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오세요, 막걸리도 먹을 수 있어요

[고양누리길 ②] 서삼릉 누리길을 걷다

등록 2012.03.15 13:37수정 2012.03.15 13:37
0
원고료로 응원
제주올레의 눈부신 성공 이후, 전국에 걷기 좋은 이런저런 길이 생긴 것이야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걷기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잘 알고 있다.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훌쩍 떠나는 것도 좋지만, 바쁜 일상에서 늘 그렇게 먼 길을 떠나는 건 쉽지 않다. 특히 도심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사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찾아가 가볍게 돌아오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고양시의 '고양 누리길'이다. 현재 다섯 개의 코스 40km가 조성되어 있는데,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다. '고양 누리길'이 고양시 둘레를 품어 안듯이 감싼 길이 되려면 길이 더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길을 조성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고양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성 고양시장은 "고양 누리길이 제주올레 못지않게 아름다우면서 걷기 좋은 길"이라고 강조한다. 최 시장의 말은 맞다. 고양시장의 입장에서야 '고양 누리길'이 제주올레 뿐만 아니라 산티아고길보다 더 아름답고 좋은 길이라는 자신감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만큼 애정이 듬뿍 담긴 시선으로 보니 그럴 수밖에. 그 길을 여섯 번에 걸쳐 직접 걸은 뒤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말]
a

ⓒ 유혜준


고양누리길은 다섯 개의 코스로 되어 있다. 원당역에서 행주산성 입구까지 이어진 길은 '행주 누리길', 원당역에서 삼송역까지 이어진 길은 '서삼릉 누리길'이다. 이외에 '송강 누리길'과 '고양동 누리길', '고봉 누리길'이 있다.

지난 9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서삼릉의 이름을 딴 '서삼릉 누리길'을 걸었다. 이 길, 출발지는 원당역, 도착지는 삼송역이지만 출발지와 도착지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삼송역부터 출발해 원당역으로 가는 것도 괜찮다.


오전에 걸을 작정이라면 삼송역에서 출발해 수역이마을 먹거리촌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배다리술박물관에 들러 고양막걸리 한 잔을 살짝 걸치고 원당역에서 도보여행을 마무리하라고 권하고 싶다.

서삼릉 누리길의 전체 길이는 8.28km이며, 소요예상시간은 2시간 15분. 하지만 서삼릉 누리길 중간 지점에 자리 잡고 있는 서삼릉과 원당경주마목장에 들러 이리저리 산책을 즐길 작정이라면 최소한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은 더 걸을 작정을 해야 한다.

꽃샘추위도 도보여행 앞에선 '꼼짝' 못 해

a

ⓒ 유혜준


3월이지만 꽃샘추위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지난 9일에도 그랬다. 하늘은 잿빛으로 흐렸고,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다. 그래도 3월이라 오후에는 기온이 쑥 올라가 봄기운이 살짝 느껴졌다. 걷다보면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힌다. 이런 날 역시 걷기 좋다. 하긴 어떤 날씨든 도보여행을 떠나는데 문제가 없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길 위로 나서는 발걸음은 가볍기 마련이므로.

이날 '서삼릉 누리길' 도보여행에도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과 김종천 고양시 조경팀장을 비롯한 고양시 관계자가 동행했다. 길을 잇고 만든 이들과 함께 하는 도보여행은 낯선 길을 찾아 떠나는 도보여행보다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의도를 갖고 길을 이었는지, 길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직접 육성으로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서삼릉 누리길'은 원당역 1번 출구에서 시작된다. 지난 2월에 이 길을 걸으러왔다가 길표시를 찾지 못해 도로를 따라 걷다가 '배다리 술박물관'으로 곧장 갔더랬다. 길을 표시한 리본이나 표지판이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곳이 그랬다.

