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교원대 대학본부 앞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구태우
방학을 맞은 캠퍼스는 적막했다. 학생들이 없는 빈 캠퍼스에서 노동자들은 눈을 치우고 청소를 했다. 한국교원대학교(이하 교원대) 청소노동자들은 새해 벽두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대부분의 해고 노동자들은 정년을 앞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었다.
이들은 '단결 투쟁'이 쓰인 조끼와 마스크를 쓰고 복직 농성을 하고 있었다. 피켓을 잡은 두 손이 나무껍질 같았다. 기자가 방문했던 지난 18일, 해고된 15명의 교원대 청소노동자들은 대학본부 앞에서 해고자복직을 요구하며 17일째 농성중이었다.
교원대의 2011년 용역계약업체인 우림종합관리는 지난 1일 기존 34명의 청소노동자 중 17명을 계약해지했다. 해고된 17명의 청소노동자 중 15명이 노동조합 조합원이었다.
지난해 9월 10일 교원대 청소노동자 15명은 민주노총 충북지역노조에 가입했다. 이들은 2008년 노동부에서 인정한, 용역업체가 체불한 임금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교원대와 계약 내용 중 1시간 30분 연장근무 조항, 고혈압과 당뇨 등 노인병을 갖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졌지만,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계약 해지되었다. 엄동설한 아무 대책도 없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차가운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학교에, 용역업체에 호소하는 것뿐이었다.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들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지만 지방에 있는 탓에 사람들의 관심도 언론의 지원도 없이 추운 나날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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