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 "연극할 형편 안돼 다른 길 간다는 건 변명"

에세이 <그냥> 펴낸 '따뜻한 카리스마'

등록 2011.02.03 21:07수정 2011.02.0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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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칼린 "자신의 선택을 믿고 행복을 느끼자" ⓒ 박정호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출연 이후 '따뜻한 카리스마' '박칼린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칼린 뮤지컬 음악감독의 열정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 해답은 지난 27일 열린 박 감독의 에세이 <그냥>(달 펴냄)의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3년 만에 탈고한 에세이 <그냥>에 부모님, 여행, 음악, 요리 등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기록한 박 감독은 이날 저자와의 대화에서도 유년시절의 기억을 되짚으며 열정과 꿈 그리고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세 딸 중 막내였던 박 감독. 그런데 어머니는 제일 관심을 쏟아야 할 것 같은 어린 막내딸을 잘 챙겨주지 않았습니다.

[박칼린 / 뮤지컬 음악감독] "저는 나를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왜냐면 언니들이 뭘 하면 다 가고 체육대회 한다면 다 가고... 제가 공연을 하든, 방안에서 번개소리가 나든 아무런 터치도 안 하고. 저는 정말 학교를 1/3을 안 다녔어요."

a 박칼린 음악감독이 에세이 <그냥:)>출간 기념 오마이TV 저자와의 대화에 출연해 강연하고 있다.

박칼린 음악감독이 에세이 <그냥:)>출간 기념 오마이TV 저자와의 대화에 출연해 강연하고 있다. ⓒ 김윤상


박 감독은 어린 시절 이런 어머니가 못내 서운하기도 했지만, 나중에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신을 향한 어머니의 배려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박 감독은 어머니의 배려 덕분에 일찍부터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기르고 그만큼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칼린 / 뮤지컬 음악감독] "그 어떤 사람이 저를 터치했으면 중학교도 못 끝내고 인생을 끝냈을 것 같아요. 그만큼 저는 자유가 중요했고 그렇다고 제가 내 맘대로 하고 싶어 자유가 아니라 내가 두 발로 이 지구상에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게... 내 스스로 내 자아가 생기지 않으면 내 존재성이 없다는 것을 왜 그렇게 크게 느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렸을 때부터 되게 컸었어요."

박 감독은 이와 같이 스스로 설 수 있어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잘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칼린 / 뮤지컬 음악감독] "부모들이 저답게 클 수 있게 내버려뒀던 게 뭐냐면 모든 사람들은 자기 선택을 자기가 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선택을 한 이래로는 책임을 져야 하고 남탓을 하지 말아야 하고 어마어마하게 세게 정중앙을 향해 달려야 되고요. 그리고 또 그 말을 하는 이유는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일이 아니고 그래야 자기가 정말 책임져서 움직일 수 있다는 거죠."

지금 자신이 원하는 일인 음악을 하고 있다는 박 감독. 인생에 아무런 굴곡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자신도 꿈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노력했다고 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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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상

[박칼린 / 뮤지컬 음악감독] "'칼린샘' 정말 못됐습니다. 어떻게 모든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습니까. 당신은 복 받은 사람입니다. 음악을 하고 싶으셨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많지 않습니다. 그거는 되게 못된 말입니다.' 무지하게 화나요. 그말 들으면, 나는 노력은 안 했나. 저 무지하게 다른 것 포기하면서 음악 했어요. '당신은 모든 게 쉽게 됐잖아요.' 이 말 하는 사람들은 남자였으면 한대 팼을 거예요."

그렇다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불행한 걸까. 이런 문제 제기에 박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꿈을 선택했든 꿈 대신 안정된 직장을 선택했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고 행복을 느끼라는 것이 박 감독의 조언이었습니다.

[박칼린 / 뮤지컬 음악감독] "'나는 정말 연극을 하고 싶었는데 어쨌든 형편이 안 되서 나는 회사원이 될 수밖에 없었어'라고 하는 것은 변명이라는 거죠. 자기가 둘을 재보니까 나는 안정이 필요해서 안정을 선택했는데 안정을 취한 것에 대한 행복을 까먹고 있는 거죠. 계속 자기가 못 얻은 것만 생각해서 자기 자신을 불쌍하게 생각하는 하는 거죠."

마치 합창단을 지휘하듯 쉴 새 없이 두 팔을 움직이며 1시간 남짓 꿈과 행복에 대해서 열강한 박칼린 감독. 음악감독으로 연출가로 배우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박 감독의 열정은 바로 자신의 선택을 믿는 순간 시작됐습니다. 책 제목처럼 <그냥> 자신이 선택한 삶에 푹 빠져서 최선을 다한 결과였습니다.

박 감독은 강의가 끝나자마자 자신이 연출 중인 뮤지컬 <아이다>의 공연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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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박칼린 #그냥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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