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종단 모임 "제주 해군기지 동북아평화 해칠 것"

대전충남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성직자들, 해군본부 앞에서 기자회견

등록 2012.02.13 16:20수정 2012.02.13 17:31
0
원고료로 응원

대전충남 4대 종단 모임 대표들이 13일 오전 충남 계룡시 계룡대 앞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대전충남지역 4대 종단 모임의 성직자들이 해군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또 앞으로 1주일 동안 1인 시위도 펼칠 계획이다.

대전충남목회자 정의평화실천협의회와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정수사, 원불교 환경연대 대표자들은 13일 오전 해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시 계룡대 제2정문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와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손에는 '중단하라 제주 해군기지', '돌멩이 하나 꽃 한 송이도 건드리지 마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함께 목소리를 높여 "가만둬라 구럼비!", "강정마을에서 떠나라!"고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인사말에 나선 강승수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은 "칼을 붙잡고 사는 사람은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바로 지금 미국이 그 꼴인데, 우리 나라는 그 난파돼 가는 배에 빌붙어서 해군기지를 내어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사 원우스님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타인을 제압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 상대를 포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라며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무력으로 남을 굴복시키려는 무기로 제주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평화를 해칠 것이다,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남재영 대전충남생명평화정치기독교행동 상임대표는 "성경에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 제주 해군기지는 오히려 평화로운 마을을 부숴 무기고를 만드는 것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체 무슨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비록 오늘 우리의 몸부림은 겨자씨만큼 작은 것이지만, 평화의 마을 강정마을을 지켜내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재영 대전충남생명평화정치기독교행동 상임대표가 13일 오전 충남 계룡시 계룡대 제2정문 앞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제주 해군기지 아시아 평화 위협하는 존재 될 것"

이들은 또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해군이 건설하려는 해군기지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체들을 죽음으로 몰아갈 것"이라며 "제주 해군기지는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와 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제주에 건설하는 해군기지는 전략상으로 고려해야 할 지형이나 기후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위치에 속해 있다"며 "특히, 이명박 정부는 민주적인 절차와 합의, 그리고 보상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국민을 폭력으로 억압하며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과 성직자, 활동가 등을 경찰과 군인이 동원되어 폭행하고 불법 연행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강정에서는 국민의 생명과 인권보다는 해군과 시공사의 탐욕과 불법이 더 우선시 되고 보호받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 대전충남 4개 종단 모임은 정부와 해군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진정으로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들은 정부와 해군에 대해 ▲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제주도민과 국민 앞에 사죄할 것 ▲ 제주에서 자행되는 성직자, 수도자, 평화활동가에 대한 강제연행 및 종교행사 발해 등 부당한 공권력 행사를 중단하고 공개 사과할 것 ▲ 폭력진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현오 경찰청장은 사퇴할 것 ▲ 공권력과 용역회사 직원의 폭력 및 폭행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이날부터 1주일 동안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까지 1인 시위를 펼치고,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는 1박 2일 동안 제주 강정마을로 '구럼비 평화염원 대전충청 평화 순례'를 다녀올 예정이다.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해군기지 #계룡대 #해군본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10년 만에 8개 발전소... 1115명이 돈도 안 받고 만든 기적
  2. 2 자식 '신불자' 만드는 부모들... "집 나올 때 인감과 통장 챙겼다"
  3. 3 김흥국 "'좌파 해병' 있다는 거, 나도 처음 알았다"
  4. 4 23만명 동의 윤 대통령 탄핵안, 법사위로 넘어갔다
  5. 5 김건희 여사 연루설과 해병대 훈련... 의심스럽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