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해변 앞 어느 커피숍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며 마시던 커피맛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김종성
소박한 기차역인 강릉역에 들르기도 하면서 도시 강릉을 가로질러 동해바다를 향해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는다. 이름도 편안한 느낌의 안목해변에 도착하니 정말 다양한 커피숍들과 내가 찾던 커피 자판기가 나타난다. 커피의 갈증을 참아서였는지 자판기 커피의 맛이 더욱 진하고 깊게 느껴진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커피숍 의자에 앉아 눈 앞의 푸르른 바다를 보며 마시던 이 커피를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바닷가를 거닐다 보니, 벤치에 홀로 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쳐다보고 있는 어느 여인의 뒷모습이 눈에 띈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워 사진속에 담기 전 미리 양해를 구하려는데, 수줍게 웃으며 승락한 여인의 정체는 인근에 산다는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이다. 고민스럽거나 생각할 것이 있을 때 이런 바닷가에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강릉 주민들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