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풍 메아리에 또 다시 무너진 상주댐 제방을 보면 이명박 정권과 4대강 건설업자들의 무지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봄비에 상주댐 바로 곁 콘크리트도 붕괴되었습니다. 좁아진 두 개의 가동보로 쏟아져 흐르는 물살이 얼마나 거센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봄비에 제방이 무너진 후 다시 제방을 쌓아올렸습니다. 문제는 이전 제방보다 강 안쪽으로 툭 튀어나오게 쌓았습니다. 이미 완성되었던 무너진 제방을 다시 보강 공사하려니, 이런 구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겠지요. 그러나 강쪽으로 툭 튀어나온 이 제방이 가동보를 통과하여 흐르는 거센 물살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무너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상주댐 제방의 붕괴는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아주 상식적인 부실 설계입니다.
이제 상주댐 제방 붕괴를 막기 위해선 콘크리트로 처바르는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흙은 물론이요, 돌망태 제방으론 상주댐의 구조적인 부실을 막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콘크리트 제방 역시 낙동강 변종운하의 거센 물살이 가동보 두 개로 좁아진 상주댐에서 쏟아져 흐르는 거센 물살을 오래 견디지 못하고 붕괴를 반복할 것입니다.
상주댐 제방의 붕괴는 홍수를 예방한다며 건설한 4대강 사업이 오히려 홍수를 초래하는 재앙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주댐 제방의 붕괴를 막기 위한 유일한 답은 상주댐 철거 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설계 자체가 홍수를 부르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수십억 원 들여 수리 모형까지 다 했지만
제방 붕괴를 초래하는 상주댐 역시 수리모형실험을 다 했습니다. 모든 댐이 법적으로 수리모형실험을 거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댐 하나의 수리모형 실험 비용이 10억 넘게 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리모형 실험까지 마친 상주댐 제방의 연속적인 붕괴는 4대강사업이 얼마나 부실한 사업인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형식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수십억을 퍼부어 주었던 것처럼, 수리모형실험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안 완공을 위해 형식적인 절차로 국민 혈세를 퍼부어 준 것입니다.
지난해 여름 낙동강 함안댐 근처에 있는 수리모형실험 현장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실측에 나선 박창근 교수와 유원일 의원은 한강 이포댐 수리모형실험 실측 결과, 한강의 실제 거리와 수리모형의 수치가 틀린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수리모형실험에 수치가 다르다는 것은 홍수를 부르는 재앙이 될 수 있기에 그 실험 자체가 아무런 의미없는 일이 됩니다.
수리모형 실험 결과가 나온 후 완벽한 설계를 통해 댐을 건설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임기 안에 공사를 마치기 위해 우선 댐 건설을 시작하고, 그리곤 법적으로 요식행위를 위해 국민 혈세를 퍼부어 주며 형식적인 수리모형 실험을 한 것입니다. 그러니 수리모형실험을 하였음에도 제방의 붕괴가 거듭되는 것입니다.
비가 그치고 거센 물살이 빠지고 나면 곳곳에 무너진 제방과 다시 퇴적된 모래더미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은 결코 완성할 수 없는 재앙입니다. 국민의 반대에도 시작은 그들 마음대로 시작은 하였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계속 엄청난 혈세를 퍼부는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서울의 한강변은 전부 콘크리트 제방으로 되어 있습니다. 거센 한강 물살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자연하천을 깊게 파면서도 운하라는 국민적 의혹을 피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처바르지 않았습니다. 오랜 세월 흐르며 완만한 경사를 이룬 자연의 강을 급경사로 준설하고 콘크리트를 바르지 않았으니 무너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호국의 다리' 붕괴는 이미 2년 전에 예견된 일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홍수를 예방한다는 미명하에 시작하였지만, 오히려 홍수 재앙을 부르는 저주의 바벨탑이 될 것입니다.
