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함세웅 신부 등 사회원로들이 <조중동> 방송(종합편성채널)을 '반민족' '반민주' '반통일'로 규정하고, 거부한다고 밝혔다. 특히 함세웅 신부는 이들 방송을 종교적으로 규정해 "모든 인류는 아담과 하와의 후손으로 원죄를 갖고 있는데, 그들을 속인 악마, 사탄의 후손이 바로 조중동"이라면서 "이들을 퇴치하지 않으면 구원이 불가능하다"라고까지 강조했다.
그동안 나는 <조중동>이 교묘한 언사로 역사를 왜곡하는 것도 많이 봐왔다. 또한 정치적 견해가 다르면 무조건 '좌파'라고 하며 편 가르기를 서슴지 않는 모습에서 '저게 무슨 언론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기에, 함 신부의 말에 공감한다.
왜 공감이 갔느냐 하면, 이들 매체 때문에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면 됐지, 갈등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든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고, 심지어 아주 극단적인 의견 대립도 있기 마련이다. 이럴 때 시시비비를 가리는 건전한 언론이 살아 있으면, 의견 대립을 중화하고 국가와 민족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다. 그래서 언론을 가리켜 사회적 목탁이라고 하기도 하고, 사회적 공기(公器)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조중동>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을 정도로 사회적 갈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으로서는 한쪽의 가치에 편향돼 있다는 것이다.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극단적으로 편향돼 있으면, 그 언론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언론을 악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런 면에서 나는 함 신부의 말에 공감하는 것이다.
최근 정연주 전 KBS사장은 자신의 저서 <정연주의 증언>을 통해 '<조중동>이 불원간 몰락할 것'이라는 '예언'도 내놨다고 한다. 그는 '종이신문 시장이 이미 사양길에 들어섰는데 <조중동>은 자신들이 누리던 영향력의 추락에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무리하게 방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시청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또한 그는 '방송은 신문과는 달리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결국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조중동>의 임박을 점친 것이다.
정 사장의 말은 귀담아 들어볼만 하다. 하지만 그동안 상식을 넘어선 행보를 보여준 <조중동>이 재벌들과 함께해 새로운 경지를 열어 놓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나 나는 요즈음 '천사의 타락이나 인간의 범죄와 같은 고통스러운 역경도, 하느님께서는 세상에 당신 팔의 힘을 펼치시어 완전한 사랑을 베풀기 위한 기회와 도구로서만 허락하셨다'(가톨릭교리서 760)는 구절을 음미한다.
밤이 깊으면 새벽도 가깝다는 말이 있다. 하늘을 속일 수 없는 것처럼, 그들은 양심의 소리와 그 소통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양심의 소통은 우리 손안의 SNS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지금 정말 역사적인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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