원당역 1번 출구에서 10여 미터쯤 진행방향으로 가다가 '원당골 추어탕' 식당 앞에서 왼쪽으로 접어들면 서삼릉 누리길 표지판을 볼 수 있다. 표지판 앞에서 걸어야 할 길을 확인하는 건 도보여행의 기본.


a

ⓒ 유혜준


박물관 들러 관람하고 막걸리도 마셔요

행주 기씨 유적지를 지나 10분 남짓 걸으면 '배다리술박물관'이 나온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했던가. 지나는 길에 있으니 잠시 들렀다 가는 것도 좋다. 배다리술박물관은 개인 박물관이지만 관람료는 무료.

배다리술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실비옥'에 앉아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일 것이다. 어두운 조명 아래 검은 선글라스를 낀 밀랍인형이 홀로 앉아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마시던 막걸리는 능곡 양조장에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배다리술박물관은 5대째 술도가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박관원 관장이 세운 전통주 박물관인데, 박 관장은 자리를 비우고 대신 박상진 실장이 안내를 했다. 박물관 한쪽에는 인근상회 간판이 걸려 있다. 막걸리와 잡화를 파는 상점이 처음 문을 연 것이 1915년이라고 하니, 100년의 세월이 이곳에 깃들어 있는 셈이다. 인근상회에 대한 기록이 일본서적에 남아 있다고 한다.

이곳 배다리술박물관에 고양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박물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이곳에서 막걸리를 시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시음을 하지 않는데 이유가 재미있다. 박물관 구경은 안 하고 시음만 하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이란다. 간단하게 한두 잔만 마시면 좋으련만 과음 수준까지 넘어가니, 뒷감당이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양누리길을 걷는 이들이 주말에는 제법 많이 배다리술박물관에 들른다는 박상진 실장의 귀띔이다. 박물관 내부는 그리 넓지 않으나, 전통주를 만드는 과정을 밀랍인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자전거에 술통을 싣고 페달을 밟으려는 배달꾼의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a

배다리술박물관 ⓒ 유혜준


배다리술박물관에서는 날이 따뜻해지면 소줏고리에서 직접 소주를 내리는 시연을 할 예정이란다. 날짜가 맞으면 보기 어려운 광경을 볼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배다리술박물관의 '배다리'는 배로 만든 다리를 뜻한다고 정동일 문화재 전문위원이 설명했다. 예전에는 이 부근에 동네와 동네 사이에 작은 개울이 있었단다. 그 개울을 건너려고 배로 다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다리골'이 되었고, 그 이름의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다. 고양시청이 있는 주교동이 바로 그렇다. 배 주(舟)에 다리 교(橋). 확실히 한자어를 차용한 것보다는 우리나라 고유의 이름이 멋스럽다.

배다리술박물관에서 수역이마을까지는 1km가 채 안 되는 거리로 10분 남짓 걸린다. 수역이마을은 지금 먹거리촌으로 이름이 나 있다. 처음에는 음식점 하나가 문을 열었는데, 장사가 잘 되다보니 하나 둘씩 늘어 먹거리촌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수역이'는 물이 많다는 의미란다.

고양 누리길을 걷다보면 전해져 내려오는 마을 이름에 '물'이 많이 담겼다. 창릉천이며, 공릉천 등의 한강 지천이 있었기에 그런가 보다. 하긴 예로부터 물이 많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살았으니, 그랬을 터.

a

ⓒ 유혜준


보이지 않은 이의 배려, 걸으면서 느낍니다

수역이 마을을 지나 서삼릉으로 가는 길은 한양골프장을 끼고 이어진다. 김종천 조경팀장은 이 길이 차량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의 넓이밖에 되지 않아 걷는 이들이 불편하고 위험할 수 있어 골프장 측에 양해를 얻어 인도를 넓히고 걷는 이를 위해 길을 따라 경계를 표시했다고 설명한다. 그냥 평범해 뵈는 길인데, 보이지 않는 배려가 숨어 있었다.

길은 서삼릉을 끼고 길게 그리고 구불거리면서 이어진다. 울타리가 쳐진 서삼릉의 일부는 미공개지역이다. 미공개지역을 보려면 미리 문화재청에 신청을 하면 문화해설사가 동반해서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한 시간정도 걸리는데 볼거리가 제법 많다는 것이 정동일 전문위원의 설명이다.

