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돕기 열기가 대단하다. 지금까지의 모금 액수가 자연재해 사상 최고액이라고 한다. 워낙 대규모의 피해를 입었기에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몇가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피해와 일본인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 도와주는 것은 좋다. 나도 동참했다. 그런데 일본은 과하다 싶을 만큼 도와주려고 하면서 북한에서 비참하게 굶어 죽어가는 동족에 대한 지원은 왜 외면하고 있는가? 북한 주민의 목숨은 목숨이 아닌가? 북한 주민의 고통과 비참함에는 어떻게 그토록 태연할까? 일본은 지원할 통로라도 있고 언론의 지원이라도 있지만 북한은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통로조차 막아버렸다.
또 다시 일부 단순 사고자들이 '북한에 지원하는 쌀이 군대에 들어간다'는 식의 반발을 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한국에서 지원한 쌀을 시장가서 다른 물건과 바꾸기도 하고 쌀푸대가 여기 저기 돌아다닌다고 보도한게 수구언론들이다. 쌀이 주민들에게 전달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일부 쌀이 군대로 들어간다는 것을 침소붕대하며 아예 지원을 끊어버렸다. 김정일이나 핵문제를 거론하며 '퍼주기는 안 된다'고 선동한다. 그러는 사이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어가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서 죽어간다.
지척에 있는 동족의 죽음과 고통에는 무심하면서 독도를 빼앗으려는 일본에는 지원열기가
대단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독도문제와 일본 돕기 문제를 연결하는 것을 옳지 않다. 인도적 지원은 지원이고 영토 문제는 그것대로 다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지원거부의 핑게를 대듯 일본을 돕지말아야 한다는 핑게를 대자면 얼마든지 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본을 기꺼이 지원하고 있다. 그러면 북한은 왜 지원 못하는가? 일본 돕기 열기가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수구냉전 언론과 정치세력의 선동과 우매한 국민들
물론 이른바 조중동이라는 극우 언론이 정치적인 속셈으로 반북 여론을 부추긴 것이 가장 큰 원인이고 그들의 죄가 심대하지만, 그런 부패한 언론의 선동에 넘어가는 국민들의 그 우매함이 더 심각하고 한심한 것이다. 정치는 물론 사회적인 모든 왜곡은 결국 국민들의 무식에서 비롯한 것이다.
일본 돕기에서도 돕는 그 자체는 옳지만 그 열기을 언론이 부추기면서 지원경쟁을 하는 모습까지 엿보인다. 이 역시 우매한 국민 대중이 언론에 휘둘리는 것을 보여준 하나의 예이다.
독도를 빼앗으려는 일본에 대한 지원 열기와 수십만 혹은 수백만의 동족이 굶어죽어가도 놀랍도록 무심하며 지원에 반대하는 우매한 국민 대중들… 이 크나큰 죄악이 민족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한몸과 다름없는 동족의 죽음과 고통에 무심하게 만든 수구냉전 언론과 그 정치세력..그들의 왜곡과 선동에 쉽게 넘어가는 무지한 국민 대중들… 이 미쳐버린 언론과 미쳐버린 국민들과 그들에 의해 형성된 미친 상황이 언제나 바로잡힐 것인가. 덧붙이는 글 | 한겨레등 타 게시판에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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