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마트 진동 소동 한 달...시민들 "아직도 불안"

천장 마감재 떨어지는 사고에 '또 테크노마트?'...상인들, 손님 줄어 울상

등록 2011.08.05 08:42수정 2011.08.0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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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CGV 사고 부분 천장 마감재가 떨어졌던 강변 CGV 천장. ⓒ 문해인


강변 테크노마트가 또 다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난 7월 5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강변점에서 흔들림 현상이 발생해 입주민과 고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지도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지난 3일 오후 2시쯤 이 건물 10층에서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또다시 언론에 오르내리는 등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진동 소동 한 달을 앞둔 지난 4일 강변 테크노마트를 다시 찾았다.

진동 소동 한 달 제자리 찾나 했더니... 천장 마감재 떨어져 

여전히 논란이 있긴 하지만 지난달 5일 흔들림 원인은 일단 이 건물 12층 피트니스 센터에서 단체로 한 태보 운동 때문에 생긴 '공진 현상'(건물 고유의 특성인 진동 주기가 외부 흔들림 진동과 일치하면 에너지가 누적돼 진동이 커지는 현상) 때문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후 상인들이 각종 할인 행사에 나서는 등 각종 노력으로 강변 테크노마트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 했다.

그러다가 지난 3일 강변 테크노마트가 또 다시 저녁 뉴스에 올랐다. 이 건물 10층에 있는 CGV 천장 마감재가 8층 바닥으로 떨어져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린 게 화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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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사진 3일 사건 당시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 ⓒ 트위터 @yangderella@jhkorn77


다행히 천장 마감재가 떨어질 때 지나는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지만 가뜩이나 진동 소동으로 큰 생채기를 겪은 강변 테크노마트엔 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또 테크노마트야? 큰 사고 아니지만 사람들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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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떨어지는 거 아냐?' 3일 강변 테크노마트 10층 CGV 천장 마감재가 떨어졌다. 그 자리에는 임시 마감재가 붙어 있다. 8층 컴퓨터 상가를 지나는 사람들이 10층 천장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다. ⓒ 문해인

4일 오전 사고 현장은 쉽게 눈에 띄었다. 강변 테크노마트는 지상 8층까지가 컴퓨터 관련 기기 등을 파는 판매동이고 9층이 식당가, 10·11층이 CGV 상영관, 12층부터 사무실 등이 있는 업무동이다.


그 중 8층부터 10층 사이는 가운데가 뚫려 있어 10층 천장의 마감재가 8층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당일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에서 마감재가 떨어진 틈새로 천장 내부 구조물이 훤히 들여다보였지만, 4일 오전엔 이미 떨어진 자리를 흰색 마감재로 임시처리한 상태였다. 하지만 주변 보라색 마감재와 확연히 구분돼 오히려 눈에 더 잘 띄었다.


이날 낮 점심을 먹으러 9층 식당가로 내려온 업무동 사원들은 하나같이 천장을 가리키며 전날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이번 사고에 관심이 집중된 모습이었다.

마감재가 떨어진 8층 컴퓨터 상가를 지나는 사람들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10층 천장을 바라보며 서둘러 사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현장에서 봤을 때 생각보다는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한 달 전 진동 소동에 이어 발생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 했다.

상인들 "트위터 올린 사람들 원망스러워... 건물 관리나 잘 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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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테크노마트 8층 전날 10층 천장 마감재가 떨어졌던 강변 테크노마트 8층. 사람들이 지나다니다 맞았을 경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지점이다. ⓒ 문해인

연이은 사고로 가장 충격을 받은 건 다름 아닌 테크노마트 입주 상인들이었다. 한 달 전 사고로 이미 손님이 끊겨 매출이 줄었는데 다시 언론에 오르내려서 좋을 건 없기 때문이다. 

업무동 직원들을 주로 상대하는 9층 식당가는 타격이 크지 않아 보였다. 9층 식당가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전날 사건에 대해 "1미터짜리 인테리어 자재 하나 떨어진 건데, 뭐"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지난달 진동 사고에 대해서도 "지금은 괜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무동 직원들이 아닌 외부 손님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전자제품 상인들은 전날 사고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전날 마감재가 떨어진 지점 바로 옆에서 게임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8층 한 상인은 "많이 좋아지나 싶더니 또 이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잊혀질 만 하니까…. 바깥에서 보기엔… (큰 사고처럼 보였을 것이다.) 많이 타격받죠. 1층 보세요. 손님 있던가요? 오늘은 더 없네요. 원래 극장(10·11층 CGV)도 유동 인구가 많은데, 지금보단 훨씬…."

