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커피 농장을 찾아가는 길(1)

또 다른 명소 둘리켈에서 본 히말라야 산 무리

등록 2012.02.25 17:13수정 2012.02.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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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황금알이 된 네팔 커피 네팔 농가에 그리고 네팔이라는 나라에 새로운 수익을 안겨주는 황금알이 된 히말라야 커피다. 카트만두에서 3시간 40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와 만난 커피다.

황금알이 된 네팔 커피 네팔 농가에 그리고 네팔이라는 나라에 새로운 수익을 안겨주는 황금알이 된 히말라야 커피다. 카트만두에서 3시간 40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와 만난 커피다. ⓒ 김형효


생전 처음으로 커피 농장을 찾아 나섰다. 카트만두 인근이라고는 하나 버스로 5시간 거리, 오토바이로 3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다. 2박 3일 일정을 잡았다가 필자를 안내하는 사람이 바쁜 일정이 있다고 해서 1박 2일을 계획하고 떠났다.

어제 아침 6시 30분 카트만두 인도대사관 근처 필자의 집에서 안내를 맡은 수빈 머거르(37세)를 만났다. 집안으로 불러 따뜻한 찌아를 한잔 마시고 곧 출발했다. 집에서 출발한 시간이 7시 정각이다. 막 겨울잠에서 깬 카트만두의 아침은 쌀쌀한 공기로 가득했다. 아마도 카트만두를 에워싼 높은 산에 많은 눈이 내린 모양이다.

카트만두 시내를 벗어날 때 쯤 하얀 연기처럼 찬 공기가 막을 형성하고 있었다. 두터운 장갑을 끼고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때 입던 옷을 입었다. 그럼에도 오토바이가 내는 스피드에 찬 공기는 세차게 몸 안을 파고들었다.

a 카트만두 시에서 한 시간 삼십 분 카트만두 시에서 한 시간 삼십분 둘리켈에서 본 히말라야 산 무리들, 거네스 히말라야와 마나슬루 히말라야가 한 눈에 들어왔다.

카트만두 시에서 한 시간 삼십 분 카트만두 시에서 한 시간 삼십분 둘리켈에서 본 히말라야 산 무리들, 거네스 히말라야와 마나슬루 히말라야가 한 눈에 들어왔다. ⓒ 김형효



a 히말라야 아래 산 마을 사람들은 히말라야의 경이를 보고자 한다. 그러나 그 아래 산 마을에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생활은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이루고 있다. 이제 우리 문명인들은 그들의 삶을 주목할 때가 된 것이다.

히말라야 아래 산 마을 사람들은 히말라야의 경이를 보고자 한다. 그러나 그 아래 산 마을에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생활은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이루고 있다. 이제 우리 문명인들은 그들의 삶을 주목할 때가 된 것이다. ⓒ 김형효


그렇게 한 시간을 정신없이 달린 오토바이는 파턴, 티미, 벅터푸르를 지났다. 오토바이가 달려온 왼쪽 편에 거대한 히말라야 산 무리가 나타났다. 절경이었다.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끝없이 펼쳐진 히말라야 산 무리를 보는 것, 다시 30여 분을 달려 둘리켈(Dhulikhel)에 도달했다. 네팔을 찾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카트만두 인근의 히말라야 전망대 하면 나가라곳을 떠올린다.

필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둘리켈은 나가라곳과 전혀 다른 명소였다. 넓은 도로와 복잡한 시가지를 끼고 있는 둘리켈을 히말라야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나가라곳은 정적이고 외진 산간의 등산의 느낌을 주는 명상에 알맞은 곳이라면, 둘리켈은 잠깐 둘러보고 다른 여행지로 쉬어가기 좋은 곳으로 이해되었다.

a 감자밭의 농부들 하루 종일 볼 수 있었던 히말라야다. 그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은 수많은 감자밭을 일구고 있었다. 절로 고냉지인 곳에 감자밭에 농부들이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이 허리를 펴면 멀리 히말라야가 보인다.

