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DMZ'를 탐방하다

청와대 뒷산 탐방길

등록 2012.04.06 11:45수정 2012.04.0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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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사태 소나무 1968년 1월 21일 북한 124군 부대 김신조등 31명은 청와대 습격을 목적으로 침투하여 현 청운실버타운(청운동) 앞에서 경찰과 치열한 교전중 현 소나무에 15발의 총탄 흔적이 남게 되어 이 소나무를 "1.21 사태 소나무"라 부르고 있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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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뒷산 "북악산(백악산) 탐방 늘 수요산행을 함께 하는 "우리산내음" 카페 회원님들과 "서울성곽 역사탐방"을 하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DMZ이라 일컫는 청와대 뒷산 북악산 (백악산) 탐방을 하는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하여 기사화 했다. ⓒ 윤도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DMZ 백악산" 탐방길

때는 바야흐로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지난 3일, 전국에 여름철 태풍을 능가하는 비바람이 몰아친다. 해마다 이맘때면 반갑지 않게 찾아오는 불청객 '중국 북부와 몽골'의 사막지대에서 발원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와 함께 때아닌 진눈깨비가 내린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강원도 산간지방엔 엄청난 눈이 내려 4월에 내린 눈치고는 기록이란다.


지난 3월은 나에게 가장 슬픈 일(장인어른 운명)과 기쁜 일(둘째 아들 결혼)이 있었다. 두 일을 치르느라 한동안 산행을 하지 못해 몸이 뻐근해 지난 4일, 산행을 하리라 맘먹고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산행 전날 전국적으로 날씨가 안좋아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내일 산행은 물 건너갔다는 생각을 하며 속상해하다 잠이 들었다.

지난 4일, 오전 5시에 일어나자 마자 먼저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열고 날씨 확인을 하니 어제 그렇게 전국을 강타했던 악천후가 마치 '얌전한 촌색시'처럼 순하고 하늘도 어제와 달리 훤하다. 그래 서둘러 컴퓨터를 켜고 늘 나와 함께 산행을 떠나는 '우리산내음 카페' 산행 공지 게시판을 둘러 보며 산행지를 고른다.

그랬더니 마침 1968년 1월 21일 북한의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한 사건이 원인이 돼 40여 년간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DMZ' 라 불릴 정도로 출입 통제 시켰던 금단의 땅 '북악산', 그러니까 청와대 뒷산 산행을 떠난다고 한다. 이 산은 2007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전면 개방되기도 했다.

집결지는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2번 출구. 그곳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됐다. 서울 성곽  역사 탐방길을 지나 북악산 산행을 한다는 공지를 보고 나는 서둘러 배낭을 챙긴다. 그런 내 모습을 아침 예배를 다녀온 아내가 보고 "아니, 당신은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더니 헬스는 안가고 무슨 배낭을 챙기느냐"며 핀잔을 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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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곽 탐방길에 나선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역사 탐방을 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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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초등학교 시절엔 이 꽃을 "반지꽃"이라 부르며 꽃을 줄기째 따 반지를 만들어 짝궁 손가락에 끼워주던 추억이 생생한데 요즘은 이꽃 이름을 오랑케꽃이라 부른다. ⓒ 윤도균


그러자 나는 아내에게 "여보, 당신은 신경 꺼요. 내가 도시락 챙겨 산에 다녀올 테니"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내 혼자 뭐라고 혼잣말을 하며 주섬주섬 도시락을 챙겨준다. 그러더니 한잠 더 자야 겠다며 방에 들어갔다.


나같으면 늘 산 가는 남편이 제 아무리 보기 싫어도 빈말이라도 조심해서 잘 다녀 오라고 할텐데….  으이그 내 팔자야! 어쩌다 내 저런 재미 없는 마누랄 만나 한평생 요모양 요꼴 내 신세가 되었단 말인가. 그러고 보니 은근히 부화가 치밀어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미친척하고 저 여인과 '면적'을 갈라 버릴까 생각을 해봤다.

괜스레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뽑는 소리를 했다. '산이고 나발이고 물 건너갈 것 같아.' 혼자 배실 헛웃음을 지으며 조용조용 까치발을 들고 아침밥을 해결하고, 걸망을 들고 지하철 1호선을 탄다. 동대문역에 도착 20여 분 기다리니 이날 북악산 (백악산) 산행에 동참한 15명 회원을 만나 가벼운 인사를 나눈다. 곧바로 '서울성곽 역사탐방' 산행이 시작된다.


그런데 들머리 초입부터 웅장하게 쌓아올린 '서울성곽' 길은 뜻밖에 왕년의 달동네로 알려진 동대문구 창신동 일대. 일대를 굽어 보며 걷는데 이상한 것은 '서울성곽'과 맞물려 지은 일반주택이 낙산 꼭대기까지 간신히 작은차 한대 다닐정도 차도를 사이에 두고 마치 제비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인 '서울성곽' 길이 나름대로 사정이야 있겠지만 그래도 주택 단지와 떨어졌어야 하지 않을까. 심지어 낙산 정상엔 볼품없이 허름한 체육회 사무실과 배드민턴장이 있어 서울성곽의 미를 해치는 것 같다. 그렇게 낙산 공원에 이르니 여기는 봄이 성큼 다가온 듯 화창한 날씨속에 많은 사람이 공원에 나와 봄볕을 마주하고 있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현장체험 학습을 나왔는지 담임 선생님의 지도아래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또 어떤 반은 선생님과 서울성곽 역사탐방 길 체험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니 그렇게 대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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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문(동소문) 모습이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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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정문에 오르기전 신분증을 제시하고 허가를 받아 숙정문을 돌아보고 백악산 정상을 오른다. ⓒ 윤도균


