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서 보낸 답신 메일 중 일부
박미경
얼마 전 주로 이용하는 포털사이트에서 '(당신은)대량의 스팸쪽지를 발송했고 추후 또 한번 대량으로 스팸쪽지를 발송하면 영구제명시키겠다'는 경고를 받았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이메일을 열어보려는데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포털은 친절하게도 로그인을 하려는 내게 '수백통의 스팸쪽지를 발송했기에 아이디 사용이 정지됐고 본인 확인 후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확인을 위해 로그인을 하려고 하니 절차가 복잡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내 명의의 휴대전화를 통해 인증번호를 받고, 그 인증번호를 다시 입력해서 '내'가 '나'인지를 확인시킨 후 아이디를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변경한 후 로그인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포털은 로그인을 하고 들어간 내게 본인이 확인됐기에 로그인이 되도록 했고 추후 또 대량으로 스팸쪽지를 발송하면 영구제명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기계치인 탓에 복잡한 기능들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지라, 로그인을 한 후 메일 안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내가 무슨 쪽지를 누구에게 몇 통을 보냈다는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하여 포털사이트로 문의 메일을 발송했다. 내가 무슨 내용의 메일을 언제 발송했다는 것인지, 아울러 영구제명을 하겠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를 물었다. 내가 어떤 이유로 불이익을 받게 됐는지는 알아야 대책을 세우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그리고 며칠 후 포털사이트로부터 '고객님의 계정을 타인이 도용해 스팸쪽지 발송 등 불법게시물 등록을 방지하고, 계정도용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고객님들께 도용사실을 알리기 위해' 제재를 가했음을 알려주는 답신을 받을 수 있었다.
나를 통해 어떤 내용의 쪽지가 대량으로 발송됐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알려준 방법대로 찾아보니, 아뿔사! 무슨 쪽지를 그리도 많이 보냈는지,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찾아내고 대량의 쪽지까지 보낸 그 누군가가 참으로 대단하게 생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