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본격 논의할 것"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미중공동성명에서 9·19 이행 강조한 대목 주목해야"

등록 2011.01.21 09:19수정 2011.01.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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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0일 발표된 미중공동성명의 내용으로 볼 때 "앞으로 열릴 6자회담 및 북미양자대화에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위원은 20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중공동성명 중 한반도와 관련한 주요 내용은 ▲ 진지하고 건설적인 남북 대화가 필수적이다 ▲ 동북아 평화·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한반도 비핵화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며,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고 (2005년) 9·19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 9·19공동성명과 국제적 의무·약속에 어긋나는 모든 행동을 반대한다 ▲ 북한이 주장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우려한다 ▲ 이러한 문제들을 비롯해 관련 사안들을 다룰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한 조치를 촉구한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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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황방열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황방열

백 위원은 이 중 9·19공동성명 부분에 주목했다. "미중공동성명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조치의 필요성과 9·19공동성명에 담긴 (비핵화 이외의) 다른 약속들을 충분히 이행할 필요성을 동시에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백 위원은 "9·19공동성명은 1(북핵 폐기를 통한 비핵화):4(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보 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 에너지 및 경제 협력, 북일관계 정상화) 포괄적 주고받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9.19공동성명 후)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은 비핵화만 강조했지만 북한은 그렇게는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특히 2009년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같은 해 5월 2차 핵실험을 한 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회담의 최우선 의제로 설정하려 해왔다"고 평가했다.

 

백 위원은 "이번 미중공동성명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긴장 고조를 막자는 데 합의했고, 이를 위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9·19공동성명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이로써 앞으로 6자회담 및 북미양자대화에서 비핵화와 함께 (9·19공동성명에 담긴) 후자의 네 가지, 그중에서도 평화체제 구축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위원은 "여기서 한반도 평화체제란 한국전쟁 종식, 평화협정 체결, 북미관계 정상화를 말한다"고 말했다.

 

"남북이 주도적으로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국제 사회가 대화 강제할 것"

 

백 위원은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연평도 사건은 세계에 한반도 평화체제의 중요성을 선명하게 인식하게 만들었다"며 "미중공동성명을 계기로 남북에서 대화가 시작되고 6자회담 재개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인사를 남과 북에 각각 파견해 대화를 촉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백 위원은 "이번 미중정상회담은 냉전 종식 후 20년간 계속된 과도기 이후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짠 최초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미국이 부상하는 중국과 세계 경영의 큰 틀에 합의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백 위원은 "한국 정부가 겉으로는 상생과 공영을 외치지만 속내는 북한 붕괴론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대북 정책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위원은 "동아시아 질서가 급격히 재편된 조선 말처럼,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모양새"라며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가 강대국 사이에서 결정되고 있는데,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되면서 한반도의 주인인 우리가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백 위원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에 관한 틀이 한국 정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대국들의 세계 질서 재편 차원에서 이미 짜였다"며 "남북이 주도적으로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대화하도록 국제 사회가 밀고 들어올 것"이라고 봤다.

 

백 위원은 "조금 더 밀어붙이면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고 보는 정부 관계자들과 일부 정치권,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강경 보수 언론, 전쟁 불사 태도를 보이는 군부 강경론자들 때문에 정책 전환이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가 한시라도 빨리 전략적·정책적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공동성명 #9.19공동성명 #6자회담 #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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