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뒤에서 목을, 큰 아이는 무릎 위에, 막둥이는 옆에서 즐겁게 놀았습니다.
김동수
아이들은 끝내 저를 물속으로 끌어 드렸습니다. 아빠와 처음으로 하는 물놀이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딸 아이는 목을 잡고, 큰 아이는 안기고 막둥이는 옆에서 물장구 치고 이렇게 시원한데 왜 지금까지 오지 않았는지 후회 막급이었습니다. 얕은데도 물이 정말 깨끗했습니다.
아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만난지 14년 만에 처음으로 물놀이를 왔으니 속으로는 '웬수'처럼 여겼을 것이지만 어릴 적 냇가에서 멱감던 실력을 뽐내려다가 물이 얕아 아이들과 물장구로 대신했습니다. 어린아이가 된 아내 모습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여보 우리 매주 물놀이 오면 안 돼요?""…""아니 먹을거리만 조금 사면 되는데 매주는 힘들어도 자주 오면 안 돼요.""그러지 뭐. 힘들 것 있나요. 나도 와보니까.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도 깨끗하고.""물도 얕으니까. 안전하고, 부대시절도 잘 되어 있어요. 약속 지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