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외교부가 가슴 쓸어내린 이유

내전 코트디부아르 한국대사관 대사관 직원 5명 탈출 성공

등록 2011.04.08 14:01수정 2011.04.0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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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말도 못하고 가슴 졸이던 일이 있었다."

8일 오전 외교통상부 기자실에 내려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 앞에서 큰 한숨을 내쉬었다. 상하이 스캔들-한·EU FTA 협정문 오역 등 대형 사건을 겪었던 취재기자들이 일순 긴장했다.

그러나 결론은 해피엔딩. 내전 중인 아프리카 나라에서 대사관 직원들이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외교부로서는 이 과정에서 자칫 사고라도 나서 또다른 대형 악재가 터지면 어쩌나 하고 가슴을 졸여왔음 직하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아프리카 서부 기니아만 연안의 코트디부아르에 고립돼있던 한국 대사관 직원 5명이 8일 새벽 3시 50분(한국시간) 전원 무사히 대사관을 빠져나왔다.

코트디부아르의 수도 아비장에서는 현재 대통령 선거에서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현 대통령 롤랑 그바그보 군대와 반군 알라산 와타라 군대가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양측 군대가 접전을 치르고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한국 대사관이 불과 10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곳은 한국 대사관 뿐만 아니라 영국, 일본, 중국, 인도,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 등의 대사관들이 자리한 외교 단지이다.

갑자기 상황이 악화돼 이 곳이 작전지역으로 들어가버리고 시가전이 벌어지자 대사관 직원들은 지난 1일부터 꼬박 1주일 동안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사실상 인질상태로 억류된 것이다.


궁지에 몰린 그바그보 군대는 대사관 건물로도 총격을 가하거나 로켓포를 쏘기도 해 건물 여러 곳이 파괴되는 등 난장판이 됐으며, 직원들은 총소리가 나면 책상 밑으로 피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과 전기도 끊겨 곤욕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은 다행히 오늘 새벽 양측이 교전을 멈춘 사이 장갑차를 앞세운 프랑스군이 직원들을 구출해내 일단락됐다. 구출된 직원들은 정성섭 대사대리 등 남자 2명과 여자 행정원 3명으로 당분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뽀르부에 지역의 공항 인근 호텔에서 업무를 볼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구출하는 과정에서 교전이 발생하면 대사관내에서 직원들이 피해있을 곳이 없고 자칫 인질이 될 수도 있어서 적당한 타이밍을 찾다보니까 구출이 늦어졌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코트디부아르 한국 대사관에는 당초 한국인 직원 5명, 현지 고용원 6명 등 11명이 있었으나 현지인들은 모두 귀가시킨 상태였다. 코트디부아르 한국 교민은 113명이나 모두 반군인 와타라 군대가 장악한 지역에 살고 있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코트디부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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