서삼릉은 중종의 계비 장경왕후의 능인 희릉, 인종과 비 인성왕후의 능인 효릉, 철종과 비 철인왕후의 능인 예릉이 있다. 하지만 이들 능 외에 연산군의 어머니인 폐비 윤씨의 묘인 회묘(懷墓), 소현세자의 묘인 소경원(紹慶園), 의소세손의 묘인 의령원(懿寧園), 문효세자의 묘인 효창원(孝昌園), 의친왕의 무덤 등도 같이 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이산>으로 관심을 모았던 정조의 후궁 '성송연'의 묘도 있다. 조선왕조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이들의 이곳 고양시의 서삼릉에서 깊이 잠들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궁금했다. 능이라고 하면 왕과 왕비의 무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왕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족묘 형태를 이루고 있는 이유가 따로 있을 것 같았다.

"원래 여기는 3개의 왕릉만 있었는데, 다른 이들의 무덤은 옮겨온 것입니다. 일제 시대에 서울에 도로공사를 한다거나 할 때 그 자리에 있던 무덤들을 서울에서 가까운 고양시로 옮기게 된 것이지요."

정동일 전문위원이 설명을 덧붙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무덤이 있는 자리가 개발되거나 훼손되면서 옮길 필요가 생겼다는 얘기다.

a

서삼릉 누리길에서 만난 풍경. 옛 정취가 물씬 풍긴다. ⓒ 유혜준


서삼릉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에는 간이 버스정류장이 있다. 그곳에 한 여자가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삼릉 누리길'에 서삼릉은 포함되지 않지만, 기왕에 여기까지 온 것,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 왕릉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서삼릉까지 왕복 5km남짓이며, 서삼릉은 입장료를 받으니 참고하시길.

서삼릉을 둘러봤다면 이번에는 바로 옆에 있는 원당경주마목장에도 잠시 들러 보자. 지금은 아직 겨울의 기운이 남아 있어 푸른빛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봄이나 여름에는 푸른 초원을 볼 수 있다. 시원한 나무 그늘도 있으니 쉬어가도 된다. 

원당역에서 솔개마을 약수터까지는 포장된 길을 걸었다면 솔개마을 약수터부터는 붉은 기운이 감도는 흙길을 걸을 수 있다. 이곳에서 삼송역까지 이르는 길이 '서삼릉 누리길'의 가장 걷기 좋은 구간이다.

'솔개'라는 지명에서 하늘을 날다 병아리를 눈 깜짝할 새에 채간다는 솔개를 떠올렸더니, 짐작이 틀려도 한참 틀렸다. 솔개는 소나무에서 비롯된 말이었다. 소나무가 있는 고개, 송현(松峴)이 변해서 솔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삼송리는 커다란 소나무 세 그루에서 비롯된 마을 이름이더니, 솔개 역시 소나무를 품은 이름이었다.

a

ⓒ 유혜준


솔개마을 약수터에서 숲길을 따라 걸었다. 누렇게 바랜 솔잎이 잔뜩 깔린 길은 봄의 온기를 머금었는지 푹신하다. 내딛는 걸음은 숲길에서 더 가벼워지기 마련이다. 길은 걷다보면 정이 든다. 특히 숲을 향해 난 좁은 오솔길은 더더욱 그러하다. 걷다가 가끔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본다. 산비둘기가 구구 거리는 소리 사이로 참새가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이 숲길에서 한 무리의 군인들과 마주쳤다. 스무 명 남짓 될까? 훈련을 마치고 귀대하는 청년들이 아직 겨울이 깃들어 있는 숲을 푸르게 물들인다. 젊은 기운은 역시나 푸르구나, 싶어진다. 근처에 군부대가 있어 훈련을 나온 것이라고 했다.