감자밭의 농부들 하루 종일 볼 수 있었던 히말라야다. 그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은 수많은 감자밭을 일구고 있었다. 절로 고냉지인 곳에 감자밭에 농부들이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이 허리를 펴면 멀리 히말라야가 보인다. ⓒ 김형효




a 고향 같은 미소 머거르와 타망족은 모두 몽골리안이다. 얼마 전 타망족 아이들이 엄마라고 부르고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오른쪽 청년은 수반 머거르의 처남이고 그 옆에 막 출산한 그의 타망족 아내다. 왼편 끝에는 장모다. 그들의 미소가 히말라야의 선물은 아닐까?

고향 같은 미소 머거르와 타망족은 모두 몽골리안이다. 얼마 전 타망족 아이들이 엄마라고 부르고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오른쪽 청년은 수반 머거르의 처남이고 그 옆에 막 출산한 그의 타망족 아내다. 왼편 끝에는 장모다. 그들의 미소가 히말라야의 선물은 아닐까? ⓒ 김형효



둘리켈은 랑탕 히말라야와 거네스 히말라야, 마나슬루 히말라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물론 교통편에 따라 해당 히말라야를 찾아가는 다른 길도 있고 순다리잘이나 치소 빠니(찬물이 있는 곳이라는 뜻, 반대로 따또 빠니는 온천을 이르는 말)를 거쳐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둘리켈을 지나 내리막길에 들어서면서 찬 공기 막을 빠져나오는 것처럼 따뜻한 햇볕이 온몸을 기분 좋게 감싸주는 느낌이 되었다.


그때 또 다른 느낌을 주는 히말라야 산군이 산 아래 수많은 마을 사람들의 추앙을 받는 모습으로 우뚝 솟아 올랐다. 네팔의 계단형 논밭은 언제보아도 명물이다. 그리고 네팔 사람들의 의지가 돋보이는 느낌을 준다.

험악한 산악 지형을 극복하고 외지고 험난한 곳에서 살아내는 그들의 삶의 켜켜가 한눈에 보이는 느낌이다.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를 접하는 것처럼 선명하게 그 험한 삶의 굴곡들이 결을 이루고 있듯이 드러난다. 물론 그 장면의 부분 부분에 현재의 아이들의 모습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a 추억의 영화 한편같은 오누이 오빠가 어린 여동생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가고 있다. 감자밭이 있고 그 곁에는 수많은 유채꽃들이 피어 있었다. 다정한 저들의 꿈은 무엇일까? 저들의 꿈도 다정하게 손잡고 오롯이 피어나길 바란다.

추억의 영화 한편같은 오누이 오빠가 어린 여동생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가고 있다. 감자밭이 있고 그 곁에는 수많은 유채꽃들이 피어 있었다. 다정한 저들의 꿈은 무엇일까? 저들의 꿈도 다정하게 손잡고 오롯이 피어나길 바란다. ⓒ 김형효


a 둘리켈을 지나 내리막길에서 본 히말라야 또 다른 길에서 본 히말라야 산 무리다.

둘리켈을 지나 내리막길에서 본 히말라야 또 다른 길에서 본 히말라야 산 무리다. ⓒ 김형효



문득 그 어린 아이들의 일상을 본다.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는 구름을 보듯 그들이 바라보는 히말라야, 그리고 보고 또 보아도 놀라운 눈길로 히말라야를 보는 이방인 과연 무엇이 경이와 일상을 나누는 것일까? 그들의 일상이 내게는 놀라운 일들이니 말이다. 가끔씩 지나가는 버스 지붕 위의 아이들이 노래하고 지나친다. 그때 멀리 히말라야는 쳐다도 보지 않고 무심히 지나는 그들을 볼 때 나는 그런 모습도 히말라야의 신비처럼 신비롭다.

a 저 히말 아래 커피가 있다. 저 히말 아래 누군가 커피를 심었다. 그리고 지금 히말라야의 산 바람에 영글어가고 있다. 유채꽃이 만발한 산골짝 마을

저 히말 아래 커피가 있다. 저 히말 아래 누군가 커피를 심었다. 그리고 지금 히말라야의 산 바람에 영글어가고 있다. 유채꽃이 만발한 산골짝 마을 ⓒ 김형효


커피 농장을 찾아가는 길에 작은 쉼터에서 찌아를 한 잔 마시고 길을 나서기로 했다. 그리고 따뜻하고 상쾌한 공기 바람을 맞는다. 무리 지은 히말라야를 바라보면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커피농장 #둘리켈 #벅터푸르, 파턴, 티미 #히말라야 산 무리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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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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