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군항으로도 사용할 수 없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 고권일 위원장 인터뷰

등록 2012.03.15 21:44수정 2012.03.2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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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대책위원회 위원장(왼쪽)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대책위원회 위원장(왼쪽) ⓒ 최종연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바위 인근 발파 사흘째로 넘어가던 3월 8일 새벽, 부모님과 자신의 집을 평화활동가들을 위해 내놓은 '평화의 집'에서 고권일 위원장(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대책위원회)을 만났다. 고권일 위원장이 최근에 제주해군기지 설계 오류에 관해 쓴 장문의 기고문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단순한 물리학도'라던 그의 '내공'은 설계 오류를 뛰어넘어 제주도의 환경과 안보전략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4차례의 업무방해와 2차례의 공유수면관리법 위반, 그리고 고공농성을 무릅쓰며 강정마을을 지켜내려 싸우는 고권일 위원장과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관해 인터뷰를 가졌다.

a  해군본부 보고서상 시뮬레이션 결과. 대형 수송함이 바람에 의해 남방파제로 밀리는 현상과 항로를 벗어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고권일 위원장은 "신속 출동해야 할 기동전단이 예인선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한다.

해군본부 보고서상 시뮬레이션 결과. 대형 수송함이 바람에 의해 남방파제로 밀리는 현상과 항로를 벗어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고권일 위원장은 "신속 출동해야 할 기동전단이 예인선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한다. ⓒ 최종연


- 해군과 해양대가 실시한 시뮬레이션의 문제는 어디에 있나?
"항만가동일수를 맞추기 위해 풍속값 등을 임의로 낮추고 풍향을 다르게 산정한 것이다. 항만을 지을 때 항만가동률은 97.5%가 넘게 설계되어야 한다(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 2005) 그런데 해군은 내부정온도를 계산할 때 평상파만 갖고 계산했다. 심해파로도 내항정온도를 측정해 보았으나, 최소기준을 확보하기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평상파만 갖고 항만가동률을 측정하기로 한 것이다(해군본부 2009. 1. 기본계획보고서 315면). 내항정온도 기준이 되는 파고는 0.5m(중형함정), 0.3m(소형함정) 이다. 그런데 파고가 2m가 넘거나 풍속만 20m/s가 넘어도 계류로프는 절단될 수 있다. 그것이 해군이 2010년 조사 및 실험보고서에서 설정한 '통합 계류한계풍속'이다. 

내부정온도 / 평상파 / 심해파
내부정온도 : 배가 항구에 묶여있을때 안정된 정도
평상파 : 10m/s 내외의 바람 하에 발생하는 2m 내외의 파고
심해파 : 깊은 수심을 가진 지역에서 해상조건(태풍, 지진, 해저화산 등)에 의해 발생한 파도

a  해군이 기준으로 삼은 통합계류한계 풍속. 20m/s의 풍속과 2m라는 파고가 지나치게 낮게 설정된 실험값이라고 고권일 위원장은 주장한다.

해군이 기준으로 삼은 통합계류한계 풍속. 20m/s의 풍속과 2m라는 파고가 지나치게 낮게 설정된 실험값이라고 고권일 위원장은 주장한다. ⓒ 최종연


문제는 그러한 상황이 강정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귀포기상대의 관측자료상 월별 풍속을 보면 순간최대풍속값이 20m/s 미만인 달이 단 한 군데도 없다. 즉 언제든지 순간돌풍이 발생하여 정박하던 대형수송함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a  월별풍속. 순간최대풍속이 20m/s 이하인 달이 하나도 없다. 고권일 위원장은 언제든지 계류해놓은 배가 내항에 치는 파도로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월별풍속. 순간최대풍속이 20m/s 이하인 달이 하나도 없다. 고권일 위원장은 언제든지 계류해놓은 배가 내항에 치는 파도로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 최종연


사실 원래 계류삭(로프)의 인장강도보다 계선주(배를 묶는 말뚝)의 한계하중이 70톤으로 더 낮게 설계되어, 로프가 끊어지기 전에 아예 말뚝이 뽑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럼에도 항구 내에 배를 댈 수 없을 정도로 파도가 칠 수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 강정포구는 태풍철에 어떤가?
"강정포구는 가보셔서 알겠지만 좌우로 코지(튀어나온 바위지대)가 파도를 막고, 방파제도 내부에 추가로 건설된 삼중방파제이다. 그리고 태풍이 올라오는 시기의 동풍과 남동풍을 막기 위해 입구도 남동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럼에도 태풍이 오면 작은 어선은 항구 내 파도를 견딜 수 없어 육지에 올려놓는다. 입구가 동향으로 설계되어 있고, 입구 길이와 내부 면적도 훨씬 큰 제주해군기지는 내부정온도가 훨씬 불안정할 것이다."

a  강정포구. 동쪽으로 입구가 열린 제주해군기지와 달리 입구가 남동향이며, 삼중 방파제 안에 배들이 정박하고 있다.

