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에서 '정치신인'이 살아남는 방법

앞치마 두르고, 명함에 사진 안 넣고..."신인에게 이득 아닌 덜 불리한 조건 줘야"

등록 2012.02.12 20:26수정 2012.02.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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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인에게 가장 절박한 것은 이름 석자를 알리는 일이다. 인지도가 낮은 까닭에 정치 신인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출퇴근시간 지하철 인사부터 노인정, 부녀회 방문도 모자라 졸업시즌에는 졸업식장까지 달려간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하게 인상을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치신인들은 대중들에게 자신들을 각인시키기 위하여 어떠한 활동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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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필 예비후보는 명함에 얼굴 사진을 넣지 않고 연하장처럼 제작했다. ⓒ 양순필


지역구민들의 손에 쥐어지는 명함부터 차별화하고 있다. 경기 광명갑의 양순필 예비후보(통합진보당)는 명함에 얼굴을 넣지 않았다. 설 전후로 제작한 명함은 연하장 느낌이 나도록 했다. 명함에 사진을 넣지 않았더니, 길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더 자세히 보아야겠다고 하는 등 더 큰 관심을 받았다. 또 양순필 예비후보는 거리 인사를 할 때 스마트패드를 가지고 나가 동영상을 활용하여 자신을 홍보해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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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준 예비후보는 동작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자신을 '동작지킴이'로 내세우고 있다. ⓒ 허동준


다른 후보자들과의 차별성을 자신의 특징으로 어필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동작을 허동준 예비후보(민주통합당)는 지역위원장으로서 지역을 위한 일한 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스로를 '동작지킴이'라고 표현하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 지역은 같은 당의 천정배 의원이 정몽준 의원과 붙기 위해 출마를 고려했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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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룡 예비후보는 자신의 신체적 특정을 재미있게 표현,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 정왕룡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문구화하여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 김포 정왕룡(통합진보당) 예비후보는 스스로를 '김포대두'라 부르며 친근하게 대중들에게다가가고 있다. 또 흑룡의해를 자신의 이름과 연관지어 홍보하고 있다. 쉽고 재미있게 자신을 알리기 위함이다.

경기안양 동안갑의 민병덕 예비후보(민주통합당)는 스스로를 '해남막둥이'라고 부른다. 호남향우회에 어필도 하고 막내의 귀여움도 내세운다. 이 이름으로 어르신들께는 '애교'도 부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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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후보는 선거사무실을 '카페'처럼 꾸며 지역주민들이 편히 찾아와 쉴 수 있게 만들었다. ⓒ 마정윤


명함에도 근엄한 증명사진 대신 앞치마를 두르고,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을 사용했다. 민 후보는 선거사무실도 카페형으로 꾸며 지역주민들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제로 이러한 활동들이 입소문을 통해 퍼져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신인들의 활동에는 한계가 있다. 오죽했으면 한 예비후보는 "발가벗고 뛰어서라도"라는 표현을 썼을까. 그래서 많은 정치신인들이 사용하는 방식이 기존 정치인에 기대는 것이다.


안양의 민병덕 후보는 처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캠프활동 경력을 전면에 내세워 "안양의 박원순"이란 타이틀을 사용했다. 통합진보당 후보들도 당이 생긴 지 얼마 안 된 데다, '민주통합당'과'통합민주당'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 때문에 거리인사 때는 될 수 있으면 '통합진보당' 팻말을 가지고 나간다. 명함에도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을 함께 새겨넣는다.

민주통합당 정치신인이 직면하는 또 한 가지 벽은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기성 정치인이다. 때문에 정치의 새바람을 위해 3선 이상의 정치인은 불출마하는 바람이 불기를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난 8일 창립한 야권정치신인연대인 '희망코리아정치연대'는 창립대회에서 별도의 결의문을 통해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상대로 예비 정치인, 신진 정치인으로서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과감한 인적 쇄신과 기득권 내려놓기로 국민에게 감동을 달라"고 요구했다. 즉 전현직의원이면서 지역위원장인 후보와 맞붙게 되는 정치신인의 경우에는어려움이 많으므로, 컷오프과정을 통해 가장 유력한 정치신인과의 1:1 구도를 만들어 경선과정을 압축적이고 밀도있게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경선선거인단 구성에도 연령별, 지역별, 성별 비율의 합리적 구성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희망코리아정치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민병덕 예비후보는 이것은 정치신인에게 이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덜 불리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2총선 #정치신인 #민병덕 #허동준 #양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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