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감시·조사, 시민단체가 나선다

'구제역·AI 시민조사단' 발족... "구제역·AI 토착화 가능성 우려"

등록 2011.02.14 16:26수정 2011.02.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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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구제역·AI 시민조사단 발족식'에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매몰지 주변 하천과 토양, 지하수 오염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 유성호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구제역·AI 시민조사단 발족식'에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매몰지 주변 하천과 토양, 지하수 오염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 유성호

전국 4000여 곳 이상의 매몰지에서 나오는 침출수 등으로 인해 '2차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관련 시민단체가 전문가들와 함께 '구제역·AI 시민조사단'을 구성했다.

 

시민환경연구소(소장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14일 오전 11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룸에서 '구제역·AI 시민조사단'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정부의 구제역·AI 방역정책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3월부터 5월까지 자료분석-현장조사...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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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매몰지 주변 하천과 토양, 지하수 오염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구제역·AI 시민조사단 발족식'에서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학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연구내용과 및 향후 연구추진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매몰지 주변 하천과 토양, 지하수 오염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구제역·AI 시민조사단 발족식'에서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학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연구내용과 및 향후 연구추진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시민환경연구소는 이날 취지문을 통해 "구제역·AI로 인한 비인도적인 생매장 살처분문제 이외에도 해빙기 즈음에 전국 4000곳이 넘는 살처분 매몰지에서 나오는 악취와 침출수로 인해 하천과 토양, 지하수 등이 오염되는 또다른 환경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2차 환경오염'을 우려했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이뿐만 아니라 구제역·AI 발생으로 인해 지역공동체 분열, 보상문제 등 사회·경제적 영향으로 축산농민들의 고통과 지역경제의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진단에 따라 발족한 시민조사단은 ▲구제역·AI 방역체제 ▲살처분 매몰지의 2차 환경오염 ▲구제역·AI 발생지역 사회·경제적 영향 ▲구제역·AI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 ▲지속가능한 축산 방안 등을 분석·평가하고 대안을 마련한다. 

 

시민조사단에는 서상희(충남대), 최경호(서울대), 김좌관(부산가톨릭대), 박창근(관동대).박재현(인제대), 윤순진(서울대), 이시재(가톨릭대), 신영철(대진대), 김정훈(서경대) 교수,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정남순 환경법률센터 부소장, 김신환(서산태안환경연합 의장).김준영(비전FLC 대표) 수의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시민조사단은 오는 3월부터 자료분석과 현장조사 등을 진행한 뒤 4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5월 2차 자료분석과 현장조사를 벌이고 6월 최종 조사결과 발표와 함께 최종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후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캠페인(7-8월)을 벌이고, 시민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정감사활동도 병행한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구제역·AI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데 이 분야 전문가나 단체가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리고 대안을 만들어내는 데 소홀했다"며 "늦었지만 시민조사단이 구제역 불안을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수공통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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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학 교수. ⓒ 유성호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학 교수. ⓒ 유성호

이날 발족 기자회견에서 서상희 충남대 교수는 "구제역이나 AI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발생지역도 넓어지고 있어 향후 구제역이나 AI의 토착화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이것은 대량 살처분과 침출수 오염에 따른 2차오염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정부는 베트남을 방문한 농민이 구제역 바이러스를 옮겨왔다고 보고 있지만 이것이 사실인지 과학적 분석이 미흡하다"며 "그 농민의 농장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안동에서 분리한 바이러스가 상관관계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 교수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의 발생 가능성과 관련 "구제역 바이러스는 굽이 있는 동물에 친화성을 보이고 있다"며 "인수공통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소나 돼지처럼 사람에게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편도선에 감염되면 이틀 정도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구제역 바이러스는 소나 돼지처럼 굽이 있는 동물의 세포단백질을 숙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인수공통전염병의 발생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소나 돼지를 산 채로 매장하기 때문에 수분이 상당히 많다"며 "지금이야 얼어서 지하수의 흐름이 느리지만 봄에 해동되면 그 수분이 오염물질로 나오기 때문에 (2차 환경오염이) 심각해진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봄이 갈수기이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조금만 들어가도 그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남한강 상류에 매몰지가 위치해 있어서 이것이 팔당 상수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어 박 교수는 "특히 광역상수원이나 지방상수원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국민이 300만, 400만 정도"라며 "이들이 지하수나 계곡 물을 먹는 물로 이용하기 때문에 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환경부가 이러한 피해를 축소하거나 왜곡할 것이 뻔하다"며 "환경부는 차단벽 설치를 유력한 대안으로 내놓았는데 그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기별로 조사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주단위 조사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밀도비닐이 아닌 일반비닐 사용... 침출수 저장탱크 미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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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구제역·AI 시민조사단 발족식'에서 경기도 이천 설성면 수산리 구제역 매몰지 현장 사진을 보이며 하천 주변에 매몰지가 위치해 식수오염의 가능성이 크다며 지적하고 있다. ⓒ 유성호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구제역·AI 시민조사단 발족식'에서 경기도 이천 설성면 수산리 구제역 매몰지 현장 사진을 보이며 하천 주변에 매몰지가 위치해 식수오염의 가능성이 크다며 지적하고 있다. ⓒ 유성호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매몰지 현장을 방문한 결과를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김 부소장은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의 경우 매몰지가 하천변에 위치해 있어서 침출수가 하천, 특히 남한강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의 경우 도로변에 있어 차량을 통한 전국적 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김 부소장은 "매몰지와 도로의 이격거리(떨어진 거리)를 지키지 않고 도로변이 국유지라는 이유만으로 매몰지로 선정했다"며 "이로 인해 침출수가 도로로 흘러들어 차량바퀴에 묻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부소장은 경북 영주시 안정면의 사례와 관련 "가축을 매몰할 때 고밀도 비닐이 아닌 일반비닐을 사용하고 있고, 침출수 탱크도 설치하지 않고 있다"며 "침출수 배수로도 형식적으로 만들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소장은 "2개월 뒤 침출수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것이 3~4월 갈수기와 겹치면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1.02.14 16:26 ⓒ 2011 OhmyNews
#구제역 AI 시민조사단 #시민환경연구소 #구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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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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