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곳간 축낸 치사한 세금탈루 비호인사"

[쟁점] 인사청문회 첫 타자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 민주 "청문대상 아닌 수사 대상"

등록 2011.05.22 21:39수정 2011.05.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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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청문회가 23일 서규용(63) 농림수산식품부 내정자를 필두로 나흘간 열린다. 개각 당시 전문가·관료 출신 인사가 인선되면서 청문회 통과가 무난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부 내정자의 경우, 낙마 가능성까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청문회 첫 타자로 나서는 서 내정자는 낙마 예상 후보군 중 한 명이다. 최규성 민주당 의원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서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라 검찰 수사 대상"이라며 낙마대상으로 꼽았다. 쌀 직불금 부당수령, 양도소득세 탈루, 위장전입 등 각종 의혹이 제기돼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다음은 서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예상되는 의혹들을 쟁점별로 정리한 것이다.   

[쟁점 1] 쌀 직불금 부당수령 의혹

서 내정자는 지난 2007년,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충북 청주시 사천동 556-2 논에 대한 쌀 직불금을 신청, 수령했다. 논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만 신청 가능하도록 돼 있는 직불금을 당시 한국농어민신문 대표이사로 8000만 원 대의 연봉을 받던 서 내정자가 수령한 것. 실제로 지난 2005년 서 내정자의 형 규식(66)씨가 같은 땅에 대한 직불금을 신청, 수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쌀 직불금 부당수령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서 내정자가 지난 2001년 농림부 차관 재직 당시 '논농사 직불제 준비기획단'의 공동기획단장을 역임하며, 쌀 직불제를 설계했다는 점에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서 내정자는 "지난 2005년 말부터 지방선거 준비 등으로 청원·청주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지난 2007년부터 형님의 도움을 받아 직접 벼농사를 지었다, 주말마다 내려가서 (농사를) 지었다"고 해명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고소영 비리 5남매'에 대한 철저한 현미경 검증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하고자 한다"면서 쌀 직불금을 불법 수령 의혹이 제기된 서 내정자에 대해 "나라 곳간을 축낸 치사한 세금탈루 비호 인사"로 규정하기도 했다.


[쟁점 2] 증여세 및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

"MB 내각 4대 필수과목" 중 하나로 꼽히는 세금탈루 의혹도 있다. 송훈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서 내정자는 지난 2009년 6월 자신의 서울 대치동 아파트를 담보로 2억7000만 원을 대출받아 당일 장남에게 전달했고, 지난 3월에는 장남의 배우자에게 3500만 원을 빌려줬다. 그러나 두 건 모두 장관 내정 이후에야 차용증이 작성됐다. 이자 및 차용조건도 명시되지 않았다. 송 의원은 이를 '변칙 증여'라고 주장했다.


서 내정자는 이에 대해 "아들의 전세자금을 빌려준 것이지 증여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아들이 2009년 6월부터 12월까지 자신의 통장으로 이자를 입금했고 2010년부터 어머니에게 현금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며 "증여 의사가 있었다면 아들이 2007년 결혼하여 거주할 아파트를 전세계약 할 당시에 증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쌀 직불금 부당수령 의혹이 제기된 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도 있다. 김우남 민주당 의원은 "서 내정자는 2010년 3월 일부 농지를 매도할 당시, 선친과 본인의 경작 기간을 합쳐 8년 이상 자경한 농지라고 밝혀 양도소득세를 면제 받았다"며 "그러나 서 내정자의 경우, 농작물 경작에 상시 종사했다고 볼 수 없어 결과적으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쌀 직불금 부당수령 논란 당시 "주말에 내려가 농사를 지었다"는 서 내정자의 해명이 양도소득세 탈루 논란에서는 '독'이 된 셈이다.

[쟁점 3] 건강보험료 미납 및 위장전입 의혹

배우자의 건강보험료를 의도적으로 미납했다는 의혹도 있다. 민주당 송훈석 의원에 따르면, 서 내정자 배우자 고아무개씨는 2008년 개인사업자임에도 피부양자로 등재해 건보료를 내지 않았다. 당시 서 내정자는 한국농어민신문사 대표 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송 의원은 "고씨가 사업자로 등록하면서 건강보험공단에 자신을 내정자의 피부양자가 아닌 지역가입자로 신고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내정자가 퇴직 후 재취업을 할 때도 고씨는 지역가입에서 직장가입으로 다시 등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서 내정자 측은 "배우자가 사업을 벌인 2007년 11월부터 2009년 6월까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가입 전환 통지나 보험료 납입 통지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보험가입 전환은 건강보험공단에서 국세청 납세자료 등을 기초로 심사한 후에 결정·통지하는 것이지 가입자가 신고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윤석 민주당 의원은 22일 서 내정자의 위장전입 의혹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서 내정자가 2007년 5월 청주시 율량동 1222번지로 전입한 이후에도 서울 소재 직장 6곳에 근무했는데 왕복시간만 4시간에 달할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이 의원에 따르면, 현 거주지로 돼 있는 율량동 1121번지는 건물등기도 없고 건축물관리대장 상 건물은 판넬지붕 2개 건물로 나타난 것으로 돼 있다. 이 의원은 "해당 구청에 문의한 결과, '율량동 1121번지는 일반 음식점으로 신고, 영업 중'이라는 서면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인사청문회 #서규용 #쌀 직불금 #위장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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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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