서울성곽(사적 10호)는 "내 사산 (남산, 북악산, 낙산, 인왕산)"이 있고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성북구, 서소문 일원에 1만8627m에 걸쳐 사대문(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이 있고 4소문(혜화문, 광희문, 창의문, 소의문)이 있으며, 수문 2개소(오간수문, 이간수문) 암문 8개소, 봉수대 5개소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처음부터 끊기지 말고 이어져야 할 '서울성곽' 길이 '종로구 혜화동에서 성북구 한성대 방면'으로 뚫린 자동차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성곽이 끊겼다는 것. 길 건너 단절된 성곽 위에 볼품없이 있는 혜화문(동소문)을 지나  차범근씨의 모교 경신고등학교, 서울과학고, 와룡 공원 지나 말바위 길목엔 노란 산수화와 하얀 매화꽃이 활짝펴 봄기운이 완연하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점은 숙정문 지나 백악산에 오르기 위해선 안내소에서 누구나 증명서를 보이고 백악산 통제 구간 입산 신청서를 작성 제출하고, 목에 거는 번호표를 받아야 한다는 것. 만약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학생증 등이 없으면, 그 누구도 일체 입산을 하지 못한다.   

'숙정문' 오름길은 꼬불꼬불 가파르게 이어지는 데크목 계단 길을 몇 바퀴 에돌아 오르면 지난 구간보다 훨씬 더 울창한  노송 군락지가 이어진다. 스쳐 지나는 바람결에 싱그러운 '피톤치드 향'이 그윽하다. 그런가 하면 곳곳에 사복 입고 경계 근무 하는 군인들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늠늠한 모습에 신세대 미남들로 같은 남자끼리 봐도 부러울 정도다.

우리는 잠시 가던길을 멈춰 숙정문을 나와 삼청각을 내려다 보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넓은 공터에서 둥글게 모여앉아 점심을 먹으며 반주로 막 시원한 막걸리 한잔 따르는데, 어디서 봤는지 병사가 달려와 여기선 음료수 외 술은 안된다고해 포기하고 성벽 위를 바라보니 그곳에 경계용 감시 카메라가 우리를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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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293m 정상석이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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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정상에서 일행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윤도균


그렇게 점심을 먹고 '청운대'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돌계단과 오솔길로 이어지며 성곽 건너편 저너머로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도 보인다. 그래 풍경 사진을 찍으려 경계 근무 병사에게 사진 찍어도 되냐 물으니 역시 그쪽도 사진촬영 금지구역이란다. 그런데 내가 이해 안 되는 것은 옛날 한 시절엔 신혼부부들이 결혼식 마치고 '북악스카이 팔각정'으로 드라이브를 올라와 기념사진 찍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분명히 현대는 그때 보다 '군사 기밀 보안' 문제가 한결 열린 세상인데, 무엇 때문에 '북악스카이 팔각정' 방면 사진촬영을 제한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모처럼 맘먹고 나선 '북악산' 산행길 재미가 다소 빛바랜 가운데 '청운대' 올라 정해진 장소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북악산' 정상으로 간다. 이상하게 소나무에 동그랗게 빨간 표시한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내가 그 많은 소나무 중 유독 그 소나무가 눈에 띄는 이유는 단순히 '1·21사태 소나무'란 팻말이 붙어서도, 나무 위에 아로새겨진 15발의 탄흔이 있어서도 아니다. 남북 분단이라는 비극적인 역사를 겪고, 그것도 모자라 청와대 습격을 시도했었던 무장공비 일당을 추격할 때 발포했던, 총알의 흔적을 간직한 그 소나무가 한반도의 뼈아픈 근대사의 상징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잠시 소나무 사진을 찍으며 숙연해진다. '1968.1·21사태'를 회상하며….

그리고 이어서 백악산 정상에 올라 마찬가지로 일행들과 또 다시 지정된 장소에서 서둘러 단체 사진을 찍고 부암동 창의문 방면으로 하산하는데 이 곳 돌계단 길은 영락없는 '중국의 황산 한 코스'를 지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잘 다듬어져 있다. 계단 길을 내려와 '창의문' 안내소에 목에 걸었던 목걸이를 반납하고 통제 구간을 빠져 나와 잠시 창의문 (북소문)을 돌아보고 우리는 '북악스카이웨이' 길을 따라 오르다 왼쪽 '백석동 2길'로 들어서 백사 실 계곡과 부암동 백석동천 유적발굴지를 돌아본다.

이후 신영동(현 통사) 지나 드문드문 허름한 촌락을 이룬 다락 촌 마을을 지나 '부암동 관광안내판' 있는 곳에서 산행을 마친다.

이어서 버스를 타고 효자동 입구에 내려 '효자동 재래시장' 골목 중간쯤 음식집에 들러 녹두지짐에 해물파전을 시켜놓고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건배하는데 일행들 너도나도 이 음식점 아줌마 음식 솜씨를 칭찬한다. 일행들은 다음 산행 때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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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산 342m 그러니까 이 정상석이 바로 청와대 뒷산 (북악산) 정상석 이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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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 실 계곡과 부암동 백석동천 유적발굴지를 돌아보고 하산한다. ⓒ 윤도균

#백악산 #북악산 #청운대 #청와대 #숙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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