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관내에선 '차량 뺑소니' 꿈도 꾸지마!

뺑소니 전담반 조차 없는 의왕 경찰서 검거율 100%... 경기도내 1위 차지

등록 2011.02.16 18:39수정 2011.02.1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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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교통사고 현장 확인

교통사고 현장 확인 ⓒ 의왕경찰서


경기 의왕경찰서가 '사람은 사라져도 증거는 남는다'는 과학수사의 원칙을 토대로 현장 탐문과 끈질긴 조사를 통해 지난 2010년 한해동안 관내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건 22건을 완벽하게 해결해 검거율 100%로 경기도내 41개 경찰서중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1월 11일 다리에 깁스를 한 학생이 의왕경찰서 교통조사계를 방문했다. 이틀 전 오토바이 운전중 택시와 추돌 사고가 있었는데 택시가 그냥 가버렸다는 것이다. 당시 자신도 신호위반을 한 상태라 겁이 나서 신고를 못하고 있었는데 주변 사람의 권유로 늦게 신고를 하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학생이 기억하는 것은 고작 차량번호 앞자리 2개뿐, 또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난 후라 현장에 목격자나 유류품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신고를 접한 의왕경찰서는 앞 번호 2개를 단서로 수사에 착수했다. 주변 CCTV 및 교통정보수집장치를 활용해 사고현장을 통과한 총 8000대의 용의차량을 압축하고 택시회사를 직접 방문하여 차량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작업 끝에 뺑소니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

지난 2010년 8월에는 트럭 한대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시민을 추돌 후 그대로 도주하였다는 신고를 접수하였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였으나 사고 장소가 골목길이라 CCTV도 없고 차량 유류품도 없는 상황, 혹시나 모를 목격자 확보를 위해 골목길 근처 상점을 하나하나 방문하던 경찰관의 눈에 띤 것은 상점 내부의 방범용 CCTV였다.

상점 주인의 양해를 구해 CCTV를 확인한 결과 측면에 일정 상호가 찍힌 트럭이 사고 시간 상점 앞을 지나가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 상호를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해 나갔고 결국 포위망이 좁혀오는 것에 부담을 느낀 운전자는 사고 발생 19시간 만에 자수하였다.

의왕경찰서에 따르면 2010년 한해동안 발생한 뺑소니 사고 건수는 모두 22건으로 100% 검거하였다. 또 2009년도 사고 건수 15건까지 합치면 최근 2년간 발생한 뺑소니 사건은 37건으로 그중 단 1건만 빼고 모두 범인을 잡아 97.3%를 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a  회의를 하는 의왕경찰서 경비교통계 직원들

회의를 하는 의왕경찰서 경비교통계 직원들 ⓒ 의왕경찰서


"안전한 도시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가 만든 하모니 덕분입니다"


의왕경찰서 김현기 경비교통계장은 "직원들의 부단한 노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사고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의 협조와 근처를 지나가던 택시 기사들의 자발적인 블랙박스 제출 등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 낸 하모니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김 계장은 "금년 들어 발생한 뺑소니 사고는 1건으로 지난 1월 9일 밤 10시 25분께 롯데마트 앞에서 발생한 사고가 뒤늦게 11일에 접수됐음에도 목격자 진술과 탐문,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14일만에 사건을 해결 할 수 있었다"며 "직원 모두가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사건이 해결될 때 마다 서로 응원을 보내며 힘을 보태주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의왕경찰서에는 뺑소니 전담반도 없다. 경비교통과 교통조사계에 근무하는 직원 6명이 전부다. 이들은 교통사고 일반 업무를 처리하다가 2명씩 3교대로 당직반으로 근무하며 뺑소니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에 투입돼 현장을 확인하고, 목격자 진술을 확보해야 하고, 교통정보수집장치에 녹화된 영상을 분석하고 인근 CCTV에 증거는 없는지도 찾아 나서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야간이나 새벽에 일어나는 교통사고의 특성상 직원들은 잠도 편히 못자고, 격무에 시달리고, 일주일에 40시간 넘게 근무하는 경우가 허다해 몸이 녹초가 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뺑소니 사고 해결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통사고 #뺑소니 #의왕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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