그 증거가 바로 며칠 전 무너진 왜관 호국의 다리입니다. 그동안 태풍 매미와 루사 때에도 아무 일 없이 100년의 세월을 견뎌온 국가 문화재인 호국의 다리가 낙동강 준설 후 처음 닥친 태풍에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호국의 다리가 붕괴되자 4대강 사업의 영향이 아니라고 발뺌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부산국토관리청 담당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무너진 교각은 준설 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다리보호 공사를 하지 않았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다리가 무너지기 전 항공사진을 보면 무너진 교각만 보호공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붕괴된 교각이 준설범위를 벗어난 곳이라는 이명박 정권의 주장은 또 다른 항공사진을 보면 거짓임이 쉽게 증명됩니다. 반대편에서 찍은 항공사진에 따르면, 무너진 다리 아래 쪽 다리는 같은 위치에 있음에도 교각 보호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국의 다리가 붕괴되기 전후 사진을 비교해보면, 붕괴된 교각 주변에 준설이 이뤄진 흔적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설사 무너진 교각엔 준설이 이뤄지지 않았다 할지라도, 주변 준설로 수심이 깊어져 거세진 낙동강 물살이 교각의 붕괴를 초래하였다는 것은 여지없는 사실입니다. 준설의 범위를 벗어나있기 때문에 교량 보호공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책임회피에 불과합니다.
호국의 다리가 4대강 사업으로 붕괴될 위험이 있음은 이미 2년 전인 2009년 8월 26일 '나라발전과 지역경제를 망치는 4대강 사업'(http://blog.ohmynews.com/cbs5012/292713)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적한 바 있습니다.
호국의 다리가 붕괴되자 많은 사람들이 제 기사를 찾아내, 이미 2년 전에 호국의 다리 붕괴를 예언했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인터넷에는 '호국의 다리 붕괴 예언'이라는 주제어가 인기 있는 검색어로 등장하기까지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다리 붕괴를 예언한 제 기사를 다시 읽고 '성지 순례'왔다며 재치있는 댓글을 달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예언의 능력이 있어 호국의 다리 붕괴를 예언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강을 깊게 준설하고 제대로 보강 공사를 하지 않으면 다리가 무너진다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기초 상식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4대강 사업은 기초 상식조차 무시한 광란의 삽질이기에 곳곳에 재앙을 부르는 것입니다.
지난 5월 18일 구미 해평 취수장 사고로 5일간 단수가 되어 50여 만 명의 구미시민이 말 할 수 없는 고난을 당한 바 있습니다. 2년 전 바로 그 기사엔 호국의 다리 붕괴뿐 아니라, 4대강 준설로 인해 취수장 사고가 발생할 것임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4대강의 저주는 이제 시작에 불과
호국의 다리 붕괴와 상주댐 제방의 붕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건설업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 난장판으로 만든 4대강의 저주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자연의 역습이 시작된 것입니다. 파괴된 자연은 그대로 당하기만 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무모함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2년 전 호국의 다리 붕괴 기사를 읽은 많은 분들이 다음에 일어날 재앙이 무엇이냐고 물어옵니다. 이 역시 예언이 아니라 상식만 있어도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이제 곧 4대강에 세운 16개의 거대한 댐이 준공되고 물을 가두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물은 썩기 시작할 것입니다.
구미 해평 취수장의 단수 사고는 아주 작은 예에 불과합니다. 4대강 물이 썩기 시작하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취수원을 옮겨야하는 대재앙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사업의 모델로 제시한 여의도 앞의 한강엔 물이 가득하지만, 물이 썩어 취수장이 단 하나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22조 원을 퍼부은 4대강 사업의 재앙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4대강 사업으로 지천의 역행침식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붕괴되는 지천을 막기 위해 지천 살리기란 이름으로 또 얼마의 국민 혈세를 퍼부을지 모릅니다. 결국 4대강 사업은 나라 살림을 거덜 내는 망국적 사업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4대강에서 어떤 재앙이 계속 발생할지 두려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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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4대강의 저주' 예언, 소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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