멀리 아파트 공사장이 보이는 곳에서 길이 뚝 끊어졌다가 이어진다. 길 아래에 터널이 지나가고, 터널 위는 생태통로라고 했다. 붉은 기운이 서린 흙은 습기까지 머금어 걷는 걸음을 더디게 했다. 신발에 잔뜩 달라붙는 흙덩어리들. 느낌이 나쁘지 않다.

a

거북바위 ⓒ 유혜준


다시 이어지는 숲길에서 거북이 바위를 만났다. 고개를 든 채 눈을 지그시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거북이는 인기척이 나도 돌아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명상에 잠긴 거북이 등짝에 잠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주변을 둘러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으리.

이곳에서 삼송역으로 가는 길에 숫돌고개가 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돕기 위해 왔던 명나라의 이여송이 이곳 숫돌고개에서 왜군에게 패했다고 한다. 적군을 무시하고 우습게 봐서 그리되었단다. 이여송은 분해서 이 고개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 칼을 갈면서 복수를 다짐했다나.

숲에서 내려가는 길은 갑자기 뚝 끊어지고, 거대한 아파트촌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로 내려온 것이다. 삼송역으로 가는 길은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인도다. 삼송역으로 가는 길에 깔끔한 맛을 내는 청국장집이 있다.

서삼릉 누리길 : 원당역 --> 배다리술박물관) --> 수역이마을 먹거리촌 --> 한국스카우트연맹중앙훈련원 --> 원당허브랜드 --> 서삼릉, 원당경주마목장 --> 농협대학 --> 솔개약수터 --> 삼송역 (총 8.28km, 소요시간 2시간 15분. 난이도 하)

[고양누리길 ①] 행주누리길을 걷다
서삼릉 누리길을 걸은 뒤에는 청국장으로 마무리
고양시 수역이마을, 두부맛 제대로네

a

고양고등학교 옛 강당. 지금은 태권도 수련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 유혜준


서삼릉 누리길을 다 걸은 뒤 삼송역으로 가는 길에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인 고양중고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 부지가 엄청나게 넓다. 1938년에 채소실습학교로 문을 연 학교니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다. 이 학교에 상당히 의미 있는 건물이 있다. 북한산 돌을 가져다가 지었다는 강당이 바로 그것이다.

경기지역의 근현대 유적을 답사한 내용을 담아낸 <거기, 삶이 있었네>를 펴낸 양훈도씨는 이 책에 고양고등학교의 옛 강당을 소개하면서 이 건물을 '고양고등학교의 보물'이라고 표현했다.

a

고양고등학교 옛 강당에서 설명을 하는 정동일 문화재 전문위원 ⓒ 유혜준

한국전쟁이 끝난 뒤인 1954년에 지어진 이 강당은 당시 건축자재가 부족해 북한산의 돌들이 사용되었다. 크고 작은 돌들을 모으는 일은 재학생과 졸업생의 몫이었고, 돌을 나르는데 미군부대의 트럭이 동원되었다. 그때 지어진 건물은 강당을 포함해서 전부 3개였으나, 이후 새롭게 학교 건물을 지으면서 헐렸고 강당만 남아 있다.

1938년에 처음 채소실습학교로 문을 연 고양고등학교도 세월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겪어 왔다. 고양시 토박이인 정동일 문화재 전문위원 역시 이 학교 출신이다. 정 전문위원은 강당을 소개하면서 30여 년 전 학교에 다닐 때의 감회에 젖어드는 듯 했다.

고양고등학교의 옛 강당은 향토사적으로, 교육사적으로 가치가 높지만 아직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재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교사들이 힘을 모아 지은 의미가 깊은 건물이라면 보다 오래도록 보존되어 그 가치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고양누리길 #서삼릉 누리길 #배다리술박물관 #서삼릉 #수역이마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김 여사 성형' 왜 삭제? 카자흐 언론사로부터 답이 왔다
  2. 2 [단독] 순방 성과라는 우즈벡 고속철, 이미 8개월 전 구매 결정
  3. 3 돈 때문에 대치동 학원 강사 된 그녀, 뜻밖의 선택
  4. 4 김용의 5월 3일 '구글동선'..."확인되면 검찰에게 치명적, 1심 깨질 수 있다"
  5. 5 세계 정상 모인 평화회의, 그 시각 윤 대통령은 귀국길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