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 15일 오사카 역 앞에서 한 시민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전하는 호외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 15일 오사카 역 앞에서 한 시민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전하는 호외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17신: 15일 오후 9시 5분] 방사선 공포 앞에 술렁이는 일본인 재앙 앞에 장사 없다? 계속되는 지진과 쓰나미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위기에 대처하던 일본인들이 방사선 공포 앞에선 동요를 보이는 모습이다. 도쿄에 거주하는 박철현 오마이뉴스 통신원은 "도쿄의 중심부 신주쿠에서 오늘 방사선 수치가 통상보다 21배 높게 검출됐다는 간 나오토 총리의 발표에 많은 사람들이 동요하고 있다"며 "이제까지 간 총리는 '괜찮다'는 말만 해왔다"고 말했다. 박 통신원은 "시내 슈퍼에 가면 남아있는 생필품이 거의 없다"며 지금까지 거의 없던 사재기가 살아나는 모습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실제 아사쿠사의 '라이프'란 슈퍼에는 우유, 두부 등 유제품과 낫또, 생수, 빵 등은 완전 동났다는 것이다. 지진이 난 도호쿠 지역은 낙농업이 발달한 지역이라서 이같은 현상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본인들은 누가 안하면 다 안하지만, 일단 누가 시작하면 다 따라한다는 말이 있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사재기가 극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은 정부가 괜찮다는 말만 하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며 "정부가 긴급대책반을 구성하겠다지만 이 사태를 어떻게 막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방사성 물질 노출을 우려해 도쿄를 떠나는 한국 교포들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박 통신원은 "한국 교포들 중에는 가족을 신간센에 태워 오사카까지 '피난'시키는 사람도 있다"며 "그 분들은 시모노세키까지 가서 한국으로 가는 배를 탈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재일 포토저널리스트 권철씨는 "오늘 오후 원전사고가 난 후쿠시마에 들어가 취재할 계획"이라며 "가족들은 방사능 노출을 우려해 남쪽 지방으로 피신시켰다"고 말했다. ▲ 후쿠야마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보도한 <카후쿠신보(河北新報)> ⓒ 河北新報 ▲ 후쿠야마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보도한 <카후쿠신보(河北新報)> ⓒ 河北新報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이 2호기 원자로 격납용기 손상으로 불안감과 분노의 심경을 표출하고 있다. 미야기현에 위치한 <카후쿠신보(河北新報)>는 15일 오후 후쿠시마지역 현지취재를 통해 원전주변 피난민들이 "두렵다",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까지 피난해야 하냐"며 불안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후쿠시마시 한 주변마을(川俣町)로 5000명 이상이 대피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솔린이 없어 더 멀리 피난하도록 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모든 주민들에게 연락을 할 수도 없다"는 대책본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신문은 제1원전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타무라 시에 있는 한 체육관에 모여든 600여명의 피난민들의 소식과 관련해서도 한 50대 남자가 "국가의 대응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後手後手)'다, 불안을 넘어 다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타무라 시보다 더 서쪽에 있는 마을에 있는 여관에서 만난 가족과 친척 등 모두 13명과 관련해서는 '차량 4 대에 나눠 타고 피난했지만 여관이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아 노숙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피난처에서 만난 주민들도 "타고 온 차량은 많지만 연료가 없다, 지쳐서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