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행정구역 통합에도 이익은 없다?

마산창원진해 통합 1년, 진해지역 시민단체-시의원 간담회 가져

등록 2011.07.19 11:07수정 2011.07.1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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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마산·창원·․진해시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이 넘었는데, 특히 진해지역의 경우 상권이 붕괴되면서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과 시민단체 대표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강당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진해지역은 집값·전월세 폭등으로 말미암아 서민들의 삶이 더 어려워졌다. 창원과 같은 학군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진해는 주변부에 해당되면서 신규 교사 위주로 배정되는 등 교육 불평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통합을 괜히 했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 윤성효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 윤성효

통합 창원시청사 위치를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다. 창원은 현 창원시청사를 리모델링하거나 39사단 터, 마산은 마산운동장, 진해는 옛 육군대학 터에 통합 청사를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합 당시 명칭은 '창원시'로 하고 마산·진해를 청사 1순위로 했던 것.

 

통합 창원시는 새 청사 위치를 정하기 위해 용역을 의뢰해 놓았는데, 용역 기간을 20개월로 했다. 2012년 총선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총선을 의식해 일부러 용역기간을 늘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합 창원시장은 한나라당 소속 박완수 시장이다. 전체 창원시의원은 55명인데, 진해 출신은 13명이다.

 

"진해, 여러 가지 불이익 감지되고 있다"

 

진해 사람들은 행정구역 통합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김헌일 의원(무소속)은 "통합 수순이나 절차가 잘못 됐다는 것은 거론할 필요가 없다"면서 "피부에 와 닿는 복지나 일자리, 도로정비, 상하수도 관계 등 생활과 연관된 모든 문제들은 제때 해결되지 않아 불편하다. 시민들은 소외되고 주변으로 내몰리고 있다. 여러 가지 불이익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용 의원(무소속)은 "지금은 창원시 집행부의 독단적인 행정 편의가 이루어지다 보니, 시민들은 쳐다만 보는 입장이다. 시민은 민원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균형발전이라기 보다 행정에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 인사만 해도 옛 진해지역 공무원들은 구청 내지 동사무소에 주로 가 있다"고 말했다.

 

전수명 의원(무소속)은 "옛 진해는 추경예산을 합쳐 3801억이었고, 부산신항만이 들어오면 5000억은 되는데, 지금은 예산 배정에 있어 절반도 가져오지 못한다. 집행부에 고함을 지르기도 했지만, 진해 구민들의 단합이 중요하다"면서 "통합은 백년대개를 본다고 했지만, 앞으로 20년, 30년 가도 이 모양 이 꼴일 것이다. 박완수 시장은 인구가 적은 진해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 지금 진해사람들은 다 울고 있는데 작은 사업이라도 주어 웃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 윤성효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 윤성효

"청사 1순위인 마산-진해가 연합해야"

 

통합 청사를 진해로 가져오기 위한 방안을 놓고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었다. 창원에서는 현 청사를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데, 진해 사람들은 진해구청사(전 진해시청사)를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광호 희망진해사람들 공동대표는 "마산·진해는 청사 문제를 빼고 무슨 균형발전을 이야기 할 수 있나. 지금은 창원이 다 차지하려고 한다. 1순위인 마산과 진해가 연합해야 한다. 시민단체들이 논의하고 의원들도 합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우서 의원(민주당)은 "예민한 문제다. 청사가 진해로 와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안타까운 것은 진해 출신 13명 의원들이 하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 문제만큼은 정당도 필요 없고 어떤 이유든 하나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신항 배후와 물류관광 창원에서 발전 가능성을 볼 때 진해가 중심지역이다. 진해는 창원 안의 작은 도시로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마산도 청사를 유치하려고 하고, 창원은 그대로 눌러 안기를 바란다. 그런데 마산과 진해 출신 의원들이 과반수가 되지 않는다. 진해·마산이 1순위로 가기 위해서는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우서 의원은 "마산과 연대해서 같이 가자고 하겠지만, 나중에 인원으로 보면 누가 유리하나. 정정당당하지 않다. 마산 의원과 동조는 반대다"고 말했다.

