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이화여대 교수
남소연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야권은 '범야권단일후보'를 위한 경선레이스에 돌입했는데, 이번 선거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나.
김수진 "박원순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층이 흔적 없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박영선 예비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선거에서 야당 지지층의 투표행태를 보면, 주어진 분위기나 감성에 휘말리지 않고, 냉정하게 대국을 바라보면서 투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같은 경향은 여당 지지층에 비해 훨씬 높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이번 경선에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국을 바라보고 냉정하게 지지후보를 판단할 것으로 본다. 내가 지지하는 민주당이 더 좋은 정당으로 성장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큰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잘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병천 "박원순 예비후보의 경우에는 선거 초반 안철수 현상으로 드러났던 거품이 조금씩 꺼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경선 과정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TV토론에서 보여준 두 후보에 대해 배심원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는데, 아무래도 주요정책에 대한 각각의 입장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 박원순 예비후보가 승리를 낙관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이번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초래된 측면이 크다. 따라서 초기에는 한나라당 심판, 민주당 완승이 예상됐지만, 안철수와 박원순의 등장으로 상황은 엄청나게 변한 상태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시민후보'의 등장인데, 시민사회의 정치참여 어떻게 생각하나.김수진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정당정치의 중심성과 중요성을 강조한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 정당정치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를 한다. 그래서 2002년 노무현 현상과 같은 '운동의 정치'가 사실은 정당정치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우려한다.
그런데 나는 이것의 인과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운동의 정치가 한국 정당정치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냐, 혹은 한국 정당정치가 국민의 기대만큼 제대로 발전하고 성장하지 못해 이걸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른바 '시민정치' '운동의 정치'가 나타난 것이냐,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안철수, 박원순 현상이 보여주는 것은 정당정치의 위기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반대로 한국정당정치가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이것을 위기에서 구하려고 나타난 게 아닌가 싶다. 이 점을 냉정하게 잘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왜 안철수현상이나 박원순현상이 나타났는지, 대입해도 같은 얘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정치적 동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한국정치의 새 판 짜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새로운 정치동력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 박원순표 시민정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한국사회가 어디에 서있는지 직시를 해야 한다.
현재 한국이 도가니 상태에 처해 있다는 점 말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분노의 도가니로 들끓고 있다.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변화와 인물을 열망하는 상태다.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민사회의 정치참여는 이 맥락에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