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157일 김진숙 "희망버스 막으면 안 돼"

전국 곳곳 희망버스 출발, 11~12일 행사... 한진중공업 "외부인 출입 통제"

등록 2011.06.10 09:11수정 2011.06.1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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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주·수원 등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시민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60일 가까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51)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지원하기 위해 올 예정인 가운데, 한진중공업 사측이 외부인 출입을 막겠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는 11일과 12일에 걸쳐 "김진숙,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농성 157일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 행사를 벌인다. 네트워크는 11일 오후 11시 30분경 부산 영도에 도착해 12일 오전까지 영도조선소 일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벌일 예정.

한진중공업 사측은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에 공문을 보내 외부인 출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경비용역 400명을 영도조선소 일원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지난 2월 생산직 170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단행한 뒤, 영도조선소에 대해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160일 가까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4일 크레인 아래에서 열린 집회 모습.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160일 가까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4일 크레인 아래에서 열린 집회 모습. ⓒ 유장현


노조 지부 관계자는 "사측은 외부인이 조선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호를 철저하게 하겠다고 한다"면서 "평화적인 행사를 사측이 막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지부는 "문정현 신부와 백기완 선생이 '희망버스' 참가들과 같이 와서 앞에 서서 평화적으로 한진중공업에 들어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숙 지도위원도 사측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공장 출입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지도위원은 10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전국에서 순수하게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오는데 고맙다"면서 "회사에서 막겠다고 용역경비원을 배치해 철저히 봉쇄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진짜 안 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에서 시민들이 자기 돈을 내서 온다. 한진중공업 사태가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문제를 삼고 있다는 것이다. 11일은 고공농성 157일째 되는 날인데, 158일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희망버스, 누가 참석하고 어떤 행사가 열리나?


'희망버스'는 송경동 시인과 쌍용자동차 해고자 이창근씨, 한진중공업 해고자 박성호씨 등이 중심이 돼 기획됐다. 네트워크는 "지난 1월 한진중공업의 일방적인 정리해고 통보에 맞서 2003년 김주익 지회장이 목을 맸던 85호 크레인에 김진숙 지도위원이 오른 지 벌써 160여 일째가 된다"며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는 비단 한진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또 네트워크는 "IMF 이후 현재까지 수백만의 정규직노동자들이 목이 잘려 900만 비정규직 시대가 되었고, 정리해고 뒤 15명이 목숨을 잃은 쌍용자동차에서도 보듯 '해고는 살인'이다"며 "고공농성 157일자에 맞춰 '희망의 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1000여 명의 자발적인 시민들이 한진중공업을 찾아 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사회적 연대는 우리 사회에서 그간 보여 지지 않았던 새로운 공동체문화로, 그간 확산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비정규직화의 물결을 넘어, 좀더 진일보한 사회 공동체를 소망하는 범사회적 운동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  영화배우 김여진씨는 '날라리 외부세력' 회원들과 함께 지난 4월 10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찾았다. 사진은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과 전화통화하고 있는 김여진씨의 모습.

영화배우 김여진씨는 '날라리 외부세력' 회원들과 함께 지난 4월 10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찾았다. 사진은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과 전화통화하고 있는 김여진씨의 모습. ⓒ 최성용

희망버스는 전국 곳곳에서 출발한다. 서울은 11일 오후 6시 30분 서울시청 앞 재능교육비정규직 농성장, 전주는 이날 오후 6시 30분 전주공설운동장 정문, 순천은 오후 8시 조은프라자 앞, 수원은 오후 6시 화성박물관 앞, 평택(쌍용차 해고자들과 레몬트리팀)은 오후 6시 평택역에 모여 각각 부산으로 출발한다.

문정현 신부와 '평화바람'팀은 12일 아침 한진중공업에서 '연대의 밥차'를 운영하고, 장투닷컴(대표 신동훈)은 11일 저녁 '연대의 밤' 때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또 기륭전자·동희오토·지엠대우·재능교육비정규직·쌍용차 등에 연대해 왔던 '갈비연대'도 먹을거리를 낸다.

문화예술인들은 공연 마당과 현장사진관, 캐리커처 그려주기, 희망의 조형물 만들기, 희망의 꽃 붙이기 등을 진행한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올해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11일 밤 상패와 상금을 전달한다. 배우 김여진씨와 법륜 스님도 행사에 참석해 '즉문즉답 시간'을 갖는다.

이외에도 박창수·박종철 열사 부친, 공선옥(소설가), 하종강·박준성(노동운동가), 김선우·심보선(시인), 김세균·우희종·이도흠(교수), 홍세화(언론인)·이수호(전 민주노총 위원장)·이강택(언론노조 위원장)·박래군(인권운동가) 등이 함께한다.

'희망버스'는 11일 오후 11시경 신영도다리(부산대교)에 집결해 참가자들은 영도조선소까지 촛불행진한다. '연대의 밤' 행사는 12일 새벽 1시경 85호 크레인 아래에서 "사랑해요 김진숙! 함께 만들어요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이란 제목으로 열린다. 박종철인권상 전달식에 이어 김진숙 지도위원이 환영인사를 할 예정이다.

1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85호 크레인 아래에서는 "희망버스 연대를 위한 족구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김여진과 법륜 스님의 즉문즉답'과 '이윤엽의 판화 찍기', '사진작가들의 현장사진관 운영', '이동수의 케리커처 그리기' ,'희망의 꽃 페이스페인팅' 등이 열린다.
#김진숙 지도위원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배우 김여진 #송경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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