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분해'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수난, 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모터쇼서 수입차 분해 전시

등록 2011.10.05 19:08수정 2011.10.0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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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대·기아자동차는 5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남양 기술연구소에서 연구개발 모터쇼를 열었다. 사진은 일본 친환경차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절반을 잘라 분해해 놓은 모습.

현대·기아자동차는 5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남양 기술연구소에서 연구개발 모터쇼를 열었다. 사진은 일본 친환경차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절반을 잘라 분해해 놓은 모습. ⓒ 김종철


"아... 이것을 이렇게 돌려서 집어넣었네. 훨씬 깔끔하고, 밀착도가 분명하네. 여기 이쪽 사진 좀 찍으세요."

5일 낮 경기도 화성의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잔디 광장 한켠. 일본을 대표하는 토요타자동차의 캠리 하이브리드 앞에 자동차 엔지니어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차를 꼼꼼히 둘러보면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이들 앞에 놓여있는 차가 캠리 하이브리드는 사실은 자동차 앞 보닛의 브랜드 로고를 보고서야 알 정도였다. 차 외부뿐 아니라 내부의 모든 부분의 절반이 철저히 분해돼 있었다. 자동차 내부 핸들까지도 절반으로 잘라서, 가죽 재질과 안감 등도 훤히 볼수 있게 돼 있었다.

자동차 설계쪽 업체에 일한다는 김정기씨는 "중소업체들 입장에선 수입 명차 내부를 제대로 뜯어보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렇게 완전히 분해된 모습을 가까이에서 직접 만져보고, 들여다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입 명차 철저히 분해, 이색 모터쇼... 협력업체와 동반성장 취지

또 한켠에선 아예 유명 수입 자동차의 골격만을 그대로 전시해 놓기도 했다. 수입 명차만 분해돼 있는 건 아니다. 현대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국산차들도 자신의 실체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였다. 현대차 협력중소업체에 다닌다는 이정석씨는 "이곳에선 현재 자동차시장에서 볼수있는 고급차부터 경차에 이르기까지 기술과 동향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행사는 올해로 여덟번째다. 행사 이름도 '연구개발(R&D) 모터쇼'다. 모터쇼라는 이름답게 독일의 베엠베(BMW)를 비롯해 벤츠, 포르쉐 등 세계 최신 자동차들 수십여 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국내외 내로라는 차들은 거의 다 보였다.


해외 자동차 회사들 역시 경쟁업체들이 생산하는 차를 내부에서 직접 분해하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외부에 공개되는 대규모 행사를 갖는 것은 현대기아차가 처음이었다.

지해환 현대차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자동차 기술이 새롭게 변하고 있으며, 완성차 혼자만 기술혁신을 이룰 수는 없다"면서 "협력업체들과 함께 신차 개발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연구와 기술개발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연구개발 모터쇼는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전기차 닛산 리프도 수술대에 오르다

a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일본 전기차 닛산 리프에 대한 분해작업이 언론에 공개됐다.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일본 전기차 닛산 리프에 대한 분해작업이 언론에 공개됐다. ⓒ 김종철


이날 모터쇼 현장에 앞서, 현대차는 기술연구소의 분해연구실을 기자단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선 전기자동차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일본 닛산 '리프'의 분해 작업이 진행됐다. 이곳에선 1년에 20여 대의 수입 자동차들이 분해와 해체 작업에 사용된다. 분해와 해체 작업에는 현대차뿐 아니라 협력업체 엔지니어들도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이날 닛산 리프 분해 작업에선 현대차 엔지니어 등이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직접 떼어내는 작업을 선보였다. 또 자동차 앞 범퍼를 비롯해 주요 부품들을 떼어내 공개했다.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동희산업에 다니는 이수철씨는 "수입차 분해 작업에 참여하다 보면 글로벌 자동차 동향을 직접 눈으로 볼수 있다"면서 "회사는 신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설계 등에서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현대차 연구개발분야에서 23년쨰 일하고 있는 조성운씨는 "올해 국내외 경쟁자동차 분해 분석 계획은 22대였고, 현재 13대가 완료된 상태"라며 "경쟁 회사별로 기술의 장단점과 신기술 경향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 모터쇼는 오는 8일까지 경기도 화성의 남양연구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현대차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회사와 지역 주민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현대차 쪽에선 연구개발 모터쇼를 단순한 자동차 전시를 넘어서,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강화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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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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