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처리 바자회의 운동화 코너 모습 운동화를 전문적으로 팔고 있는 코너에 들어가봤다. N사, F사 등 유명 브랜드들의 운동화가 진열돼있었다. 모두 모조품이다.
강신우
"운동화 만 원! 전부 국산입니다! 들어와서 신어보세요, 삼촌!"
손에 장갑을 낀 한 아주머니 판매원이 부르기에 운동화 전문 코너로 들어가봤습니다. N사, F사 등 유명 브랜드 운동화 제품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N사 제품을 손에 들고 있으니 아주머니 판매원이 다가와 귀띔합니다.
"학생이 젊으니까 얘기해주는 건데, 사실 N사 아니야. 짝퉁도 아니고, 그냥 신발이야. 중국산 아니고 모두 국산이니까 착용감은 좋아, 하나 사가지고 가, 응?"
신발 밑을 들춰보니 'made in korea'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었습니다. 품질보증서가 달려 있기에 봤더니 부산시 부산진구에 있는 D산업에서 만들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게 다 국산이에요?"
"사실 이것만 국산이고 나머진 다 중국산이야. 이거 만 원에 팔아도 우린 700원 남아. 그거 갖고 뭐 먹고 살아? 이런 얘긴 잘 안하는데 학생이니까 해주는 거야."
"700원 남겨서 소년소녀가장돕기가 되나요?"
"그거? 몰라. 주최하는 데서 알아서 하는 거지, 우리는 물건만 팔면 되니까."
유명 브랜드 제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짝퉁도 아닌, 그냥 신발이라는 아주머니의 설명이 퍽 우습게 들립니다. 멀찌감치 보면 분명 유명 브랜드 제품입니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풀칠이나 재봉질이 서투르고 모양이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아주머니는 어떠실지 모르지만, 일반 사람들은 이런 물건을 보고 '짝퉁'이라고 부릅니다.

▲화장실에까지 쌓아놓은 짝퉁 상품들 3-A관 안에 있는 화장실. 물건이 얼마나 많았으면 놓아둘 데가 없어서 화장품 안에까지 쌓아놓았다.
강신우
땡처리 바자회 행사장에는 주로 나이 많으신 어르신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나, 대학생들도 한번씩 찾아오긴 했지만 물건을 사는 젊은 사람은 1시간 동안 한번도 보질 못했습니다. 동남아 지역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은 봤습니다. 서투른 한국말로 "2만 5천원, 3만 원"하며 운동화를 사고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와 땡처리 바자회 행사장을 나오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교복을 입은 남학생 두 명은 "유명 메이커 있다고 해서 보러 왔는데 다 짝퉁"이라며 실망한 모습이었습니다. 티셔츠 하나를 구입해 나오면서도 꼼꼼히 살펴보던 한 할아버지는 "이게 짝퉁이라고? 허허 참..."이라며 역시 실망한 표정이었습니다. 흰색 비닐봉투에 물건을 담아 나오시는 한 할아버지는 "짝퉁인 거 다 알고 사는 거지 뭐. 싸잖아"라며 유유히 걸어가십니다.
벡스코의 규정 상 임대 허가를 한 번 내주면 다시 취소할 수가 없다는 벡스코 관계자의 설명을 뉴스를 통해 전해들었습니다. 대신에 바로고침 현수막을 달았다고는 하지만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이해 당사자들은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며 주말을 넘기고 있는 동안, 많은 부산 시민들은 지금도 벡스코에 들려 짝퉁 물건을 헐값에 사가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회의장소이자 전시장소인 벡스코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땡처리 바자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형편없는 후진국 수준'의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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