가무(樂歌舞)의 능함과 세련됨을 멋들어지게 표현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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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을 부르면서 마무리를 하고 있는 광경. 아리랑을 부르면서 대동놀이를 하듯 관중과 함께 전통놀이 한마당을 마치고 있다. ⓒ 김용한


이외 몽골 유학생 엥흐멘드(단국대 예술경영대학원)의 후미(목소리연주)와 몽골민속현악기인 마두금으로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공연을 펼쳤다. 몽골에서 온 허스바야르(한국예종 무용원 이론과 전문사)씨도 말의 이미지를 묘사한 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말레이시아 창작춤 '자연의 외침'을 춘 리유 용시엔(LIU YONG SEAN. 한국예종 현대무용)씨도 열대우림에 사는 동물, 조류를 비유한 춤을 이색적인 몸동작과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에 참가했던 리유 용시엔씨는 "한국 춤은 호흡과 경험(恨)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춤도 선(Line)과 감정을 중요시하는 것은 한국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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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주, 문치민씨의 살풀이춤 광경. 우리의 전통춤을 추고 있는 중견무용수들의 춤사위 광경. ⓒ 김용한


우리의 구음과 비슷한 후미로 이색적인 연주를 해준 엥흐멘드(Enkhmend)씨도 "한국 전통 춤도 더 알게 되고, 좋은 무대경험을 얻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전문 무용수들 틈새에서 전문인 못지않은 실력을 뽐낸 이경선(숨 무용단)씨는 "일종의 기생무이기는 하지만 창작춤이어서 춤을 추는 사람도 신이 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우리의 전통 춤 공연을 관람했던 이정희(복현동)씨는 "현대 춤과는 또 다른 매력과 곡선미가 있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객인 권정숙씨도 "우리의 조상들이 지금 시대의 사람들보다도 흥도 있고 멋도 있었고, 놀기도 잘 노는 것 같다"면서 "외국 춤도 우리 춤사위의 어깨동작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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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한

이번 공연에 연출과 총감독을 맡았던 김용철 회장(대구전통춤연구회)은 "60, 70대의 원로 춤에서 벗어나 30, 40대도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선조들의 멋과 흥이 나는 전통춤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회장은 "우리의 전통 창작 춤을 보급함을 물론이고 더 나아가 아시아 문화와 융합할 수 있는 전통춤 보급과 교류의 장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춤 공연의 끝맺음은 다함께 아리랑을 부르면서 우리의 춤사위를 추는 것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대구전통춤연구회는 대구·경북지역 출신으로 전국에서 활동 중인 삼십대와 사십대의 젊은 춤꾼들 중 몇몇이 모여 지역한국춤 발전을 위해 결성한 단체이다.
#대구전통춤연구회 #전통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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