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판 '수학의정석', 첫 페이지부터 '발칵'

민주당 2차공천 핵심은 '탄돌이의 귀환?'... 철새-세습 논란 모두 무사 통과

등록 2012.02.24 15:20수정 2012.02.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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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주통합당 공천심사 현장.

민주통합당 공천심사 현장. ⓒ 사진공동취재단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강철규)는 24일 제2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도권과 충청, 강원, 제주, 전남 일부 지역의 단수후보 54명과 20개의 경선지역 선거구와 대상자 4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야권연대와 전략공천, 논란의 대상이 되는 '민감 지역구'를 제외한 74곳의 지역구 공천을 발표한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민주통합당이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통합한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정치신인들을 적극 발굴해 후보로 공천했다는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개 단수 후보로 추천된 인사들은 민주통합당 현역 의원이거나 옛 열린우리당 출신 정치인들이다.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 486 정치인들도 많이 눈에 띈다. 이같은 공천 결과로 일각에서는 '탄돌이의 귀환이냐'는 비판까지 나돈다.  

이용희 의원의 아들에게 단수 공천... 세습이냐 비판도

또한 이용희(80) 의원의 아들인 이재한(48) 예비후보에게 단수 공천을 준 점도 비판의 화살이 되고 있다. 공천혁명을 하겠다던 강철규 위원장이 선거 대물림을 위해 탈당과 복당을 반복했던 이용희 의원의 아들에게 공천장을 준 점은 의아하다는 평가다.

타 후보와 현격한 경쟁력의 차이가 있었다는 게 공심위의 평가지만 세간에서는 이 같은 공천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세습 공천'이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이용희 의원의 아들인 이재한 예비후보는 이번 공천심사에서 충북 보은·옥천·영동군 지역구를 단수 후보로 추천받았다.

또한 민주통합당 공심위는 당내 공심위원인 현역 의원들을 모두 공천했다. 불출마로 알려진 최영희 공심위원(민주통합당 의원)을 제외한 6명의 공심위원들이 전원 공천심사를 무사 통과했다.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을),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 박기춘 의원(경기 남양주을), 백원우 의원(경기 시흥갑), 노영민 의원(청주 흥덕을), 우윤근 의원(전남 광양) 등이 그들이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도 무난히 공천심사를 통과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서울 종로), 박영선 최고위원(서울 구로을), 이인영 최고위원(서울 구로갑), 이용섭 정책위의장(광주 광산을), 임종석 사무총장(서울 성동을), 홍영표 대표 비서실장(인천 부평을), 이미경(서울 은평갑) 총선기획단장 등이다.


자유선진당을 탈당하고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철새논란'을 빚었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도 공천심사를 통과했다.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 동해삼척)도 무사히 공천장을 받게 됐다. 

이화영 전 의원은 2006~2008년 김동진 전 현대차그룹 부회장으로부터 당시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구명 청탁과 함께 7회에 걸쳐 1억 원을 받은 혐의와 김 전 부회장에게 자신이 이사장이던 한국방정환재단에 3000만 원을 기부하게 한 혐의(이상 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김유정 정명수 정청래 '동점'...마포을이 화제의 지역구 될 것"

a  4.11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 지역 공천을 신청한 김유정 민주통합당 의원이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결정한 여성 지역구 15%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앞서 이날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 지역 공천을 위해 예비후보 김유정, 정명수, 정청래 3인을 경선키로 결정했다.

4.11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 지역 공천을 신청한 김유정 민주통합당 의원이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결정한 여성 지역구 15%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앞서 이날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 지역 공천을 위해 예비후보 김유정, 정명수, 정청래 3인을 경선키로 결정했다. ⓒ 남소연


단수 추천 이외의 경선 지역에서는 서울 마포을에 무려 3명의 후보가 경선을 하게 돼 상당히 불꽃 튀는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는 현역 의원이자 원내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유정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 정명수 정책위 부의장이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치르게 됐다. 이밖에도 모두 6군데의 지역구에서 3명의 후보가 맞붙는 경선을 치른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공천심사 결과는 공천적합도 4가지 지표에 따라 측정한 뒤 일정한 차이가 난 분들은 내부 기준에 따라 평가했다"며 "내부 토론을 거쳐 채점한 결과에 따라 현격히 경쟁력에 차이가 있는 분들을 단수 후보로 선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부 기준에 대해서는 공심위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또한 그는 "현직 시장군수나 지역 의원 등을 사퇴하고 출마한 경우에는 불이익을 줬다"며 "현직을 사퇴하고 출마한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것이 공심위 내부 의견"이라고 전했다. 현역 의원들이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민주통합당 당무위 결정사안이다.

무엇보다 현역 공심위원들이 모두 공천대상에 오른 점과 관련해서는 "최영희 의원을 제외한 6명의 출마자 가운데 4명이 단수 후보 지역이었다"며 "현저하게 자격미달인 사람은 없었고, 두 명은 경쟁력 차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마포을에서 3명이 경선하게 된 점은 "3명 거의 동점이 나왔다"며 "마포을은 상당히 화제의 선거구로 일단 당내 경선과정부터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이나 이화영 전 의원의 경우에는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했다"고 일축했다.

이어 신 대변인은 "현재 재판 중인 후보들의 경우는 범죄의 질에 따라 배제요건을 분명히 갖고 있다"면서 "약간이라도 정치적 색깔이 있다면 그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했고 그 기준은 내부 토론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이 파렴치범으로 소를 제기했어도 정치적으로 억울할 수 있는 판결이라면 공천에서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임 총장에게 공천장을 허락한 민주통합당 공심위가 앞으로 '청목회 사건'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최규식 의원(서울 강북을)과 학교 교비 횡령 혐의로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강성종 의원(경기 의정부을)에 대한 공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의 여부다.

신경민 "오늘은 수학의정석 첫 페이지... 정말 어려운 지역만 남이"

이번 공천에서 현역 출신 공심위원들이 대거 공천장을 받은 점에 대해 신 대변인은 "오늘 수학의 정석 첫 페이지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며 "전체 지역구 중 반쯤 가량 종료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정말 어려운 지역만 남았으며 난이도가 높아서 속도를 빨리 내기도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선대상으로 선정된 지역에서는 늦어도 내달 2일경 경선을 치르게 되며 경선방법은 후보 간 합의로 결정될 예정이다. 거제시의 경우에는 후보자 간 경선방법을 여론조사 방식으로 합의해 민주통합당 최고위가 의결했다.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 없이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번 제2차 공천심사와 관련해 고원 서울과기대 교수는 "이번 민주통합당의 공천 기준은 과거 민주정부 열린우리당의 국정실패에 대한 성찰이 포함돼야 하는데 그것이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친소관계로 결정된 패거리 공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 교수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민주통합당으로 간 정치 신예들은 거의 충격에 가까운 결과로 느껴질 것"이라며 "정치신인들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 공천 결과"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공심위의 공천 결과에 불만을 갖는 예비후보들은 재심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 재심위원장은 신낙균 의원이 맡았다. 일산 서구에서 김현미 전 의원과의 경쟁에서 미끄러진 김두수 전 사무총장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고 재심을 청구할 방침이다.

전국 80여 곳에 후보를 내고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혁신과 통합' 측은 "아직 평가가 이르다"면서도 "제3차 공천심사 결과부터는 주목해서 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제2차 공천심사 과정에서 '혁신과 통합'측 인사로 결정된 후보는 경쟁지 복수 후보로 여균동 감독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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