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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후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폭우피해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 남소연

▲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후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폭우피해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 남소연

중부지방 폭우 피해와 관련해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여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출석을 두고 공방을 벌였고, 정부는 이번 피해가 천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이번 현안보고에 앞서 야당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한나라당이 반대해 오 시장에 대한 출석요구는 못 하고 행안부장관과 소방방재청장 등이 출석했다.

장세환 민주당 의원은 "이번 폭우로 한국의 심장부인 서울에서 18명이나 숨졌는데, 피해상황은 어떻게 되고 대책은 무엇인지 얘기해야 할 서울시장은 보이지 않아 회의가 '앙꼬 빠진 찐빵'이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같은 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도 "서울시장이 이 자리에 나와야 수해 원인과 대책을 제대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 홈페이지에 보니 피해대책과 관련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고 무상급식 주민투표 홍보 내용이 전면에 나와 있는데,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도 "올해만큼은 아니었지만 작년에도 광화문 일대 침수사태가 있었다. 이후 대비할 시간이 있었고 대비 의무가 있는 서울시가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했는지, 인재인지의 부분은 밝혀져야 한다"며 "여야 간사 협의로는 논란만 일어나니 행안위원들의 의결로 위원장이 직접 오 시장의 출석을 요구해 달라"고 이인기 행안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간사인 김정권 의원은 "춘천시에서 산사태로 13명이 희생됐는데 그렇다면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불러야 하느냐"며 "수해방지 대책을 논의하자고 오 시장을 불러내면 민주당에선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야기를 할 것이고, 다른 형태의 정치 공세의 장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인기 행안위원장은 "국회 관행 상으로 재난 때 광역단체장이 출석한 예가 없고, 지방정부를 관장하는 행안부장관이 국민 앞에서 질의·답변했다"며 "오늘 회의 뒤에 양당 간사들이 협의해서 좋은 길을 찾도록 하자"며 현안보고를 진행시켰다. 그러나 오 시장 출석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했다.

"천재인데 인재 요소 있다" ... "광화문·강남역 침수가 어제 오늘 일?"

이후 맹형규 행안부장관과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을 상대로 한 질의는 '인재냐 천재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최근 몇 년 간의 기후 변화로 국지성 호우가 심해질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는데 '이런 폭우에 대비한 도시는 없을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은 '천재'의 뒤로 몸을 숨기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맹형규 장관은 "천재인 것은 틀림이 없는데, 그중에 인재적인 요소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광화문과 강남역 일대의 침수가 어제오늘일이냐. 알면서도 대비를 안 한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이명수 자유선진당 의원이 '인재라고 판단되는 부분은 뭐냐'고 묻자 맹 장관은 "우면산 산사태와 관련해 (산림청과 서초구청이) 통신하는 과정에서 잘못돼 제대로 준비 못한 것과, 지난해 9월 곤파스로 나무들이 많이 쓰러진 부분에 대한 방재공사를 했지만 예산확보가 늦어져 설계 및 시공이 늦어진 부분"이라고 답했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 등 침수된 서울시내 도로의 교통통제의 책임은 결국 서울시에 있는 것"이라며 "차량 침수 피해를 입을 사람들이 소송을 거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책임의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하고 이 때문이라도 오 시장의 출석이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