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기물 파손? 면담 거부한 여당 책임이다"

경찰 여당 경남도당 항의 방문자 조사... 시민단체 '반발'

등록 2011.11.25 17:16수정 2011.11.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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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경남지역 '한미FTA 비준 저지 투쟁'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어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창원서부경찰서와 창원중부경찰서는 한나라당 경남도당을 방문해 항의하고 촛불거리행진을 벌인 것과 관련해 '한미FTA 저지 경남운동본부'(아래 경남본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경남본부는 한미FTA 저지 투쟁과 관련해 한나라당 경남도당 항의방문을 다섯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경남본부는 지난 10월 12일과 25일, 11월 15일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한나라당 경남도당을 방문을 시도했다.

a  22일 저녁 '한미FTA 저지 경남운동본부'가 국회 날치기 처리에 규탄하며 경남 창원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항의하기 위해 당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찰이 막으면서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22일 저녁 '한미FTA 저지 경남운동본부'가 국회 날치기 처리에 규탄하며 경남 창원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항의하기 위해 당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찰이 막으면서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 윤성효


또 이들은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된 지난 22일과 23일에도 항의 방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경남도당은 알루미늄 출입문을 닫고 거기에 쇠사슬로도 잠궈놓았다.

또 한나라당 경남도당은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해, 다섯 차례 모두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다. 경찰은 '질서유지선'을 설치해 놓기도 했다. 질서유지선은 건물 계단 앞에 설치하기도 했고, 한때는 도로 앞까지 나와 설치했다.

시설보호 요청을 받았던 경찰은 "한나라당 당직자가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항의 방문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날치기 처리된 22일 오후 노동자·농민 등 시민 100여 명이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 모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는데, 당시  경찰의 저지선이 뚫렸다.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한 경남운동본부'는 15일 오전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1%만을 위한 그들만의 잔치 한미FTA 비준 중단하라"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항의방문하러 갔는데, 한나라당이 철문을 내려 놓고 좌물쇠로 잠궈 놓자 항의문을 써서 붙여 놓았다.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한 경남운동본부'는 15일 오전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1%만을 위한 그들만의 잔치 한미FTA 비준 중단하라"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항의방문하러 갔는데, 한나라당이 철문을 내려 놓고 좌물쇠로 잠궈 놓자 항의문을 써서 붙여 놓았다. ⓒ 윤성효


이 과정에서 기물이 파손되기도 했다. 1층에 있는 '한나라당 경남도당' 간판이 깨지고, 3층 계단에 있는 출입문이 부숴졌으며, 4층 회의실 간판이 손상됐다. 한나라당 도당은 이날 5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창원서부경찰서는 한나라당 도당 시설물 파손 등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25일 오후 한나라당 도당 당직자를 불러 피해자 조사를 벌였으며, CCTV와 언론사 취재 자료 등을 바탕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재물손괴, 야간건조물침입, 폭력행위 등의 혐의로 조사할 방침이며, 신원확인과정을 거쳐 소환 대상을 대략 1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창원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우선 피해자 조사부터 한 뒤 대상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지도부와 건물 안에 들어간 사람들이 우선 대상이다"고 말했다.


또 23일 저녁 시민들은 촛불거리행진을 벌였다. 시민 300여 명은 창원 정우상가 앞에 모여 2km 정도 떨어져 있는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비준 무효 명박 퇴진'이란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했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이날 거리행진과 관련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a  22일 저녁 '한미FTA 저지 경남운동본부'가 국회 날치기 처리에 규탄하며 경남 창원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규탄집회를  연 뒤 항의방문하려고 하자 경찰이 막아서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경남도당 간판이 부숴졌다.

22일 저녁 '한미FTA 저지 경남운동본부'가 국회 날치기 처리에 규탄하며 경남 창원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규탄집회를 연 뒤 항의방문하려고 하자 경찰이 막아서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경남도당 간판이 부숴졌다. ⓒ 윤성효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정당이라면 언제나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특히 민중생존권으로 방문했는데, 무조건 거절하고 공권력을 동원해서 막는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시설물 파손은 일방적으로 방문을 거부하고 경찰을 동원해 물리력으로 막았기 때문에 발생했다"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는 "어떤 행위에는 원인과 배경이 있다. 한나라당은 방문할 때마다 문을 걸어 잠구었으며, 안에 사람이 있는 데도 그랬다. 경찰은 '질서유지선'을 도로에까지 설치했는데, 그런 행위들이 시민들을 자극한 측면이 있다"면서 "집권 여당이라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기자회견과 촛불집회 등을 통해 한미FTA를 통과시키지 말라고 했는데, 한나라당은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성난 민심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경남도당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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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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