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던 숨, 기적같이 살아났어요"

심폐소생술로 인명구한 한전 직원 김진성씨

등록 2012.03.22 14:33수정 2012.03.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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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죽은사람 살리는거 생전 처음 봤습니다. 오늘 아침에 한전에 볼 일이 있어 갔는데 나랑 얘기를 나누던 한전 직원이 갑자기 비호처럼 밖으로 뛰어 나갔어요. 웬일인가 해 돌아봤더니 유리창 너머로 건물밖에서 한 노인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뛰어 나간 겁니다. 그리고 그 직원이 다 죽었던 할아버지 목숨을 2~3분 만에 다시 살려 냈어요. 이거야말로 신문에 날 일이 아닌가요"

지난 21일 오전, 충남 예산군 예산읍에 사는 문아무개씨가 <무한정보>로 전화해 알려온 제보다. 한국전력공사 예산지점 1층, 배전운영팀에 근무하는 김진성 대리(41)가 꺼져가는 생명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화제의 주인공이다.

a  심폐소생술로 꺼져가는 목숨을 구한 한전 예산지점 배전운영팀 김진성 대리와 조성훈 팀장(왼쪽).

심폐소생술로 꺼져가는 목숨을 구한 한전 예산지점 배전운영팀 김진성 대리와 조성훈 팀장(왼쪽). ⓒ 이재형


"뭐 대단한 일을 했다고 신문에 내냐"며 인터뷰를 거절하던 김 대리는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홍보해야 하지 않겠냐"는 설득에 취재에 응했다.

"청소용역업체를 통해 온 할아버지(가아무개씨·64)인데 창너머로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뛰쳐나가 보니 이미 동공이 확대됐고, 숨을 쉬지 못해 얼굴이 검푸르게 변하기 시작했어요. 이런저런 생각할 겨를없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어요"

할아버지의 가슴을 압박해도 딱딱하게 굳기 시작해 눌러지지가 않아 초초하고 지쳤지만 김 대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긴박한 상황을 알아채고 달려온 조성훈 배전운영팀장(44)도 가세했다. 조 팀장은 할아버지의 앙물은 입을 어렵게 벌려 혀가 말려 들어가 기도를 막지 않게 조치했다.

김 대리는 1분에 100회씩 2분가량 할아버지의 가슴에 압박을 가했고, 어느 순간 딱딱했던 가슴이 쑥 들어가며 할아버지가 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그는 나중에 달려온 조성훈 팀장에게 공을 돌렸다.

"이제 살렸구나 싶었죠. 죽어가는 사람을 본 것도 처음이고 이걸(심폐소생술) 배우고 난 후에 실제 해본 것도 처음이예요. 아마도 팀장님이 도와 주지 않았으면 살리기 어려웠을 거예요."


할아버지가 숨을 쉬기 시작하고 나서 곧바로 구급차가 달려왔고, 김 대리는 환자와 함께 병원으로 달려갔다. 의사에게 상황설명을 해줘야 했기 때문.

"병원에 간 뒤 할아버지는 완전히 의식을 찾았어요. 의사 말이 적시에 심폐소생술을 안 했으면 목숨을 건지기 어려웠다고 하더군요."


김 대리는 지난 2010년 한전에서 실시한 안전업무담당자 교육과정에서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그때 잠깐 배운 기술을 이렇게 요긴하게 써먹을 줄은 그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날 숨을 멈춘 환자가 다시 살아나는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은 '1분의 기적'으로 일컫어지는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단단히 실감한 순간이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심폐소생술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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