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병사가 촬영한 1953년 군산시내, 영화 포스터와 판자울타리가 죽성동 가설극장 앞길이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조종안
- 컬러사진 영상을 흥미 있게 봤는데요. 1950년대 사진들은 어디에서 구했나요? "1953년 8월에서 12월까지 군산 비행장 공병대에 근무한 미군 병사 '켈트 이스버그'(Keith V Eisberg)씨가 촬영한 사진입니다. 모두 63장인데요. 옥서면 중제, 하제마을, 우마차가 활보하는 시내, 한복 차림의 노인과 아주머니들, 피난민 유입으로 임시가옥이 즐비했던 구 조선은행 부근입니다. 군산이면서도 모두 낯선 모습들이죠."
- 미군이 직접 기증해주었나요?"군산 영어체험학습센터 정회상 원장과 김용구님을 통해 전달받았습니다. 기증자 켈트 이스버그씨는 두 분을 통해 전달한 편지에서 한국이 발전한 모습에 경의를 표하며, 이 사진들이 과거에 대한 회상과 함께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자료로 사용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 휴전협정(1953년)이 맺어지던 해여서 많은 사연을 담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방문객들 반응은? "다이나믹한 전시회를 생각하고 있다가 슬라이드 필름을 받아 영상으로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좋습니다. 며칠 전에는 사진 속 모델(엿장수 할아버지) 아들이라는 분이 오시더니 눈물을 흘리며 자기 아버지라고 하는 거예요. 집에 아버지 사진이 없다고 해서 출력을 해 드렸습니다.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지금은 사라진 '똥구루마' 사진도 있고, 엉덩이가 보이는 바지차림의 아이, 거리에 장작을 쌓아놓은 모습, 거리에 생활용품을 펼쳐놓은 상점, 적산가옥이 즐비한 거리, 구시장(공설시장) 남문 입구, 남루한 옷차림의 아이들, 쌀을 가득 싣고 가는 소달구지, 미군과 노는 아이들 등 사료적 가치가 높은 사진이 많았다.
김중규 학예사는 "모든 걸 돈으로 따지는 시대에 타 시군 학예사들이 믿지 않을 정도로 많은 유물을 기증해준 군산 시민과 단체에게 감사드린다"며 "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기증품 하나하나 더욱 소중히 관리하고 보존해서 후대에까지 계승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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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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