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방금 춘향을 말로 성폭행했소"

김문수 경기지사 "춘향이 따먹으려고..." 발언에 누리꾼들 부글부글

등록 2011.06.23 21:04수정 2011.06.2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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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 ⓒ 경기도청 사진 보도자료

김문수 경기지사 ⓒ 경기도청 사진 보도자료

 

"춘향전이 뭡니까? 변사또가 춘향이 따 먹을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2일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이렇게 발언했단다. '따먹는다'는 말은 굉장히 속된 말이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것은 물론, '성폭력' 뜻이 다분히 담겨있기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2012년 18대 대선에 나올 뜻이 있음을 밝힌 김문수 지사가 그 말을 했다. 그것도 공식석상에서. 이번 김 지사의 발언은 그냥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요즘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 찾는다"고 발언했다가, 여론에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김 지사의 이번 발언은 이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안상수 전 대표의 '자연산' 발언도 여성을 비하하는 것이지만 '따먹다'란 말은 앞에서도 지적했듯 성폭력을 뜻하는 것이다. 또 이 말은 여성을 '과일'에 빗댄 것으로, 남성은 여성을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뜻이 담겨있음으로 용서받기 힘들다.

 

더구나 김 지사의 여성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문수 지사는 지난해 11월 2일 서울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노래도 소녀시대부터 시작해서 완전히 휩쓸고 있다"며 "내가 봐도 아주 잘 생겼다, 쭉쭉빵빵이야"이라고 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여론의 비판에 대해 "표현을 신중하게 할 필요는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사과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변에서) 이렇게 말한다는 것을 전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서도 그게 무슨 잘못이냐 따졌으니 오늘 같은 춘향을 모독하는, 성폭력에 해당하는 말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여성비하는 아니지만, 김 지사는 지난 2008년 12월 23일 경기도가 마련한 '지원증서 수여 및 꽃다발 증정식'에서 김연아 선수에게 "교복을 입은 김 선수의 모습을 보니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김 선수의 경기는 항상 손에 땀을 쥐고 보는데 서양인들보다 더 잘하고 더 예뻐 우리나라도 종자가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말해(<노컷뉴스>'은반위의 요정' 김연아, '교복입은 모습도 예뻐')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김 지사의 춘향전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은 '유감'을 표했다.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김 지사가 요즘 공무원들이 비리사건으로 국민들과 언론의 질타를 많이 받고 있는데 옛날과 비교하면 깨끗한 편이라는 생각에서 춘향전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표현한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 발언을 '유감'정도로 넘어가면 안 된다. 김문수 지사는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한겨레> 기사에 누리꾼 'chy***'는 "김 지사님. 춘향전이 그런 내용이면, 혹부리영감은 한탕주의를 조장하고, 햇님달님은 동물학대(수수밭이 왜 붉어졌는지...), 흥부전은 흥부가 놀부에게 빌붙어 '공짜밥'을 얻어먹으려는 포퓰리즘의 고전이겠구려... 장화홍련전은 자살을 조장하고, 심청전은 인신매매를 두둔하는 그런 글이겠구려"라고 비판했고, '진00'도 "당신은 방금 춘향을 말로 성폭행했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경향신문> '김문수 "춘향전은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는 이야기" 발언 파문'기사에도 누리꾼 'Deokj***'는 "제발.. 뚫린 입이라고 말 막하지 말고 때와 장소와 자신의 위치를 한번 더 생각하고 말했으면 좋겠다"라고 글을 올렸다. 또다른 누리꾼인 'la_ma***'는 "딴나라당에서는 연말에 '헛소리' 잘하면 상이라도 주나봅니다. 잊을 만하면 누군가라도 한마디 하네요. 무슨 노이즈마케팅도 아니고"라며 한나라당과 김 지사를 싸잡아 비판했다.

2011.06.23 21:04 ⓒ 2011 OhmyNews
#김문수 #춘향전 #여성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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