강정포구. 동쪽으로 입구가 열린 제주해군기지와 달리 입구가 남동향이며, 삼중 방파제 안에 배들이 정박하고 있다. ⓒ 최종연


- 우리 해군함정과 크루즈선도 바람에 따라 내부 정박 및 선회가 어렵다면 미군 항공모함도 입항이 어렵지 않겠나?
"항공모함은 거친 바다에서도 항공기의 이착륙을 위해 배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따라서 트림 탱크(trim tank, 좌우 균형을 맞추는 설비)와 트러스터(thruster, 엔진 외의 선수, 선미에 있는 출력장치)가 갖춰져 있는 등 설비가 크루즈선보다도 좋다. 크루즈선도 트러스터가 있지만, 항해를 했을 때의 축전지로 움직여 출력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원자력 항공모함은 엔진을 켜지 않아도 원자로에서 출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트러스터 출력도 확보되고, 훨씬 원활하게 입출항할 수 있다."


- 해군은 해양대 시뮬레이션과 총리실 검증위 발표 후 서측 돌제부두(항구 내에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형태의 부두)를 가변식으로 재설계하여 크루즈선 입항 문제를 해결하고, 항로를 변경하여 기존에 제시된 급격한 항로법선(바다 위 배가 다니도록 지정된 길) 문제를 해결한다고 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가?
"현재 설계로는 항로법선이 372m 간격을 두고 38도, 39도로 두 번 꺾여 결과적으로 77도가 왼쪽으로 꺾이고, 따라서 배가 입항시 과도한 원심력을 받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범섬 쪽으로 항로가 더욱 완만하게 틀어져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서건도(제주해군기지 바로 동쪽의 섬)에서부터 바다 밑으로 기차바위(연속된 수중 암반)가 있다. 그 바위는 또 다름아닌 몽땅 연산호 군락지이다. 기차바위가 있는 한 배가 다닐 깊이가 확보될 항로가 될 수 없고, 그럼 준설을 해야 하는데 천연기념물인 연산호 군락지를 추가로 준설할 수는 없다.


a  배가 제주해군기지에 들어가는 항로를 보여주는 평면도. 짧은 거리를 두고 배가 38도와 39도로 꺾어야 하는 위험성이 있다.

배가 제주해군기지에 들어가는 항로를 보여주는 평면도. 짧은 거리를 두고 배가 38도와 39도로 꺾어야 하는 위험성이 있다. ⓒ 최종연


홀수선(배가 잠기는 깊이)가 10m가 넘는 크루즈선의 경우 항로수심을 세 배를 통상 요구한다. 그런데 해당 기차바위 해역의 수심은 15-20m이고, 최강만조시에 파고가 제해지면 무려 5m가 낮아진다. 크루즈선이 입항할 30m의 항로수심이 확보되지 못하는 것이다."

- 풍속값을 지나치게 낮게 쓴 문제는 이제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는데, 바람의 방향 문제가 충분히 부각되지 못한 감이 있다. 해군 측 기본계획보고서에 따르면 어떤 문제가 있나?
"현재 해군기지 설계상 동쪽으로 입구가 열려 있다. 그런데 태풍이 제주에 접근할 때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이 동쪽이다. 태풍의 북상에 따라 풍향은 동-동남동-남동으로 바뀐다. 그런데 해군 측 보고서에서는 내부정온도를 판단할 때 동풍을 빼고 계산했다. 이것은 정말 치명적인 오류다. 동쪽으로 열린 입구로 태풍 북상시 동풍을 타고 강한 파도가 밀려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a  해군본부 보고서상 평상파 실험 제원. 항구가 열린 방향인 동쪽 파도가 제외되어 있다.

해군본부 보고서상 평상파 실험 제원. 항구가 열린 방향인 동쪽 파도가 제외되어 있다. ⓒ 최종연


일년에 강정을 강타하는 태풍이 보통 2-3개 정도 된다. 각각 5일씩만 강한 파도 때문에 항구를 닫아야 한다고 계산하면 일 년에 최대 15일이 가동일수에서 빠진다. 그럼 그것만 갖고도 벌써 항구가동률이 일 년에 항만설계기준에서 정한 97.5% 미만으로 낮아진다.

태풍만 있는 것도 아니다. 강정에서는 바람이 세게 부는 것을 "돌 친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가 제법 많다. 특히 5-6월에 동풍 계열의 계절풍이 부는데 이때 파고가 4-5m에 달한다. 설계 오류 관련 자료는 다 <뉴스타파> 제작팀에 넘겼다. 곧 보도가 될 것이다."(실제 10일 방영된 <뉴스타파> 7회에서는 설계오류 관련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였다.)

a  해군본부 보고서상 평상파 실험 결과. 지나치게 낮은 풍속(10m/s)에서 발생하는 파도인 평상파를 기준으로 실험했어도, 내항정온도 기준을 간신히 맞췄다. 그리고 동풍(E)의 실험결과는 누락되어 있다.

