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미국 팔려고 한다"... 후폭풍 몰아쳐

미 대선 앞두고 공화당의 최대 공격 자초

등록 2012.03.27 21:04수정 2012.03.2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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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팔려고 한다는 깅그리치의 비난을 보도하는 <엘에이타임스> . ⓒ <엘에이타임스> 갈무리


서울 핵안보정상회의(3월 26일~ 27일)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나눈 개인 대화가 마이크를 통해 공개된 사실을 전 미국 언론들이 주요 기사로 다루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쟁점이 다 중요하지만, 특히 미사일 방어(MD)도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여유가 중요하다. 이번이 마지막 선거이다. 선거 후 나는 많은 융통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제안했으며 이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잘 알겠다, 푸틴에게 전하겠다"라는 사적 대화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이는 현재 미국이 유럽은 물론 오늘 공개된 호주와의 군사협력 강화 등 미사일 방어 전략 확대에 관한 러시아의 불편한 심기를 잠재우려는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나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사활이 달린 군사 전략적 차원의 이해를 대선과 연계시켜 이해를 구했다는 점에서 미국 정가에 엄청난 후폭퐁이 휘몰아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 등 중동을 빌미로 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정책이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중국은 한국의 군사 기지는 물론 호주 등 남동 아시아의 해군기지확대 등이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적극 비난하고 있다.

뉴트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오바마가 미국 팔려고 한다"

당장 미트 롬니 미 공화당 유력 후보는 이에 대해 "미국 국민에게는 보여주지도 않는 유연성을 우방도 아닌 러시아에 보여주었다"고 맹비난하면서 "이는 미국민에게 펀치를 날린 것"이며 미국의 미사일 방어 정책은 모호해졌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공화당 후보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한발 더 나아가 "오바마가 국가의 미사일 정책을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존 배이너 하원의장은 "그가 말한 융통성이 무엇인지 오바마가 돌아오면 듣기를 기대한다"라며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부시 정권 시절 UN 대사를 지낸 존 볼톤 또한 "아닌 밤중에 홍두깨(fire bellin the night)라며 이는 오바마가 국가안보의 근간이 되는 미사일 방어 정책을 축소할 의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비난의 대열에 가세했다. 오바마가 말한 융통성의 의미가 대이란 제재를 포함한 유럽 미사일 방어 계획이 러시아를 향한 것이 아니니 걱정 말라는 단순한 의미로만 받아 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뒤늦게 백악관의 국가안보 부보좌관인 벤 로즈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사일정책을 깊이 신경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수사적 발언이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공화당 수뇌부는 긴급히 "당신이 듣지 못한 오바마가 세계 지도자에게 한 이야기"라는 비디오를 제작하면서 오바마의 공격에 화살을 당기고 있다.

2박 3일, 비무장 지대의 방문을 시작으로 핵 안보회의의 주관은 몰론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강국 정상들과의 회담으로 미 대선 기간 중 입지를 공고히 하려던 오바마의 계획은 이번 실수로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 물질의 유출 위험이라는 혹 떼러갔다 국가 정책을 팔았다는, 혹을 붙이고 귀국하는 버락 오바마의 발길이 무거워 보인다.
#오바마 #미국 대선 #핵안보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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