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잡은 롬니, 최종 후보될 확률은?

미트 롬니,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 샌토럼의 부상은 걸림돌

등록 2012.01.04 18:17수정 2012.01.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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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국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를 보도하는 CNN. 사진은 1위르 차지한 미트 롬니(왼쪽)와 2위 릭 샌토럼(오른쪽)

미국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를 보도하는 CNN. 사진은 1위르 차지한 미트 롬니(왼쪽)와 2위 릭 샌토럼(오른쪽) ⓒ CNN


2012 미국 대선의 시작을 알리는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예비경선)는 예상대로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의 승리로 끝났다. 2위는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차지했다. 샌토럼은 롬니와 나란히 득표율 25%를 기록했지만 불과 8표가 모자랐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1936년 257표 차이로 1, 2위가 결정된 사우스 다코타 프라이머리를 넘어서는 공화당 경선 역사상 가장 최고의 접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더 크게 웃은 쪽은 샌토럼이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차례도 1위에 올라보지 못한 샌토럼은 불과 며칠 전부터 지지율이 급속도로 상승하며 론 폴 전 하원의원, 뉴크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을 제치고 2위에 오르는 반전을 이끌어냈다.

전국적 인지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온 샌토럼이 이날 개표 막판까지 롬니와 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결과는 롬니가 이겼지만 대결은 샌토럼이 이겼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아이오와 승리, '후보 직행'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예비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가 미국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최종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2008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34%를 휩쓸며 1위를 차지했지만 정작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는 득표율 13%로 4위에 머물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몫이었다.


매케인은 비록 아이오와에서 패했지만 뉴햄프셔,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하며 바람을 일으켰고 결국 최종 후보가 되었다. 매케인은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했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 1988년 조지 H. W. 부시 역시 아이오와 코커스 1위를 놓쳤지만 공화당 후보가 되어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민주당 역시 2000년 앨 고어, 2004년 존 케리, 2008년 오바마가 아이오와 코커스 1위를 차지하며 대통령 후보가 되었지만 1992년에는 아이오와에서 불과 득표율 3%에 그쳤던 빌 클린턴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었다.

다만 아이오와에서 3위권 밖으로 밀려나면 사실상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언론과 유권자의 관심이 상위 3명에게 집중되면서 나머지 후보들은 선거자금과 지지자들을 모으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일부 하위권 후보들은 벌써부터 중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날 득표율 5%로 6위에 그친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누가 뭐라고 해도 끝까지 갈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롬니, 예상 밖 고전... '텃밭' 뉴햄프셔가 관건

a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최종 결과를 보여주는 <워싱턴포스트>의 그래프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최종 결과를 보여주는 <워싱턴포스트>의 그래프 ⓒ Washington Post


아이오와에서 승리를 거둔 롬니는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으론 걱정이 더욱 많아졌다. 분명 이번 승리로 인해 롬니가 얻은 것은 많다.

롬니는 모르몬교 신자다. 아이오와의 보수적인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모르몬을 이단으로 여기면서 종교 문제는 롬니의 '아킬레스건'이었다. 다른 후보들 역시 롬니의 종교를 파고들며 공격했다.

4년 전에도 아이오와에서 기독교 복음주의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허커비에 밀려 아쉽게 2위에 그쳤고 결국 경선에서 탈락했던 롬니에게 이날 승리는 더욱 의미가 클 것이다.

사실 롬니는 아이오와에서 2, 3위만 해도 만족할 수 있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선두권을 지켜왔고 1주일 후 자신의 '텃밭' 뉴햄프셔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거센 센토럼의 돌풍이 걸림돌이다. 롬니로서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반발이 역시 만만치 않았음을 절감했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롬니가 4년 전과 똑같은 문제를 남기고 아이오와를 떠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샌토럼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비록 선거 막판 가파른 지지율 상승으로 2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여전히 롬니보다 인지도는 물론이고 선거자금 동원력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롬니를 제외하고는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등락도 걱정이다. <뉴욕타임스>는 "한 달 전에는 깅리치, 며칠 전에는 폴, 하루 전에는 샌토럼이 대세였다"며 아직 누구도 안심할 수 없음을 경고했다.

만약 1주일 후 뉴햄프셔에서도 상위권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샌토럼의 돌풍이 예상보다 빨리 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대보다 저조한 투표율... 공화당 '울상'

아이오와 코커스에 미국 전역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공화당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투표율에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4년 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당원 12만 명이 참여했던 공화당과 달리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맞붙었던 민주당은 무려 22만 명의 당원이 참여하면서 막강한 세력을 과시했고 결국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이날 최소 14~15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공화당으로서는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4년 전보다 투표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가장 경쟁력있는 후보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화당으로서는 앞으로 남은 경선의 흥행을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았다.
#공화당 #미국 대선 #미트 롬니 #릭 샌토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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