해군본부 보고서상 평상파 실험 결과. 지나치게 낮은 풍속(10m/s)에서 발생하는 파도인 평상파를 기준으로 실험했어도, 내항정온도 기준을 간신히 맞췄다. 그리고 동풍(E)의 실험결과는 누락되어 있다. ⓒ 최종연


- 이러한 점만 놓고 보면 가동 가능한 민항을 원한 제주도가 공유수면매립면허를 취소할 법도 한데 안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중앙정부에서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10만 제곱미터 이상의 공유수면매립사업시 그 허가 및 취소 권한은 제주특별자치도법에 의해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이양되어 있다. 그런데 제주도지사가 이 취소권한을 행사하려면 중앙정부가 제주도 개발사업의 권한을 통해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시뮬레이션만 다시 하자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제주도 신공항 사업, 또는 제주도 해상/육상 풍력단지 사업이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

- 구럼비가 이틀째 발파되고 있다. 발파의 수준과 전망은 어떠한가?
"현재 하루 10개 내외의 폭파공에서만 발파가 되고 있다. 어제(7일)에는 구럼비가 아닌, 구럼비에 닿은 밭을 발파한 것이다. 그리고 구럼비를 발파하여 해군기지 부지로 쓰려고 해도, 전체적으로 3천 개의 폭파공을 뜷어야 한다. 그럼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는가. 현재 정보로는 시공사가 2.45미터, 4.3미터 두 가지 깊이로만 천공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제대로 발파하려면 폭파공을 9m는 뜷어야 한다.

또 총포법 시행규칙에 보면 하루 600kg의 화약이 실질적으로 최대 사용량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루에 현장에서 보관할 수 있는 분량이 그 정도이기 때문이다. 한 폭파공당 50-60kg씩 화약을 채운다 해도, 하루 발파할 폭파공은 열 개 내외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해군도 답답할 것이다. 설비도 좋은데 싹 쓸어버리지 못해서."

a  화순항에서 플로팅도크(우측)으로 옮겨지는 케이슨. 범대위 제공

화순항에서 플로팅도크(우측)으로 옮겨지는 케이슨. 범대위 제공 ⓒ 해군기지범도민대책위


- 발파 이튿날인 8일 아침에 케이슨이 강정 바다에 투하되었다. 본격적인 방파제 공사가 시작된 것인가?
"아니다. 오늘 아침에 투하된 케이슨은 바다에 가적치한 것 뿐이다. 화순항의 케이슨 제작장에 적치장 여유분은 1개뿐이다. 이 하나를 삼성 플로팅 도크(SFD 20000)에 옮기면 완성분을 두 개까지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세 개째를 제작하면 더 이상 여유가 없기 때문에, 하나를 강정 앞바다에 놓은 것뿐이다. 케이슨 안으로 압축공기를 주입하면 다시 부력이 생기기 때문에 밀어서 옮길 수 있다.

케이슨을 바다에 설치하려면 바닥 암반이 드러날 때까지 모래를 준설하고, 파이프로 모래를 빨아들이는 특수준설선을 투입하여 바닥 모래를 완전히 제거하고, 구럼비 폭파과정에서 발생한 사석 등 사석을 뿌려서 바닥을 평탄하게 해야 한다. 그 다음 '트라이포트'라는 납작한 구조물들을 올려서 기반을 다진 후에 케이슨을 올려놓는다. 물론 이후에도 케이슨 안의 빈 공간에 사석을 채워넣어 물을 빼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아직 바닥 준설만 했다 뿐이지 특수준설선이 오지도 않았고 사석을 뿌리지도 않았다. 아직 공정의 반도 오지 않은 것이다."

- 제주 신항 크루즈부두 공사에는 물이 통과하는 특수 케이슨을 사용했다고 보도되었다. 강정에도 그러한 케이슨이 사용되나?
"강정에 투입되는 케이슨은 총 52개이다. 그 중 두 개는 그러한 물이 통과하는 특수케이슨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그 일대만 유속이 빨라져 소형 선박의 통행 시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생태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도 보인다."

a  해군기지 보고서상 크루즈부두의 배치. 외항 방파제 안인 남방파제에 계류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 다른 크루즈부두는 위 지도에서 "대형선 부두"라고 표시된 내항에 계류한다.

