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 말고, 이걸 제안합니다

시를 만들고 읽으면 어떨까... 1년이면 엄청납니다

등록 2012.03.03 17:53수정 2012.03.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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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공짜로 줄 테니 사용해보지 않겠냐는 전화가 수십 번 오고 나서야 스마트폰으로 바꾸었지요. 전화기로 인터넷을 사용할 일도 없을 뿐더러 요금이 비쌌기 때문인데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나니 인터넷은 관두고라도 또 다른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그중에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 메모장 기능입니다. 스마트폰의 메모장은 일반 휴대폰과는 달리 사진도 첨부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스마트폰의 메모장을 이용해서 제가 지은 짤막한 토막글을 저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짤막한 글이 거의 50개가 되어갑니다만 이제는 시인들의 짧은 시도 입력해서 가끔 감상하며 외워보려고 합니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지요.

힘든 대학입시 공부하는 학생들도 그렇고 직장생활 하는 젊은 청춘 남녀도 그렇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보면 주로 게임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러지 마시고 저처럼 메모장에 짤막한 시를 입력 시켜놓으시고 출퇴근길에 시 한 편씩 감상해보면 어떨까요? 연일 들려오는 정치권의 우울한 소식과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 시(詩)는 위로가 되기도 하지요.

아무튼 두 달에 시 한 편씩 외운다는 목표를 세우면 일 년에 여섯 편이랍니다. 3년만 그렇게 하시면 18편을 외우시는 건데, 사실은 이게 엄청난 거랍니다. 시 한편도 못 외우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감히 제가 여러분께 제안을 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지은 짧은 글 세 토막 소개할게요. 예쁘게 봐주시고요.

a 붉은 댕기 입에 물고. .

붉은 댕기 입에 물고. . ⓒ 조상연


붉은 댕기 입에 물고.

구름은 마음대로 떠돌고
꽃은 해마다 피고 지는데
불어오는 바람은 슬프기도 해라


술 한 잔에
붉은 댕기 입에 물고
석류 속처럼 발갛게 웃던 그대

두 뺨을 간질이는 바람은
아마도, 그대의
달콤했던 입김 못 잊어 슬프려니


a 소식 좀 주오.  .

소식 좀 주오. . ⓒ 조상연


소식 좀 주오. 

지난 봄,
탱자나무 아래 옷고름 수줍게 풀어주던 임
첫눈 내리면 오신다던 그 약속 잊으셨는가요

목덜미에 임께서 남긴 채취를 이정표삼아
조각배로 떠나보려 길을 나섰지만 무심도하지,
바람이 없고 달빛이 없어 떠나질 못합니다

오신단 약속 못 지키겠거들랑
탱자나무 아래 고개를 외치고 풀어 내리던
당신의 그 옷고름에 몇 자 소식이라도 보내주소서

a 우체국 가는 길. .

우체국 가는 길. . ⓒ 조상연


우체국 가는 길.

우체국 가는 길은
언제나 가슴이 설렌다.
두물머리 찬찬한 강물에
조그만 돌 하나 던지면
작은 물결 긴 여운 같은
그런, 조그마한 설렘이 있다.

누런 봉투 소포를 받아든
그네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 자그마한 설렘은
참으로,
참으로 오래 간직하고픈
알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스마트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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