역시 8층에서 컴퓨터 관련 영업을 하고 있는 신형준 비앤비네트웍스 과장도 "손님이 더 없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어제 친구가 놀러 와서 점심을 먹고 왔는데 '쿵' 소리가 나더라고요. (지난달 진동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합판이 떨어진 건데 그걸 찍어서 트위터에 올리신 분이 원망스러워요. (진동 사건이 일어난) 업무동이랑 여기는 건물도 다른데."

이어 신 과장은 건물 소유 업체의 관리 소홀을 꼬집었다.

"관리나 잘 해줬으면 좋겠어요. 합판 안 떨어지게. (지난달 진동 사건이 일어나고) 이틀 동안 영업도 못 했어요. 그런데 국가에서 못 하게 했으면서 돈도 안 주고… 상인들에게는 밥줄이 걸린 문젠데…."

기자가 쭉 둘러보니 마감재가 떨어진 8층부터 의류와 화장품, 액세서리 등을 파는 지하 1층까지 모두 한산했다. 방학을 맞아 북적거리는 테크노마트 바깥 강변역 주변과는 대비됐다.

손님들 "불안하지만 장 보러 와야... 오래 안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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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CGV 8층 이하 테크노마트에 비해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10층 강변 CGV. ⓒ 문해인


한편 전날 사고 원인 제공을 한 10층 CGV는 제법 손님들로 북적였다. 유치원·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영화를 보러 온 김선영(33)씨는 "진동 사건을 알고는 있지만 이 주변에 살다 보니까 마트에 장을 보러 자주 오게 된다"며 "아무래도 어르신들은 (사건 이후) 주변 시장을 이용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진동 사건에) 무뎌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그래도 한번 오면 오래 있기 불안해 30분에서 1시간 정도 빨리 볼일만 보고 나간다"면서 "오늘은 아이들 영화 보여주려고 왔지만…"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영화를 보러 온 주변 광양고등학교 학생 이지현(17)양과 오세영(17)양도 지난달 진동 사건에 연이어 일어난 사고에 두려움을 나타냈다.

"(진동 사건 이후) 와서 직접 보니 실감나고 무서웠죠."

"진동 사건 날 원래 테크노마트를 오려고 했는데 안 오고 지나갔어요. 그 때 소방차랑 중계차 다 오고…. 이후에도 손님이 없으니까 영업을 안 하는 가게들도 많더라구요. 장사가 잘 안 되니까 (상인들이) 막 손님들 붙잡기도 하고…. 그래도 할인을 많이 해 주니까 (진동 사건 이후에도) 계속 왔어요."

CGV 강변점 역시 진동 사고 이후 7월 9일부터 2주 동안 영화요금 할인 및 3시간 무료주차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자가 "한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불안한가"라고 묻자, 이양은 "어제도 떨어졌으니 당연하다"라고 답했다. 상인들의 우려대로 많은 사람들이 전날 사고를 진동 사건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있었다.

솥뚜껑 보고 놀란 격?... 시민 불안감 씻을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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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테크노마트 1층 강변 테크노마트 1층. 방학 기간인데도 한산하다. ⓒ 문해인


한편 전날 사고에 대해 CGV 관계자에게 경위를 묻자 "지금은 인터뷰를 할 수 없다"면서 "건물에 문제가 있던 것이 아니라 인테리어 관련 철제물이 떨어졌던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지난달 진동 사고는 일단 '공진 현상'에 따른 것으로 판명됐지만 전날 천장 마감재가 떨어진 사고는 자칫하면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던 사고였다. 물론 지난달 진동 사고와 이번 사고를 연결 짓는 것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식으로 심리적 불안감에 따른 호들갑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사고로 상인과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테크노마트 관리업체 프라임산업에서 연이은 사고에 대해 명쾌한 원인 규명과 사고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는 상태에서 테크노마트를 이용해야만 하는 시민들은 늘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 문해인 기자는 <오마이뉴스> 14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문해인 기자는 <오마이뉴스> 14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강변 테크노마트 진동 #강변 CGV #프라임산업 #테크노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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