 

진해 출신 의원들이 왜 단합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주경돈(시민)씨는 "창원시청 공무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일하면 편하다고 한다. 시장이 가자는 대로 가기 때문이다. 통합 이후 진해구민들의 상실감은 크다"면서 "지금은 청사가 오지 않을 경우 야구장을 가져 오면 되지 않느냐는 밀약도 나오는 것으로 안다. 무엇보다 13명 의원이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용 의원은 "정당 소속이다 보니 공천 때문에 그렇다. 의원 배지를 유지하는 게 더 시급한지 모르겠지만, 오너(시장․국회의원)의 방향대로 옳든 아니든 그 방향대로 한다"고 말했다.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 윤성효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 윤성효

윤천삼(시민)씨는 "청사 문제를 부각시켜야 한다. 의원들도 의회 안에서 주장하고 시민단체도 나서야 한다. 용역 기간을 20개월로 해놓았는데, 단축시켜야 한다"면서 "의원들이 단합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있을 선거 때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재종 희망진해사람들 사무국장은 "통합준비위는 마산·창원이 청사 1순위라고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은 시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창원시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이라며 현 청사를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넣어 놓았는데, 통합 당시 합의사항을 보면 리모델링에 창원은 빠져야 한다. 현 청사를 리모델링하는 것은 시청을 빼앗아 가기 위한 수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해련 의원(민주당)은 "용역 기간을 20개월로 한 것은 내년 총선 때문이다. 의회 안에서도 많이 이야기를 했다. 기존 청사를 리모델링하는 방안이라면 창원만 넣을 게 아니고 옛 진해와 마산시청사도 될 수 있다. 청사 문제는 교통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해야할 일을 시민단체가 하고 있다"

 

투쟁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최충웅(시민)씨는 "투쟁해야 한다. 정치는 투쟁하지 않으면 얻는 게 없다. 용역 결과는 최고 지휘자가 바라는 대로 나온다. 의원들은 농성을 하든지 기자회견을 해서 목소리를 내야하고, 시민단체는 서명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통합은 영토변경과 비슷한데, 청사가 진해로 오도록 정치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해 출신 의원들은 너무 미약하다. 의원들이 해야 할 일을 시민단체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면 공동대표는 "마산진해 단체들이 연대해서 제기하려고 한다. '통준위'에서 명칭(창원시)과 청사 위치(마산진해)를 정해놓았던 원칙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면서 "나중에 마산과 진해가 싸울지언정 지금은 리모델링 방안에서 창원을 제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일하게 한나라당 소속이면서 참석했던 이성섭 의원이 발언했다. 그는 "당연하게 통합청사는 입지 조건이 좋고 중심기능을 할 진해 육군대학 터로 와야한다"면서 "통합 청사로 재정문제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마산과 창원으로 청사가 간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 것이다. 합리적인 조건에 부합하는 곳은 진해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 윤성효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한지 1년을 맞아 진해지역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속에, 18일 저녁 진해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민단체와 진해 출신 창원시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 윤성효

김윤자 진해여성의전화 회장은 "진해사람들이 위기의식에서 모였는데, 지금은 과거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며 "박완수 시장 의도를 알고 있어 문제를 삼는 것이다. 공정하고 타당하게 제대로 된 용역결과가 나와야 한다. 박완수 시장은 합리적이지 못하게 밀어붙이지만, 시민단체나 의원들은 근거를 갖고 합리적으로 주장을 해야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통합 당시 1순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섭(국민참여당)씨는 "압박 카드를 써야 한다. 정당이 못하고, 의원이 못하는 것을 시민단체가 하고 있다. 의원들이 열심히 하겠지만 시민들이 지켜보는 것은 그런 게 아니다. 청사를 놓치면 다 비게 된다. 힘이 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청사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더 논의해서 결정하기로 했으며, 집값 폭등과 신규교사 위주 배정문제, 상권 붕괴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2011.07.19 11:07ⓒ 2011 OhmyNews
#행정구역 통합 #통합 창원시 #희망진해사람들 #진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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