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야당 "조 회장 호소문은 알맹이 없는 변명"

민주노총 부산본부·금속노조 부양지부·민주당 부산시당 "책임 회피" 지적

등록 2011.08.10 13:45수정 2011.08.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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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0일 오후 2시 59분]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이 '정리해고 철회 없는 호소문'을 발표한 가운데, 노동계와 야당들은 "조남호 회장, 당신만 모른다"거나 "책임회피", "일고의 가치도 없다", "알맹이 없는 변명과 무책임"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 회장은 해외출장 53일만에 귀국해 10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이 부산을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3년 이내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여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야 했던 한진중공업 가족들을 다시 모셔 올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의 회견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와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민주당 부산시당은 논평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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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은 10일 오전 부산광역시청 기자회견장에서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호소문을 발표했다. ⓒ 윤성효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내용은 생각 없이 되풀이하는 앵무새같이 변한 것이 없다, 그동안 회사가 밝힌 입장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며 "'그동안의 3년이 고통스러웠던 시간'이라는 그 뻔뻔한 발언에 치가 떨린다, 현금배당까지 챙겨갔으면서 고통스럽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산본부는 "7개월이 넘게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두고 할 말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정리해고와 강압적 희망퇴직으로 삶터를 잃은 노동자들의 고통을 두고 고통스럽다는 조남호 회장의 발언은 '악어의 눈물'일 뿐"이라며 "10일 입장발표는 국면 전환을 위한 진정성 없는 발표"라고 일축했다.

조남호 회장이 희망퇴직자 자녀의 학자금 지급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100억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심산이다, 그 돈이면 인적구조조정이 아닌 방안을 찾을 수도 있는 금액"이라며 "조남호 회장의 머릿속에는 정리해고라는 단어밖에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부양지부는 "호소문에서 '한진중공업 가족' 운운하면서도 진작 쟁점이 되고 있는 해고자에 대한 '정리해고 철회'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해외에서 수주활동을 했다'고 하면서도 그 수주활동의 성과나 경과를 하나도 밝히지 않았다, 오로지 '회사정상화'라는 구체성도 없는 추상적인 발언만 내뱉고 있다"고 밝혔다.

부양지부는 "노사합의를 지킨다고 하면서도 왜 2007년에 '해외공장이 존재하는한 정년퇴직을 보장한다'는 노사합의와 2009년 12월 말부터 시작된 구조조정 당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정리해고는 중단한다)'며 맺었던 2010년 2월 26일 노사합의는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렸느냐"며 "정리해고 철회없는 조남호 회장의 발표는 '면피용 생색내기'에도 미치는 못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부산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조남호 회장의 호소문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변명과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조남호 회장은 아직도 한진중공업의 부당한 '정리해고'가 야기한 사회적 파장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는 사측에서 주장하는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문제와 의문을 남긴 '반사회적 사건'이며, 기업의 사회성과 이윤의 극대화를 극단적으로 배치되게 하는 '잘못된 경영관'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알맹이 없는 대책과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조남호 회장은 17일 국회 청문회에 '조건 없는 출석'으로 '대책 마련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며 "신뢰 잃은 '노사자율협상'만을 주장하지 말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범시민 조정협의회'를 통한 사태 해결방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조남호 회장의 호소문은 "정리해고를 정당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고작 이런 얘기와 대안을 제시하려고 지난 두 달동안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해외 도피성외유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일말의 사과나 반성을 찾아 볼 수 없는 조남호 회장의 오늘 대국민 호소는, 차라리 국민에 대한 모욕이며 선전포고이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해 국회 청문회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시당은 "어떻게든 김진숙 지도위원을 크레인에서 내려오게 하고, 희망버스만은 막아보겠다는 물타기이며, 결국에는 조남호 회장 출석을 막아보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조남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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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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