해군기지 보고서상 크루즈부두의 배치. 외항 방파제 안인 남방파제에 계류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 다른 크루즈부두는 위 지도에서 "대형선 부두"라고 표시된 내항에 계류한다. ⓒ 최종연


- 제주해군기지 평면도를 보면 크루즈선이 외항 방파제(서방파제)에 계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다른 크루즈선 부두를 보면 크루즈선들이 내항, 즉 해안가에 접안하도록 되어 있다,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케이슨들을 쭉 이어붙여 서방파제를 만들고, 그 위에 어차피 다시 콘크리트를 덮고 브릿지를 설치할 수 있어 접안 자체에는 기술적인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서방파제는 동풍이 불면 파도가 입구에서부터 직격으로 몰려오기 때문에 애초에 배를 댈 수 없는 곳이다. 계류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 이번엔 안보 문제로 넘어가보자. 해군은 남방수송로의 안전을 위해, 또 이어도 등 배타적 경제수역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주해군기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해군은 기지 대 기지의 싸움이 아니고 어차피 배와 배, 선단 대 선단이 싸우는 싸움이다. 그러한 싸움에서 전진기지는 오히려 고립당할 수 있고, 주 전력이 배치될 경우 발이 묶일 수 있다. 우리 해군의 진해 군항, 미 해군의 진주만, 러시아 극동해군의 블라디보스토크 모두 깊숙한 내만 안에 해군기지가 자리잡고 있다. 해군기지는 내만 깊숙한 곳이나 섬들이 가로막고 있는 내해(內海)에 자리잡아야 한다. 따라서 전진기지는 우세한 해군력을 가진 나라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이는 미국이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a  3월 9일 구럼비 발파시 사흘째에 지하수로 짐작되는 흙탕물이 구럼비에서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해군기지범대위 제공

3월 9일 구럼비 발파시 사흘째에 지하수로 짐작되는 흙탕물이 구럼비에서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해군기지범대위 제공 ⓒ 해군기지범도민대책위


- 구럼비 바위가 파괴될 경우 서귀포 시민 70%가 사용하는 식수원인 강정천 지하수가 위협받는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가?
"제주도의 자하수는 육지와 매우 다르다. 육지의 지하수는 지표면의 수면이 낙엽과 부엽토, 모래층을 거쳐 암반이나 불투수층에 닿았을 때 형성되어 1년에 5~6cm 정도만 흐른다. 그러나 제주도의 지하수는 용암단괴의 갈라진 틈과 용암동굴을 통해 지하로 빠르게 모인다. 이러한 곳에는 물구멍과도 같은 통로가 형성되는데, 이를 '숨골'이라 한다. 숨골이 많은 곳이 바로 울창한 삼림이 형성되는 '곶자왈'이다.

a  강정천 상류 냇기리소. 고권일 위원장은 냇기리소와 구럼비바위의 용천수인 할망물이 동일한 지하수면으로 이어져 있다고 판단한다.(@2MB18NOMA 제공0

강정천 상류 냇기리소. 고권일 위원장은 냇기리소와 구럼비바위의 용천수인 할망물이 동일한 지하수면으로 이어져 있다고 판단한다.(@2MB18NOMA 제공0 ⓒ @2MB18NOMA


제주도에서 1년에 가장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1300-3000mm에 이른다. 4000mm도 오는 경우도 있다. 쏟아져 내린 빗물은 숨골을 통해 지하수층으로 빠르게 스며든다. 이러한 지형의 특성상 육지의 지하수가 5%의 순환율을 보이는 반면 제주도는 30%의 순환율을 보인다. 그럼 이 지하수는 어디로 나오는가? 바로 바다 밑 또는 해안가 용천수로 솟아나는 것이다. 그런데 강정은 특이하게 수원이 바닷가가 아닌 내륙에 있다. 이것이 바로 '냇기리소'와 '소왕물'이다. 여기서부터 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에 강정천과 악근천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냇기리소의 수심을 재보면 거의 해수면높이, 즉 구럼비가 있는 해발고도와 같다고 보인다. 그것은 무슨 의미인가? 냇기리소와 구럼비에서 각각 나오는 지하수가 동일한 지하수면, 동일한 지하수맥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따라서 구럼비가 발파되어 기존 용출량보다 지하수가 일시적으로 많이 나오면 다시 지하수압이 낮아질 것이다. 그럼 냇기리소까지 연결된 지하수맥으로 바닷물이 재침투해 들어갈 수 있다. 염분이 유입되면 우선 냇기리소와 강정천 물은 식수로 사용이 불가능할 것이고, 농업용수로도 사용이 불가능할 것이다.

만에 하나 염분이 재침투하지 않아도 상류 냇기리소에서 용출량 변화가 생긴다면 거기서 나오는 물의 양이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은 환경영향평가에서 전혀 다루지 않았다. 육지랑 환경이 다른데 제주도가 육지식으로 지하수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문제이다."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고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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